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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최남단서 만난 푸른빛 보석, 하이난
겨울에도 기온 20도 넘는 ‘동양의 하와이’
야자수 늘어선 해변엔 이국적 낭만 넘실

푸싱지에선 천연수정·진주 구경하고
빙랑빌리지선 소수민족의 문화체험
1만년전 하이난史 다룬 송성가무쇼…
‘변검’처럼 다채로운 대륙의 매력 만끽



[싼야(하이난)=문영규 기자] 청명한 하늘과 푸른바다, 해변 위 야자수, 파라솔과 썬베드, 비치체어…. 머릿속에 그려지는 그림만으로 이곳을 중국의 어디쯤이라고 상상할 수 있을까.

동틀 무렵의 싼야베이. 중국의 최남단 하이난성, 그 중에서도 싼야는 하이난 본섬의 가장 남쪽에 있는 도시로 중국 내 휴양도시로 유명하다. 사진=문영규 기자/ygmoon@heraldcorp.com

웅장한 고대 건축물, 높은 산과 깊은 계곡, 대도시의 스모그와 황사가 중국의 전부라고 생각하는 누군가에게 하이난(海南)은 무궁무진한 다채로움을 지닌 중국의 또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마치 수시로 바뀌는 변검술의 수많은 얼굴 가운데 하나처럼 말이다.

▶싼야(三)… 넘치는 파도, 뜨거운 모래, 태양의 스펙트럼과 만나다=남국(南國)의 바다는 뜨거운 태양볕 아래서도 어느 순간 한가득 낭만을 전한다. 하이난성 최남단 싼야는 중국에선 보기드문 남국의 정취를 느낄 수 있는 몇 안되는 곳. 이미 손꼽히는 휴양지 가운데 하나로, 많은 이들이 ‘힐링’을 위해 모여드는 곳이다.

18㎞에 이르는 끝없이 펼쳐진 해변, 길게 늘어선 야자수를 따라 해변을 걷노라면 이 곳은 중국이 아닌 나만의 다른 ‘어딘가’이다. 해변에 하트를 그리는 연인들, 모래성을 쌓는 아이들, 공놀이를 즐기는 젊은이들이 눈앞에 펼쳐진다. 남중국해와 면한 싼야의 싼야베이(만), 야룽()베이, 하이탕(海棠)베이는 연중 해수욕을 즐길 수 있는 곳이다. 싼야시에 따르면 겨울철 기온은 20도가 넘는다. ‘동양의 하와이’란 이름이 붙게된 이유다.

인구 55만 명(2007년)의 중소도시인 이곳은 마치 한국의 제주도 서귀포시와 비슷하다. 싼야는 서귀포와 우호도시다. 하이난성의 면적은 제주도의 약 19배. 그러나 사실 야자수와 모래사장만이 하이난의 전부가 아니다.

푸싱지에 거리. 푸싱지에 거리에서는 하이난의 수정과 진주를 만날 수 있다.

▶여유는 잠시 제쳐두고… 붐비는 푸싱지에(步行街) 거리=싼야만에서 차로 약 20분 정도 거리에 위치한 푸싱지에 거리는 한국의 명동과 비슷한 하이난 최고의 번화가다. 먹을거리, 입을거리와 기념품, 전자제품까지 다양한 상품들을 판매한다. 푸싱지에 거리 앞에 있는 현지식 아치형 입구에 양쪽으로 들어선 KFC 매장과 한자가 섞인 맥도날드의 조합은 다소 어색하게 보일 수도 있지만 어쩌면 반가운 간판일지도 모른다. 푸싱지에 거리 중앙을 차지하며 길게 늘어서 있는 것은 보석 노점들이다. 하이난은 천연수정이 생산되는 곳으로 유명한데, 베이징 마오쩌둥주석기념당(毛主席紀念堂)의 수정으로 만든 관은 이곳에서 나온 수정으로 만들어졌다고 한다. 바다진주도 하이난의 주요 생산품목이다.

노점에서는 이곳 특산물인 백접진주조개의 진주를 가공한 목걸이 등 각종 장신구들과 수정으로 만든 제품들을 팔고 있다. 다만, 제품이 각기 다르고 그 가치를 확인할 수 없어 흥정이 필수다.

하이난성 소수민족인 여족과 묘족의 생활상을 체험할 수 있는 곳, 빙랑빌리지.

▶소수민족의 ‘흥’(興) 간직한 곳, 빙랑빌리지(谷)=싼야를 조금만 벗어나도 어느새 해변은 시야에서 사라지고 기억에서 잊혀진다. 차를 타고 나가면 금새 강원도 어느 산골을 보는 듯, 나무들이 빽빽한 산이 보인다. 하이난의 또다른 얼굴이다. 약 1시간 가량 차를 타고 달리면 소수민족들의 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빙랑빌리지가 나온다. 하이난엔 한족을 포함, 여족(黎族), 묘족(苗族), 회족(回族)이 산다. 하이난성에서도 여족의 인구비율은 약 15% 수준에 그친다. 빙랑빌리지는 이런 여족과 묘족의 문화를 소개하는 민속촌이다. 안타깝게도 중국 내 많은 소수민족들이 그렇듯, 이제 많은 이들이 한족과 도시문명에 동화되어 산다. 그들에게도 옛 생활상은 잊혀진지 오래다.

