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자리의 질을 봐야 되는데 일을 하고 있다면 무조건 통계에 집어넣으니까 문제죠.”
정부는 지난달 청년층 실업률이 2년 5개월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고 발표했지만, 취업 현장에서 고용 한파를 온몸으로 맞으며 고군분투하고 있는 20~30대 구직자들 사이에선 체감 현실과 괴리가 크다는 볼멘소리가 나오고 있다. 당장 몇년째 취업준비생의 딱지를 떼지 못하고 있는 청년들에겐 정부의 이런 통계 발표가 되레 더 사기를 떨어뜨리는 요인이 되고 있다는 반응도 제기된다.
헤럴드DB |
통계청의 ‘고용동향’을 보면 10월 취업자 수는 2629만8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34만8000명 증가했다.
이는 37만9000명 늘었던 지난 5월 이후 5개월 만에 최고 수치다.
특히 청년층(15∼29세) 고용률은 41.7%로 작년 같은 달보다 1.1%포인트 올라간 것으로 조사됐다.
청년 실업률도 7.4%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0.6%포인트 하락했다. 전월보다는 0.5%포인트 떨어져 2013년 5월(7.4%)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청년층 취업자 수는 395만1000명으로 작년 동기보다 10만1000명 늘었고 고용률은 41.7%로 1.1%포인트 상승했다.
하지만 문제는 취업도 실업도 아닌 비경제활동인구가 1601만2000명으로 1년 전보다 17만6000명(1.1%) 증가했다는 것이다. 이에 청년 백수들의 비경제활동 인구 편입으로 실업률이 떨어지는 착시 효과가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로 학원수강 등을 통해 취업준비를 하는 사람은 63만7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8만2000명(14.7%) 늘었다.
또 청년층 취업자 중 다수가 아트바이트나 비정규직 등 저임금의 불안정한 일자리에 취업한 경우가 많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다른 직장을 구하는 취업준비자와 입사시험 준비생 등 사실상 실업자를 고려한 체감실업률은 10.5%를 나타내고 있기 때문이다.
청년층 비정규직도 올해 3월 기준 117만1000명으로 1년 전보다 3만4000명 늘었는데, 1주일에 36시간 미만으로 일하는 시간제 근로자의 증가가 큰 역할을 했다.
청년 비정규직 가운데 시간제 근로자는 53만6000명으로 7만2000명(15.5%) 늘었다. 2년째 대기업 입사를 목표로 취업을 준비하고 있는 김모(31) 씨는 “주변 친구들을 봐도 전부 취업이 어렵다고 하고, 체감적으론 취업이 더 힘들어진다는 느낌이 든다”며 “이런데도 취업률이 좋아졌단 소식은 쉽게 수용하기 어렵다”고 꼬집었다.
서경원 기자/gil@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