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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피플&스토리]‘밀라노의 디자이너 인생’ 조지 박이 말하는 명품이란?

-동양인 최초 돌체앤가바나 디자이너 조지 박의 디자인 철학


[헤럴드경제=손미정 기자] 동양인 최초의 돌체앤가바나(D&G) 디자이너이자 남성복 컬렉션 헤드 디자이너인 조지 박(George Parkㆍ41)은 본인을 ‘남성복 디자이너’라고 소개했다. 사람들의 관심은 그가 ‘어디’ 디자이너인지에 쏠린다. 이탈리아의 패션브랜드이자 흔히 ‘명품’이라 부르는 베르사체의 디자이너인 박 씨의 옷 역시 럭셔리 시장 안에 존재한다. 

조지 박(가운데). [사진제공=조지 박]

명품(名品)의 가치에 대한 논란은 여전히 식지 않고 있다. 디자인, 소재 등 여러 면에서 말 그대로의 명품을 그대로 인정하는 시각이 있는가 하면, 단지 고가의 상품들이 과시용으로 소비된다는 비난도 거세다. 박 씨의 생각을 물었다. 의외로 그는 명품은 “과시용이 당연하다”고 했다. 명품의 정의가 모호해졌고, 그사이에 비싼 상품을 남에게 보여주기 위해 소비하는 것이 ‘명품 소비’로 고착화되고 있다는 것이 박 씨의 지적이다. 박 씨는 “대부분 사람들이 비싸게 주고 구입한 것을 남이 알아볼 수 있게, 자랑하고 싶어한다”며 “다만 명품이라는 말의 뜻을 알고 소비하는 지에 대해서는 의문”이라고 했다. 이어 그는 “명품이 단순히 비싼 것을 뜻하는 것은 아니다. 한국에서 비싼 브랜드를 론칭했다고 그것을 명품이라고 부를 수 없고, 그렇다고 꼭 외제여야 명품인 것이 아니다”며 “그 명품들의 질이 예전보다는 떨어진다고 보고, 브랜드마다 특성도 불투명해진 것이 사실”이라고 했다. 

그럼에도 명품의 대중화는 막을 수 없는 흐름이 됐다. 누구나 집에 명품백 하나 쯤은 갖고 있는 시대다. 흐름을 피해가지 못한 국내의 명품 시장은 양극화되는 모습이다. 대중은 ‘너도 나도 갖고 있는’ 명품은 외면하고 고가의 브랜드 혹은 대중화되지 않은(국내에 잘 소개되지 않은) 명품 브랜드에 더욱 눈을 돌린다. 박 씨는 이러한 흐름이 ‘당연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사람들은 언제나 새로운 것을 찾지만 지금의 명품은 대량생산, 소비의 일부분이 돼 버렸기 때문이다. 박 씨는 “사람들이 기존의 명품들에 싫증을 낼 수 있다”며 “어차피 대량생산해 전세계로 판매하니 희소성도 떨어진다”고 했다. 

명품 이미지 [사진출처=123rf]

사람들은 늘 새로운 것에 열망한다. 유행을 읽고 한걸음 더 앞서가는 ‘패션계’의 존재 이유는 여기에 있다. 그마저도 단지 ‘명품’이라고 해서 상품을 소비하지 않는다. 오히려 유명하지 않은 브랜드라도 그에게 맞는 것을 찾는 것에 집중한다. 박 씨는 “나도 예전에 비해서는 명품 매장에 잘 안들어가는 편이다”며 “일례로 돌체앤가바나의 옷을 입은지도 오래됐다. 개인적으로 유명하지 않은 브랜드, 잘 알려지지 않은 디자이너의 옷을 선호하는 편”이라고 했다.

balm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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