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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화면 키운 태블릿, 날씬해진 노트북과 정면대결
[헤럴드경제=최정호 기자]“노트북이나 PC 시대는 끝났다”

아이패드 프로를 출시한 팀쿡 애플 CEO의 선전포고다. 화면을 키운 태블릿에 무선으로 연결되는 키보드와 다섯 손가락이 있다며 한 때 외면했던 터치펜을 덧붙여 만든 제품으로, 노트북을 몰아낼 것이라는 자신감이다.

화면이 커진 스마트폰 패블릿에 치여 존재감을 상실해가던 태블릿이, 노트북과 PC를 향해 탈출구를 모색하고 있다. 이제 컴퓨터를 따라잡을 정도로 강력해진 태블릿 하드웨어의 성능과 OS의 진화를 바탕으로 무선 키보드를 덧붙여 노트북 같은 태블릿 제품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애플의 아이패드 프로와 MS의 서피스북, 또 삼성전자가 조만간 선보일 갤럭시뷰 등이 대표작이다.


화면을 키우고, 다양한 편의장치를 덧붙인 태블릿들의 장점은 휴대성과 편리함이다. 아이패드 프로를 선보인 애플의 팀쿡은 “아이패드 프로가 오디오, 동영상 재생에도 강점을 지닌 까닭에 사무실 업무의 필수 도구로 지난 수십 년 동안 군림해온 PC를 밀어낼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영국 매체와 인터뷰에서 “PC를 보고 있으면 그걸 사는 이유를 모르겠다”며 “많은 이들에게 아이패드 프로가 노트북이나 데스크톱 컴퓨터의 대체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역시 애플에서 맥북이라는 노트북을 만들고 있지만, 아이패드로 이를 대체할 것이라는 의미다.


최근 서피스북을 선보인 마이크로소프트(MS)도 마찬가지다. MS 디바이스 사업을 총괄하는 파노스 파네이(Panos Panay)는 10월초 제품 공개 행사에서 서피스북을 가리켜 “궁극의 노트북(the ultimate laptop)”이라 부르며 “지금까지 만들어진 PC 중에 가장 앏고 가장 강력하다”고 자랑했다. 심지어 삼성전자는 18인치까지 화면을 키워, 노트북은 물론 개인용TV 시장까지 동시에 잡겠다는 각오다.

하지만 기존 노트북 및 PC 업체들의 반격도 만만치 않다. 이들이 태블릿의 영역침범에 대응하는 무기는 얇고 가벼움이다. 소위 ‘울트라슬림 노트북’이라 불리는 제품이다. 또 성능 면에서도 소비자들이 이미 익숙해진 기존 PC나 노트북의 장점을 그대로 담았기에 경쟁력도 뛰어나다는 평가다.

실제 소비자들의 반응도 좋다. 한국IDC가 집계한 2분기 국내 PC 출하량에서 울트라북은 전체의 45.6%를 차지했다. 또 전 세계 평균 역시 27.2%로 집계됐다. 1㎏안팍의 가벼운 무게와 매우 얇은 디자인으로 노트북 시장을 빠르게 잠식해 가고 있는 것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울트라 슬림 노트북들의 가격이 최근에는 100만원 선까지 내려가고 있다”며 “소비자들에게 익숙한 윈도 기반 제품에 휴대성까지 더했기 때문에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용으로 개발된 다른 OS에 기반한 제품들이 노트북을 완전히 대체하기에는 역부족”이라고 강조했다. 실제 가격면에서 화면을 키운 태블릿 제품들은 키보드 같은 악세사리를 포함할 경우 슬림 노트북의 2배인 200만원을 호가한다.

이 관계자는 “태블릿이 노트북 시장을 잠식하기 위해서는 기존 노트북의 장점 뿐 아니라 태블릿 만의 특화된 것을 보여줘야 할 것”이라며 “그렇지 못할 경우 역으로 점차 얇아지고 가벼워지고 있는 노트북에게 태블릿 고유 시장을 내주는 결과가 나올 수도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choij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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