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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교통경관에 우산을?…중국은 감동, 실은 갸우뚱
[헤럴드경제=조용직 기자] 최근 중국에선 폭우를 맞으며 번잡한 차도에서 교통정리에 나선 경찰관을 위해 곁에 서서 30여 분간 우산을 씌워준 여성의 사연이 화제가 됐다.

중국 상하이스트 등 스낵컬처 지향의 온라인매체들은 이 여성에게 경찰 관계자들과 네티즌들이 큰 감동을 받았다며 그녀의 ‘헌신적’ 모습을 입에 침이 마르도록 칭찬했다. 그런데 이 광경이 담긴 사진을 보면 어딘가 많이 이상하다. 중국에선 감동적일지 모르지만, 외부의 눈에선 어색하게만 비춰지는 상황들이 포착된다.

시니컬한 시각에 초점을 맞춰 바라본다면 감동이 아니라 손발 오그라드는 작위적 상황극이다.


우선 외신이 전한 상황은 이렇다. 허난 성 상추 시의 한 시장에서 상점을 운영 중이라는 여성 양모 씨는 지난 주말, 교통 정리하는 경찰관을 발견하고는 우산을 갖고 나와 30여 분 동안 씌워줬다. 해당 경찰관은 괜찮다고 사양했으나 양 씨는 비가 잦아들기까지 30여 분간 자신의 우산을 씌워준 뒤에야 자리를 떠났다.

양 씨는 “고생하는 경찰을 위해 우산을 들고 나서라는 마음의 소리를 들었다”고 매체와 인터뷰까지 했다. 진위는 알 수 없으나 한 네티즌은 “저 여성분이 내 아내로는 어떨까”라는 반응도 보였다고 한 국내 매체는 전했다.

이제 상황을 하나씩 매의 눈으로 뜯어보자. 


폭우 속에서 거리 한 가운데로 나서 교통정리를 해야 했을 정도면 긴급한 상황이다. 교통경관이 폭우 따위를 걱정할 상황이 아니다. 준비성이 철저했다면 우비를 갖춰 입고 좀더 활동적으로 정리에 나섰을 수도 있을 것이다.

그 다음은 교통경관의 존재에 아랑곳 없이 제 갈길 가듯 무단횡단을 하는 행인들이다. 원래 중국은 무단횡단이 일상화 돼 있다지만, 해도 너무한 상황이다. 저들만 협조해 줘도 혼잡한 정체 상황은 일시에 해결될 것 같아 보인다.

마지막으로 여성의 행위다. 가뜩이나 좁은 도로 한가운데서 한자리를 차지하는 순간 차량 흐름은 더욱 방해받는다. 차량에 부딪힐 수도 있는 위험한 행위다. 경관이 수신호를 내는 데 걸리적거리기만 한다. 그래도 정 경관이 안쓰러웠다면 우산을 건네고 자리를 뜨거나, 우비를 사다 입히고 갈길을 가는 편이 나았다.

상황을 종합해 보면 행인들에 방해 받아 별소용 없는 교통정리, 번잡한 교통상황을 더욱 복잡하게 만든 여성의 등장으로 압축된다. 여기서 누구나 납득할 만 한 감동이란 코드를 끄집어낸다는 것은 억지다.

yjc@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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