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국악원(원장 김해숙)은 오는 10월 30일과 31일 창경궁의 정전인 명정전 앞에서 혜경궁 홍씨의 회갑연을 재현한 ‘왕조의 꿈, 태평서곡’을 선보인다.
혜경궁 홍씨의 회갑연은 1795년 수원 화성에서 연행됐으며, 회갑연이 공연 예술 형태로 창경궁에서 선보이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공연이 펼쳐지는 창경궁은 최근 영화 등을 통해 재조명되고 있는 사도세자의 출생부터 죽음까지 배경이 된 곳이다. 이곳에서 정조가 태어나기도 했고 정조의 어머니인 혜경궁 홍씨가 승하했다.
역대 조선의 왕들 중 악학에 조예가 깊었던 정조가 마련한 회갑연은 단순한 잔치나 연회의 수준을 넘어 궁중 예술을 망라한 수준 높은 당대 문화의 결정체였다. 이번 공연은 당시의 회갑연을 기록한 ‘원행을묘정리의궤(園幸乙卯整理儀軌)’를 바탕으로 수제천과 여민락 등 대표적인 궁중 음악과 함께 무고와 선유락 등 화려한 궁중 무용을 선보인다.
특히 뱃놀이를 기원으로 한 ‘선유락’은 이번 공연에서 가장 큰 규모와 화려함을 자랑하는 궁중 무용으로, 우렁찬 대취타와 함께 무용수들이 대거 등장해 최고의 볼거리를 선사한다. 음악과 무용 외에도 진연에 올랐던 궁중 음식과 평소 접하기 어려운 궁중 복식과 의물 역시 색다른 볼거리를 제공한다.
무대 좌우에는 전광판을 통해 자막으로 공연 내용을 안내하고, 공연 초반 정조와 혜경궁 홍씨의 대사와 연기를 추가해 이번 공연의 배경과 내용 및 의미 등을 극적인 요소로 표현한다.
정조역은 다수의 드라마와 영화를 통해 조선시대 왕을 연기한 탤런트 이민우가 맡았고, 혜경궁 홍씨는 대한민국 연극계를 대표하는 배우 박정자가 맡는다.
2001년 국립국악원 개원 50주년을 기념해 첫선을 보인 ‘왕조의 꿈, 태평서곡’은 2005년 독일 프랑크푸르트 국제도서전, 2010년 파리 일드 프랑스 페스티벌 등에 초청되기도 했다.
국립국악원은 “이번 공연은 고궁 자원의 활성화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전통 예술의 대중화를 위한 시도로 향후 전통문화의 현대화를 위한 대표 콘텐츠 발굴의 의미가 있다”며 “중국 자금성을 배경으로 한 ‘투란도트’나 일본 궁내청의 대표 음악인 ‘가가쿠’, 고성(古城)과 대성당, 극장 등에서 100년 가까이 이어온 오스트리아의 잘츠부르크 페스티벌 등 이미 다른 국가들은 각국의 전통 자원과 공연 예술을 결합해 그 나라를 대표하는 고유의 문화 브랜드를 구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10월 30일에는 오후 3시, 10월 31일에는 오전 11시과 오후 3시에 공연이 진행된다. 관람 신청은 국립국악원 누리집(www.gugak.go.kr)을 통해 1인 2매(회당 400명)까지 신청할 수 있다. 창경궁 입장료 지불하면 공연 관람은 전석 무료다. (문의:02-580-3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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