나무껍질과 나무줄기를 가지고 옷을 만들고, 15세가 넘은 여성들은 몸 전신에 문신을 하며, 남성들은 나무를 타고 빙랑열매를 따고, 결혼하는 남자는 처가에서 2년 간 머슴살이를 해야하는 많은 풍습들은 이곳 빙랑빌리지의 연출된 공연과 기념품을 통해서만 볼 수 있는 광경들이다. 빙랑빌리지란 이름은 남성이 여성에게 청혼할때 빙랑열매를 선물로 주는 전통 때문에 붙여졌다. 민속촌 안에는 사람 키의 5~6배 정도 되어보이는 길쭉한 빙랑나무가 군데군데 군락을 이루고 있다.

▶외딴 섬 2000마리 손오공의 후예들=싼야 도심에서 동선고속도로를 타고 1시간 30분 가량 달리다 보면 2000마리 원숭이들의 천국, 원숭이섬이 기다리고 있다. 원숭이섬으로 들어가기 위해서는 배를 타고 돌아가는 방법, 케이블카를 타고 가는 방법이 있다.

케이블카는 산을 오르는 것이 아닌, 타고 넘는 것에 가깝다. 탑승시간은 약 15분. 케이블카를 타고 내리는 순간부터 사람은 어쩌면 주인이 아닌 ‘손님’이다. 언제부터인지 정확한 자료는 없으나 이곳엔 약 60여 마리의 원숭이들이 살고 있었고, 10여 년 전부터 관광지로 본격적인 개발이 이뤄졌다. 6월 번식기가 끝나면 새끼들이 많아진다. 개체수는 급격히 불어나 지금은 2000마리까지 늘어났고 세력다툼도 치열하다. 11월은 원숭이들끼리 수차례 ‘혁명’이 일어나는 시기다. 주의할 점은 오랜 시간 눈을 마주치거나 보이는데서 주머니나 가방에 손을 넣거나 하면 손에 쥔 것들을 낚아채기도 한다는 것.

▶대륙의 스케일, 송성가무쇼=최근 싼야엔 ‘평생에 한 번은 봐야 한다’는 송성가무쇼가 들어왔다. 중국 내 5개 지역에서 공연되고 있는 송성가무쇼는 대표적으로 항저우의 송성가무쇼를 꼽고 있지만 지역에 따라 프로그램을 달리해 싼야에서도 하이난의 지역색을 담은 공연이 펼쳐진다. 약 1시간 가량 진행되는 공연은 1만 년 전 하이난 역사의 시작을 다룬 ‘낙필동 역사’, 6세기 본토에서 하이난을 정벌하러 온 ‘여성 영웅 현부인’의 이야기, 8세기 역사인 ‘해상의 비단길’, 불교의 전파과정을 담은 ‘감진스님의 일본행’, 하이난의 신화인 ‘녹화두 전설’ 등 5개 막으로 구성돼 있다.

아쉽게도 한국어 자막 등은 지원되지 않으나 대사가 적고 화려한 무대장치와 영상, 배우들의 기예 등이 극의 전반을 이뤄 대강의 줄거리만 알아도 쉽게 장면들을 이해할 수 있다.

싼야의 송성가무쇼의 한 장면.

▶‘격렬하게 아무것도 안하고 싶다’=사실 휴가지에서 가장 원하는 것은 ‘여유’다. ‘아무 생각이 없다’와 ‘적절한 활동’이 균형을 유지해야 알찬 휴가. 가족과 함께라면 빽빽하지 않은 여행스케줄이 여유를 챙길 수 있는 방법이 아닐까. 머무는 곳이 편안해야 여행도 즐겁다. 싼야베이와 걸어서 불과 3분 거리에 위치한 ‘풀만 오션뷰 싼야베이 리조트 앤드 스파’는 싼야에 위치한 2곳의 풀만호텔 가운데 하나로, 풀만은 아코르 계열 호텔 프랜차이즈 가운데서도 2번째 등급에 위치한 브랜드다.

싼야펑황국제공항, 싼야 시내와는 각각 차로 15분 거리에 있으며 호텔 앞 싼야베이에 300m 길이의 프라이빗 비치도 운영하고 있다. 일반 호텔객실은 물론, 3룸 풀빌라와 3베드 아파트까지 갖췄다. 프라이빗 비치를 비롯, 4곳의 야외수영장과 피트니스 센터, 사우나 등은 투숙객들이 무료로 이용 가능하다.

이곳은 한국인 관광객만을 위한 골드카드 서비스도 마련했다. 음식도 한국인의 입맛에 맞는 메뉴를 따로 구비했으며 김치는 한국에서 직접 가져온다.

야룽베이에 있는 ‘맹그로브 트리 리조트’는 8개동 3700개 객실을 갖춘 대규모 리조트다. 이곳의 장점은 해변에 나가지 않고 워터파크를 즐길 수 있다는 점. 물론 해변을 경험하고 싶다면 무료 셔틀버스를 이용해 야룽베이에 다녀올 수 있다.

10월 1일 국경절에 맞춰 그랜드 오픈한 맹그로브 트리는 71개의 레스토랑과 바를 갖추고 있다. 한국식당도 입점해 있다. 맹그로브 트리가 제공하는 골드카드엔 워터파크 이용권 등도 포함돼 있다.

ygmo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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