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치러진 201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은 지난해처럼 ‘쉬운 수능’의 기조를 유지해 올해 6월과 9월 시행한 모의평가 수준으로 출제됐다.

이에 따라 올해 수능도 지난해와 같은 ‘물수능(쉬운 수능)’이 재연될 것으로 입시 업체들과 학원가는 예측했다.

실수 하나로 등급이 갈려 수험생이 원하는 대학에 들어가지 못하는 사태가 속출할 경우 ‘물수능ㆍ로또수능’에 대한 논란이 다시 뜨거워질 것으로 전망된다. ▶관련기사 12면

이준식 수능 출제위원장(성균관대 중어중문학과 교수)은 이날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올 수능 난이도에 대해 “학교 수업을 충실히 받은 수험생이면 충분히 해결할 수 있는 핵심적이고 기본적인 내용을 중심으로 출제했다”며 “전년 수능과 같은 수준을 유지하며 올해 두 차례 모의평가 수준으로 출제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수능은 역대 최고의 ‘물수능’으로 평가된 바 있어 올해 역시 쉬운 수능이 이어질 전망이다.

특히 자연계 수험생이 주로 치르는 수학B형 영역 만점자가 4.3%에 달해 수험생들은 한 문제만 틀려도 2등급을 받는 등 높은 만점자 비율이 논란이 된 바 있다.

하지만 이 위원장은 영역별 만점자 비율에 대해 “출제 과정에서 고려하지 않았다”며 “1등급 커트라인이나 만점자 비율 등 최상위권에만 초점을 맞춰 평가하는 것은 교육적으로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임성호 종로학원하늘교육 대표는 “올해 9월 모의평가의 경우 자연계 학생은 국ㆍ영ㆍ수 모두 만점을 받아야 1등급이었다”며 “이번 수능도 이 같은 난이도가 이어져 ’물수능‘ 논란이 재연될 것”으로 내다봤다.

EBS 교재와 연계율에 대해 이 위원장은 “문항수를 기준으로 70% 수준”이라며 “연계 방식은 영역, 과목별 특성에 따라 개념이나 원리, 지문이나 자료, 핵심 제재나 논지 등을 활용하거나 문항을 변형, 재구성하는 방법 등이 사용됐다”고 말했다.

지난해 논란이 된 영어 영역의 경우 대의 파악과 세부 정보를 묻는 EBS 연계 문항에서 교재의 지문을 그대로 활용하지 않고, 유사하지만 단어와 문장 등이 쉬운 다른 지문을 활용해 출제했다고 이 위원장은 설명했다.

문항 오류 방지에 대해 민찬홍 검토위원장(한양대 정책학과 교수)은 “검토위원의 수와 검토 일정을 늘여 충분히 준비할 수 있도록 했다”며 “올해 처음으로 문항점검위원회라는 단계를 신설해 논란이 되는 문항들에 대해 집중 논의하고 관리했다”고 설명했다.

세종=배두헌 기자badhoney@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