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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슈퍼리치]돈으로 100년브랜드 삼켰다 탈(?)난 ‘홍콩 투자왕’
[헤럴드경제 = 슈퍼리치섹션 윤현종 기자] 미국 경제지 ‘포브스(Forbes)’는 전 세계 부자들 자산을 집계해 발표하고 이를 공개하는 것으로 유명합니다. 100년 가까이 된 이 매체는 숨겨진(?) 새 부호들도 다수 발굴해왔습니다. 포브스가 일종의 ‘부자플랫폼’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이유입니다.

포브스는 최근까지 포브스 가(家)가 이끌고 있었습니다. 스코틀랜드계 미국인 버티 찰스 포브스(1880∼1954)가 1917년 창간해 3대째 가족경영으로 이어져왔죠.

그런데 1년여 전부터 포브스는 정확히 말하면 미국인 소유가 아닙니다. 홍콩 부호가 쥐고 있죠. 지난해 7월 이 매체는 홍콩 소재 투자기업 인티그레이티드 웨일 미디어 인베스트먼트(IWM)에 인수됐습니다. IWM은 ‘홍콩의 투자 신(神)’으로 불리는 런더장(任德章)이란 인물이 이끌었습니다. 인수가격은 4억7500만달러(5424억원)입니다.

지난해 포브스를 인수한 런더장. [출처=인베스트먼트뱅크]

런더장은 세간에 잘 알려진 정보가 별로 없습니다. 그러나 홍콩 투자업계에서만큼은 유명하다고 하는데요. 그는 2011년 의류업체 포톤 그룹(Fornton Group)을 세운 후 사업영역을 금융까지 확대했습니다. 포브스 인수 당시 런더장은 대표직을 사퇴했지만 그가 설립한 투자회사는 작년 기준 시가총액 1320억 원 상당의 그룹 지분 19%를 보유했습니다. 

이밖에도 그는 통신회사 차이나 모션 텔레콤(China Motion Telecom), 슈퍼마켓 체인 차이나 뱅가드(China Vanguard), 에너지 회사 뉴오션 에너지(NewOcean Energy) 등 여러 기업에 자신의 투자회사를 통해 주요 주주에 해당하는 양의 지분을 확보했죠. 각 기업이 가진 시장가치는 6600억원 가량(2014년 현재)으로 알려졌습니다. 

판다가 포브스 잡지를 안고 있는 일러스트 [출처 = 월드뉴스온라인]
일각에선 당시 런더장이 막대한 인수자금을 쏟은 이유가 있었다고 분석합니다. ‘포브스’라는 고부가가치의 이름을 자신의 것으로 하고 싶었단 것이죠.
실제 그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포브스란 브랜드와 역사에 투자를 한다”며 “튼튼한 재정 지원을 통해 포브스가 가진 가치를 넓힐 수 있는 새로운 길을 찾겠다”고 강조했죠.

하지만 1년여가 지난 현재 포브스는 소송전에 휘말려 있습니다. 새 주인이 된 런더장 측이 옛 주인인 미국 포브스 가문에게 인수금을 제대로 내지 않았단 게 주된 이유입니다. 지난 3일(현지시각) 파이낸셜타임스(FT) 등은 포브스 가(家)가 지난해 포브스 미디어 지분을 사들인 IWM가 돈을 기한 내 지급하지 않았다며 지난달 미국 델라웨어주 법원에 고소했다는 소식을 전했습니다.

1918년 발행된 포브스지

이뿐 아닙니다. 포브스 가는 이 투자회사가 기업 자산을 낭비하고 지배적 주주 권한을 남용했다고 비난했습니다.
이 가문은 법원에 접수한 소장에서 “IWM에 인수 자금을 빌려주기까지 했지만 이들은 대금 지급을 계속 미루며 근거도 없고 명백히 잘못된 변명만 늘어놓고 있다”고 적시했습니다.

하지만 피소된 런더장 측 입장은 또 다른데요. IWM는 BBC와 인터뷰에서 고소 내용이 “생각해 볼 가치가 없는” 일방적 주장이라고 일축했습니다. 또 이번 소송도 주주 간 법적 분쟁일 뿐이라고 설명합니다.
아울러 IWM 측은 “미디어 전문가들로 구성된 팀이 포브스를 잘 관리하고 있다”며 “선의와 신뢰를 바탕으로 좋은 관계를 맺어놨다”고 강조했습니다.

양측 법정다툼이 어떻게 이어질 진 시간을 두고 봐야 알 수 있을것 같습니다. 그러나 ‘포브스’라는 전통의 브랜드를 돈으로 사려 했던 홍콩부자의 계획에 차질이 생긴 것만은 분명해 보입니다.

factis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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