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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기업 190곳중 40곳 “좀비기업”…혈세에 빨대꽂고 연명
한국가스공사, 영업이익 9380억원 - 이자비용은 1조 9000원

[헤럴드경제=조용직 기자]공기업과 공공기관 5개중 1개 꼴로 영업이익으로 이자도 못갚은 좀비기업인 것으로 나타났다. 독자생존 능력을 상실한 채 국민 혈세에만 의존하고 있는 것이다.

재벌닷컴이 90개 공기업과 공공기관을 조사한 결과, 이자보상배율이 1 미만인 곳이 40개사로 전체의 21.1%를 차지했다. 이자보상배율은 기업활동으로 얻는 영업이익을 이자비용(금융원가)으로 나눈 수치로, 이자보상배율이 1 미만이면 이자도 감당하지 못할 만큼 이익을 내지 못하고 있다는 의미다. 금융당국이 최근 부실 민간기업에 대한 구조조정에 나선 가운데 이같은 좀비 공공기관과 공기업에 대한 대대적인 수술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190개 공공기관및 공기업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과 공공기관 알리오에 2014회계연도감사보고서를 제출한 기업이다.

공기업의 경우 △시장형 16개사 중 5곳(31.3%) △준시장형 16개사 중 6곳(37.5%) △공기업 투자법인 38개사 중 11곳(28.9%) 등 전체 70개사 중 22곳이 이자보상배율이 1 미만으로 나타났다.

공기업이 수익창출 목적으로 투자한 법인 중 상당수가 막대한 손실을 내고 있다. 사업타당성에 대한 치밀한 전략없이 뛰어들었다는 것이다.

한국무역보험공사가 2010년 65.47% 지분을 인수해 최대주주가 된 조선업체인 신아에스비는 지난 3년간 6500억원의 적자를 기록해 작년 말 기준 부채가 자산의 6배가 넘는 1조 8400억원에 달했다.

이는 공사가 보증을 해준 신아에스비가 구조조정에 들어가 보증채무가 출자전환되면서 대주주가 된 사례다.

이 회사는 작년에만 134억원의 영업손실을 내고 이자비용이 매출액(340억원)의 6배가 넘는 1954억원에 이르러 법정관리에 들어갔다. 외부 차입이나 국민혈세 지원이 없으면 사실상 문을 닫아야 하는 형편이다.

또 대한석탄공사와 한국토지주택공사가 투자한 알파돔시티자산관리, 한국전력0]이 투자한 신평택발전 등은 자본을 다 까먹은 완전 자본잠식 상태로 나타났다.

해외자원개발에 적극 나선 한국가스공사는 지난해 9380억원의 영업이익을 냈으나 이자비용이 1조 9000원에 달했다. 이런 상황이라면 이자만 내도 매년 1조원의 손실을 보는 셈이다.

한국석유공사도 지난해 2146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으나 이자비용은 1200억원 가량 더 많은 3363억원에 달했다.

이밖에 서울메트로, 서울도시철도공사, 한국광물자원공사,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 코레일로지스, 대구그린파워, 신평택발전, 켑코우데, 코셉머티리얼, 에스알 등도 영업손실로 이자를 갚을 능력을 상실한 처지이다.

정부의 기금을 관리하거나 업무를 위탁받은 82개 준정부기관의 18.3%인 15곳도 영업이익으로 이자를 갚지 못하고 있다.

준정부기관 중에서는 한국산업인력관리공단, 한국에너지공단, 근로복지공단, 한국광해관리공단, 한국소비자원 등이 영업손실을 면치 못하는 상태이다. 한국환경공단, 한국철도시설공단, 근로복지공단,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 등4곳은 적자 누적으로 정부 출연금을 까먹고 완전 자본잠식 상태에 놓여있다.

공기업과 공공기관의 경영 부실은 대부분 국민 세금으로 메우고 있다. 이에따라 민간기업에 대한 구조조정과 함께 공공부문의 대대적이고 전략적인 구조조정도 시급한 과제로 떠올랐다.

yjc@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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