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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진영의 이주의 추천 싱글> 38. 강백수 ‘남자사람’ 外
[HOOC=정진영 기자] ▶ 강백수 ‘남자사람’= “오빤 언니 같아서 좋아요/오빤 언니 같아서 좋아요/너의 다리만 보고 있는/나를 그렇게 순진한/눈으로 보다가/해가 떴는지 밤인지/알 수 없는 반 지하 자취방에서/잠든 넌 내 맘을 아는지/모르는지 나도 남자라오”

강백수는 최근 직장인들의 ‘웃픈’ 현실을 다룬 에세이 ‘사축일기’를 출간해 화제를 모으고 있는 시인 겸 싱어송라이터입니다. 싱어송라이터로서 그의 매력은 단언컨대 가사 쓰기입니다. 그는 지난 2013년 첫 정규앨범 ‘서툰말’을 발표해 솔직하면서도 일상에 밀착한 스토리텔링을 가진 가사로 주목을 받은 바 있죠. 


이 같은 강백수의 가사 쓰기는 이번 싱글에서도 빛을 발합니다. 짝사랑이 흔히 설렌다고 말을 하지만, 정말 설레던가요? 내 진심을 모르고 아무렇지도 않게 말하고 행동하는 상대방의 모습에 상처받고, 사소한 호의를 확대해석해 망상에 가까운 상상의 나래를 펼치는 게 진짜 짝사랑의 실체가 아니던가요? 이 곡은 ‘남자사람친구’라는 애매한 관계로 짝사랑하는 여자의 곁에 머물러 있는 남자의 답답한 마음을 가감없이 드러내 보여줍니다. 강백수의 장점은 이 같은 처절한(?) 심정을 결코 우울하게 그려내지 않는다는 점이다. 노래를 처음부터 끝까지 듣고 나면 남는 것은 “맞아! 맞아!”라는 공감의 감탄사와 웃음입니다.

강백수는 최근 그룹 에이치오티(H.O.T)의 멤버였던 토니 안이 대표로 있는 티엔네이션엔터테인먼트에 영입됐습니다. 이번 싱글은 강백수가 티엔네이션엔터테인먼트에 영입된 이후 처음 발표하는 곡입니다. 에이치오티와 함께 한 시대를 양분했던 그룹 젝스키스의 멤버였던 김재덕이 이번 싱글의 프로듀서로 참여했죠. 토니안과 김재덕, 인디 뮤지션의 결합이 어떤 결과물을 만들어낼지 기대해 볼 그림입니다.



※ 살짝 추천 싱글



▶ 엑소(EXO) ‘라이트세이버(Lightsaber)’=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스타워즈: 깨어난 포스’로부터 영감을 받아 만들어졌다는 설명처럼 이 싱글은 그야말로 우주적이고 또 역동적이다. 사운드의 때깔부터 부티가 줄줄 흐르지 않나. 지금까지 엑소라는 이름으로 발표된 모든 곡들 중에서 단연코 수위를 다툴만한 멋진 곡이다.

▶ 눈뜨고코베인 ‘종말의 연인’= 세상에 없는 것 같지만 실은 세상을 날카롭게 들여다보는 눈뜨고코베인의 역설적인 가사 쓰기는 러브송에서도 여전하다. 매우 SF적인 ‘종말’의 상황이 배경에 깔려 있지만 이 곡이 노래하는 바는 절실한 ‘시작’이다. 눈뜨고코베인이 노래하는 ‘희망’은 다소 낯설지만 반갑다.

▶ 고래야 ‘고민스런 갈림길(웹툰 ‘고고고’ OST)’= ‘고고고’를 즐겁게 읽은 독자라면 작품의 전체적인 상황과 절묘하게 어울리는 월드뮤직 풍의 사운드가 기억에 오래 남을 것이다. 하지만 웹툰을 읽지 않았어도 좋다. 고래야는 오래전 우리에게 가장 가까웠으나 멀어진 전통적인 소리들을 현대적이면서도 친근하게 풀어내는데 탁월한 재주를 가지고 있으니 말이다.

▶ 트로포포즈(Tropopause) ‘스톱 투데이(Stop Today)’= 어쿠스틱 사운드로 전개되는 포크와 일렉트로닉 사운드의 기묘한 공존이 인상적이다. 대류권계면(대류권과 성층권 사이를 이루는 층)이란 낯선 공간을 의미하는 아티스트의 이름이 의미싱장하게 들린다.



123@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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