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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다색은 하루도 같은 적 없어요”…블루 작가 김태균 개인전 ‘바라보다’
[헤럴드경제=신수정 기자] ‘블루 작가’로 알려진 김태균(60)은 2004년부터 파란 바다와 하늘 사진만 찍어왔다. 촬영 장소도 강원도 고성군 대진 앞바다로 한결같다. 그동안 필름 사진만 고집해온 김태균 작가는 이번에 처음으로 디지털 카메라로 찍은 사진 9점을 전시한다.

지난 22일 서울 사간동 심여화랑에서 만난 김 작가는 “바다는 매일매일 다르다. 하루도 같은 적이 없다”며 “그래서 특별한 일이 없으면 사진을 찍으러 간다”고 말했다.


그는 비오는 날, 태풍오는 날 등 궂은 날에만 대진 앞바다를 찾았다. 이번에 전시하는 작품들은 어둠이 짙어지는 저녁 무렵 바다와 하늘을 담은 것이다. 밤바다는 육안으로 보면 검은색이지만 셔터스피드를 4초, 8초, 12초로 조절해 푸른빛을 잡았다. 언뜻보면 파란색 물감으로 칠한 그림 같다. 디지털 카메라 사진은 보정이 기본이라고 하지만 이번에 전시하는 작품들은 포토샵으로 보정하지 않은 원본 그대로다.

김 작가는 “후배들에게 보정을 부탁해봤는데 너무 파랗게 나오는 등 색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며 “그래서 찍은 그대로 전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블루’를 고집하고 있는 그는 원래 광고 사진작가 출신이다. 미국으로 이민갔다가 1990년 한국에 돌아와 패션 화보 등을 찍었다. 돈은 많이 벌었지만 일에서 재미를 느끼지는 못했다. 회의감이 들었던 그는 1997년부터 순수 사진으로 돌아섰다. 1998년 갤러리 인데코 개인전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특히 2004년 바다를 주제로 한 전시회 이후 블루 연작을 선보이고 있다. 2007년 서울 갤러리 잔다리에서 ‘블루 인 블루’ 등 개인전을 개최했고, 같은 해 갤러리 126-1에서 화가 김보희, 화가 경달표와 ‘스리 블루스(Three Blues)’전을 열기도 했다.

김 작가는 몰디브처럼 아름다운 바다 사진도 찍어봤지만 흔한 엽서같은 느낌이 들어서 대진 앞바다를 고집하고 있다. 갤러리 잔다리에서 전시할 때 한 여성 관객은 쓸쓸한 바다 사진을 보고 한참 눈물을 흘리다 가기도 했다.

친구들은 “만날 비슷비슷한 퍼런 거만 찍냐”고 농담하지만 그는 “하나하나 굉장히 다르다”고 강조한다. 그는 달이 뜬 바다, 눈이 내리는 바다 등 시시각각 변하는 바다를 렌즈에 담기 위해 틈만 나면 진부령을 넘는다.

김 작가는 “오랫동안 바다 사진을 찍었지만 마음에 드는 것은 2~3개뿐”이라며 “열개쯤이 될 때까지 계속 찍을 생각”이라고 말했다.

김 작가가 2년간 준비한 이번 13번째 개인전 ‘바라보다’는 오는 30일까지 심여화랑에서 열린다.

ssj@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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