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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적게 쓰고 만족은 크게’ 플랜Z으로 불황을 이긴다…김난도 교수 ’트렌드 코리아 2016‘

[헤럴드경제=이윤미 기자] 잔고가 0원이어도 물질의 풍요 속에 태어난 젊은 세대는 기죽지 않는다. ‘적게 쓰고 만족은 크게 얻으려는 전략’, 소위 ‘플랜 Z’을 이들은 구사할 줄 안다. 그러면서 겉보기에는 무언가 대단하게 보이는 능력, ‘있어빌리티’를 놓치지 않는다. 또 똑똑한 소비자는 가격 대비 성능을 꼼꼼하게 따지고, ‘가면’을 쓴 착한 소비에도 열중한다.

김난도 서울대 교수가 제시한 2016년 병신년(丙申年) 원숭이의 해, 소비자 트렌드다.

매년 ‘트렌드코리아’를 발표하며 우리사회 지형도를 한 발 앞서 그려낸 김 교수는 2016년은 대한민국을 둘러싼 정치, 사회, 경제적 위기의 깊은 골을 슬기롭게 건너 뛰는 지혜가 필요하다며, 트렌드 키워드 슬로건으로 10대 트렌드의 첫 글자를 따 ’멍키바‘(Monkey Bars)를 제시했다. 멍키바는 어린이 놀이터나 군대유격장에서 볼 수 있는 구름다리를 말한다.

서울대소비트렌드분석센터를 이끌고 있는 김 교수가 제시한 10대 트렌드는 경기침체의 암울함 속에서도 소비자들의 기지와 재치가 빛을 발하며 가능성과 희망을 보여준다.

▶‘플랜 Z’, 나만의 구명보트 전략(Make a ‘Plan Z’):플랜 A가 최선, 플랜 B가 차선이라면, 플랜 Z은 최후의 보루. 소비자들은 불경기의 파고에 대비하는 소비의 구명보트 즉, ‘플랜 Z’를 마련한다. 최악의 상황에서도 우아한 소비를 유지하려는 ‘플랜 Z’ 세대는 B급 제품이라도 살 것은 사고, 각종 앱을 활용해 작은 혜택이라도 긁어 모으며, 순간의 행복에 충실한 모습을 보인다.

▶과잉근심사회, 램프증후군(Over-anxiety Syndrome):세월호와 메르스 사태 등으로 야기된 경제적, 사회적 불안이 계속되면서 집단적인 불안장애가 곳곳에서 감지된다. 사회적 분노의 수준은 높아지고 작은 일에도 사과를 요구하는 여론의 쏠림이 강해진다. 예민해진 마음에 호소하는 불안 마케팅과 근심해소 상품이 줄을 잇는다.

▶1인 미디어 전성시대(Network of Multi-channel Interactive Media):‘그들만의 리그’로 여겨지던 1인 방송이 메이저 콘텐츠로 급부상한다. 1인 미디어 포맷을 전격적으로 수용한 공중파 TV의 한 프로그램처럼 브랜드의 제품 기획이나 마케팅에서도 1인 미디어의 활용이 늘고 있다. 1인 미디어는 극세분화되는 소비시장에서 대중들의 취향에 정확하게 부합하는 다채로운 콘텐츠를 생산하는 데 최적의 미디어로 기능한다.

▶브랜드의 몰락, 가성비의 약진(Knockdown of Brands, Rise of Value for Money):구매의 나침반이던 브랜드의 역할이 무너지고 있다. 소비자들은 이제 브랜드가 약속하는 환상을 믿지 않는다. 소비자끼리 소통하면서 자신만의 가치를 추구하는, ‘사치의 시대’는 가고 ‘가치의 시대’가 오고 있다. 가격과 성능의 대비를 의미하는 ‘가성비’가 브랜드의 역할을 대신하면서, 노브랜드, 신생브랜드, PB, 무명브랜드 등 ‘절대가치’를 추구하는 상품과 서비스가 각광을 받는다.


▶연극적 개념소비(Ethics, on the Stage):개념 있는 사람들의 ‘착한 소비’가 자신의 가치를 표현하는 과시의 아이템으로 변질되고, 봉사나 기부가 강요 내지 의무화되면서 사회적으로 ‘기부피로’가 쌓인다. 이타적 행동의 본질을 다시 생각해야 하는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미래형 자급자족(Year of Sustainable Cultural Ecology):100세 시대, ’지속가능한 삶’의 대안으로 도시적 라이프스타일은 유지하면서 인간적인 삶을 누리는 ‘미래형 자급자족’의 삶을 추구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웰에이징’과 더불어 ‘웰다잉,’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생활, 적정기술의 이용, 더 나아가 생태도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다.


▶원초적 본능(Basic Instincts):짜증나는 현실을 타파할 재밋거리를 찾는다. 웬만한 자극에는 눈도 꿈쩍하지 않는 소비자들을 움직이기 위해 말초적이고 적나라한 자극이 동원된다. 하드코어급의 극단적 콘텐츠, B급과 비주류, 루저와 질서파괴자가 더 환영받게 된다.


▶대충 빠르게, 있어 보이게(All’s Well That Trends Well):무언가 대단하게 있어 보이도록 만드는 능력, ‘있어빌리티’가 SNS시대를 살아가는 새로운 역량이 되고 있다. 만인의 만인에 대한 허세의 장인 SNS세계에서, ‘꿀팁’으로 무장하면 지금 가진 몇가지 만으로도 그럴싸해 ‘보이는’ 무언가를 대충 만들 수 있다. 진지하고 어렵게 얻을 수 있는 본질보다, 쉽고 가볍게 얻을 수 있는 임시방편 소비가 차츰 늘어난다.


▶‘아키텍키즈’, 체계적 육아법의 등장(Rise of ‘Architec-kids’ ):젊은 부모들의 치밀하고 과학적인 ‘체계적 육아‘에 대한 열기가 심상치 않다. ‘아키텍키즈’는 마치 고층건물을 짓는 설계사가 단계별 공정에 주의를 기울이듯 자녀를 교육하는 엄마들의 아이를 일컫는 말이다. 높은 교육수준과 사회경력, 첨단지식으로 무장한 신세대 엄마들이 인터넷 커뮤니티와 SNS에서 육아에 대한 정답을 찾기 시작했다.


▶취향 공동체(Society of the Like-minded):대세를 따르기보다는 자기만의 라이프스타일을 추구하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 이제 소비자 세분화의 기준은 성별·연령·소득·지역 등 인구학적 기준이 아니라, ‘#(해시태그) 취향’으로 바뀌고 있다. 명확한 콘셉트와 특화된 전략으로 고객 각자의 ‘취향을 저격’할 수 있는 스나이퍼가 필요한 시점이다.

/mee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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