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청(청장 나선화)은 청주 명암동 출토 ‘단산오옥’명 고려 먹(‘丹山烏玉’銘 高麗 墨)을 국가지정문화재 보물 제1880호로 지정했다고 23일 밝혔다.
이번에 지정된 먹은 1998년 청주시 동부우회도로 건설공사 구간 내 명암동 1지구에서 발견된 고려시대 목관묘에서 출토됐으며,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고려 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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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격은 길이 11.2cm, 너비 4cm, 두께 0.9cm이며, 먹의 머리를 둥글린 비석 형태이다. 앞면에는 먹의 이름을 써넣은 규각형(圭角形, 윗부분이 뾰족한 직사각형)의 공간이 있고, 그 가장자리에는 물결무늬가 중첩돼 새겨져 있다. 뒷면에는 용이 날아오르는 모습을 우아한 곡선으로 표현한 비룡문이 조각돼 있다.
출토 당시 이 먹은 무덤 주인의 머리맡 부근 철제가위 위에 반으로 조각난 채 놓여 있었는데, ‘단산오(丹山烏)’라는 글자가 세로로 쓰인 면이 위쪽으로 놓여 있었다. ‘오(烏)’자 밑에는 ‘옥(玉)’의 첫 획으로 추정되는 ‘일(一)’자 획이 보이는데, 이는 먹을 갈아 사용하면서 닳고 남게 된 획으로 보인다.
‘단산(丹山)’은 단양의 옛 이름이고, ‘오옥(烏玉)’은 먹의 별칭인 ‘오옥결(烏玉玦)’의 약칭이다. 단양 먹은 『세종실록』, 『동국여지승람』등에서 “먹 중에서 가장 좋은 먹을 단산오옥(丹山烏玉)이라고 한다.”라고 기록할 정도로 가장 우수한 먹으로 꼽혔다.
한편 원나라 도종의(陶宗儀)가 지은『철경록(輟耕錄)』에 의하면, 고구려가 송연묵(松烟墨, 소나무를 태울 때 생기는 그을음으로 만든 먹)을 당에 세공(歲貢)으로 바쳤다는 기록이 있어, 우리나라에서 삼국시대에 이미 먹을 제작, 사용했음을 알 수 있다.
문화재청은 이번에 보물로 지정된 「청주 명암동 출토 ‘단산오옥’명 고려 먹」이 체계적으로 보존, 활용될 수 있도록 해당 지방자치단체, 관리자 등과 적극 협조해 나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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