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 명예교수는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 자택으로 찾아간 취재진들에게 자신의 생각을 허심탄회하게 털어놓았다. 특히 국정교과서 반대로 인해 자신에게 쏠린 화살에 대해서도 비교적 의연하게 대응했다. 최명예교수는 “인터넷에 말이 많은데, 오해도 많고…”라면서 “인터넷을 보면 나는 친일파로 몰려 있는데 신경 안쓴다”고 했다. 그러면서 “공부를 안 해서 그런 것”이라고 했다.
최 명예교수는 이어 “교과서는 나의 업(業)”이라면서 “2012년 대학에서 정년 퇴임할 때도 고등학교 국사 교과서 편찬에 참여한 것이 가장 애착이 간다고 말하기도 했다”고 했다. 최 교수에 따르면 집필에 참여한다는 사실을 알고 제자들이 3일 저녁 10시에 모여 대책회의를 했고, 브리핑이 열리는 4일 새벽 2시부터 한시간에 40명씩 전화를 하면서 집필참여를 반대했다.
제자들의 강력 반대에도 불구하고 최 명예교수는 “국사 교과서를 24년 써 왔다. 교과서 집필에 애정이 있으니까 (누가) 부탁하든 안 하든 동기는 마련돼 있다”고 집필 의지를 거듭 굽히지 않았다.
최 명예교수가 집필을 담당할 분야는 상고사 부분. 교육부는 상고사의 비중을 늘리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최 명예교수는 “삼국사기 기록을 충실히 인용하고 세계사 속에서 한국을 보려 한다. 일제시대에 만든 식민지 사관, 타율성, 반도성, 사대성 등을 다 없애겠다“면서 ”물론 사실(史實)은 건드리지 않겠지만, 교과서가 말해주는 행간의 의미가 많이 달라질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한편에서 제기된 친일ㆍ 독재미화 우려에 대해서도 ”역사는 좌우가 없다“고 일축했다. 그러면서 ”지금 교과서는 결론을 내려놓고 연역법적으로 쓰는데 좌우 가리지 말고 사료에 근거해 귀납법적으로 써야 한다“고 밝혔다. 최 명예교수는 이어 ”역사에는 좌우가 없는데, 좌에서 보면 우가 보이고, 우에서 보면 좌만 보일 뿐”이라고 의미심장을 발언을 하기도 했다.
최 명예교수에 대해서는 그동안 국정교과서 집필에 참여했다는 이유로 편향성 논란이 일고 있다. 최 명예교수는 1988년부터 2007년까지 5,6,7차 한국사 교과서 편찬에 참여했다.
이에 대해 최 명예교수는 “교과서는 써 본 사람이 써야지, 처음 시작한 사람은 하기 힘들다“면서 과거 전두환 정권 당시의 일화를 소개했다. 최 명예교수는 ”고(故) 변태섭 교수가 5차 국사편찬위원장을 맡았는데, 그때 변 교수께서 ‘네가 써라’고 했다“면서 ”그래서 내가 쓴 것은 한 글자도 고치지 말아달라고 했다고 그때도 다 그대로 들어갔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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