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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면접비용만 10만원 넘게 드는데”…교통비도 안주는 기업들
- 10곳 중 7곳 면접비 ‘없음’


[헤럴드경제=이지웅 기자] #. 전주에 사는 김모(28)씨는 지난달 서울 모 중견기업 면접날 하루 전 서울행 KTX를 탔다. 면접 시간이 오전이라 전날 서울에 올라가 모텔에 투숙했다. KTX 3만4000원(편도)에 모텔비 5만원. 면접 전후 식비 등을 합치면 김씨는 이 면접 한 번에 15만원 정도를 쓴 셈이 됐다. 하지만 이 기업은 면접비를 한푼도 지급하지 않았다.


하반기 공채가 한창인 가운데, 취업준비생들 사이에서는 기업들이 면접비를 지급하지 않아 면접에 들어가는 비용마저 부담스러워졌다는 볼멘소리가 나오고 있다.

특히 서울에서 한 번 면접하는 데 10만원 이상씩 드는 지방 거주 구직자들은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김씨는 “기업이 면접자에게 면접비를 지급할 의무는 전혀 없다”면서도 “편의점 알바를 해서 용돈 쪼개 쓰고 토익책 사는 것도 부담스러운 처지인데 면접 한 번에 15만원이 드니 정말 부담스럽다”고 했다. 그는 “요즘 같은 취업난에는 서류를 수십 군데 써서 면접을 보는데 그때마다 이 정도 돈이 나간다고 치면 적이 않은 돈”이라고 했다.

실제로 취업포털 사람인이 최근 신입 구직자 873명을 설문한 결과, 면접시 지출하는 각종 비용은 평균 6만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비용에 대해 10명 중 7명(69%)은 부담스럽다고 했고, 이들 중 29.9%는 비용이 부담돼 면접을 포기한 경험도 있다고 했다.

하지만 면접 후 기업으로부터 면접비를 받았냐는 질문에는 10명 중 8명(82.6%)이 ‘받지 못한 적이 있다’ 응답했다.

실제 사람인이 358개사를 대상으로 신입 채용 시 면접비 지급 여부를 물었더니 70.9%가 지급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지방에 거주하는 구직자의 부담은 더욱 크다.

[사진=헤럴드경제DB]

취업포털 인쿠르트의 조사를 보면, 서울 소재 기업 면접을 본 경험이 있는 지방 거주 신입 구직자는 면접 시 교통비, 식비, 숙박비 등으로 평균 11만 5000원을 썼다고 응답했다.

대구에 사는 박모(27)씨는 “면접을 봐도 취업성공은 먼 일인데 서울에 올라가는 족족 돈이 10만원씩 나가니까, 웬만한 기업은 원서를 쓰지 않는 친구들도 많다”고 전했다.

취준생들 사이에선 면접비를 지급하지 않는 기업에 대해 갑론을박도 벌어진다.

한 편에선 ‘배려가 없고, 사람을 아끼지 않는다는 생각이 든다’는 의견을 내놓지만, ‘면접비는 그야말로 소정의 감사 표시이고 기업의 자유일 뿐 지급하지 않는다고 문제 삼을 성격의 돈이 아니다’라는 의견도 많다.

서울의 모 금융 관련 기업 인사부서 관계자는 “예전에 비해 면접비를 비용으로 인식해 전반적으로 면접비 지급에 인색해진 게 사실”이라며 “면접비 지급이 요즘 시대에 잘 맞지 않는다는 의견이 많다”고 했다.

plat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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