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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명동다방에서 만난 이중섭ㆍ전혜린ㆍ박인환…뮤지컬 ‘명동로망스’
[헤럴드경제=신수정 기자] 하루종일 시계를 보며 퇴근 시간만 기다리는 9급 공무원 선호는 우연히 1956년 명동 로망스다방으로 타임슬립을 하게 된다. 그곳에서 만난 룸펜 박인환, 전혜린, 이중섭은 선호를 보며 의아해한다. “왜 하고 싶은 일보다 해야할 일을 더 열심히 하지?”

독재 정권의 핍박에 분개하는 예술가들에게 선호는 “이 또한 지나가리라”고 한다. 그런 선호에게 이중섭이 “그따위로 살지 말고 제대로 살라”고 호통치는 순간 정신이 번쩍 든다. 선호처럼 치열한 경쟁을 뚫고 취직해 하루하루를 버티며 시간을 흘려보내온 관객들이 여기저기서 훌쩍거리는 소리가 들린다.

[사진제공=프로스랩]

뮤지컬 ‘명동로망스’는 2013년 충무아트홀 창작콘텐츠 지원사업에 선정돼 쇼케이스 등을 거쳐 지난 20일 개막했다. 신예 작가의 작품답게 번뜩이는 재치가 작품 곳곳에서 드러난다. 최초의 국산 자동차 ‘시발’을 소재로 부르는 ‘시발송’이나 카페라테를 만들기 위해 대관령 목장에서 우유를 받아오는 장면 등은 B급 정서를 물씬 풍긴다.

[사진제공=프로스랩]

자지러지게 웃다가도 예술과 순간순간을 소중히 여겼던 예술가들의 모습에 눈시울이 뜨거워진다. 반면 박인환의 급작스러운 죽음으로 마무리된 결말은 아쉬움으로 남았다.

박호산, 지현준, 안유진, 원종환 등 실력파 배우들의 능청스러운 연기가 극의 재미를 살린다. 2016년 1월 3일까지 충무아트홀 소극장 블루에서 공연한다.

신수정 기자/ssj@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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