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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증시 ‘버블’ 붕괴 신호?…IT스타트업에 찬바람
[헤럴드경제 =한지숙 기자] 증시에 데뷔만 하면 투자자들의 인기차트 상위에 올랐던 미국의 IT 스타트업들이 찬밥신세로 전락했다. 기대만큼 실제 돈을 벌지 못하는 데다, 연내는 아니지만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이 임박하면서 전주(錢主)들의 상황도 불안해졌기 때문이다. 미국 지난해와 올 상반기 증시를 이끈 주요 동력 가운데 하나가 IT와 스타트업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버블 붕괴의 신호일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1일 IT스타트업에 대한 평가가 지나치게 부풀려져 기업공개(IPO) 시장에서 된서리를 맞고 있다고 소개했다.


온라인저장 업체 드롭박스는 지난해 초 자본유치로 시장가치를 40억달러에서 100억달러로 불렸지만, 최근 투자은행들로부터 외면을 받고 있다. 블랙록은 드롭박스가 고평가 돼 있다며 주당순이익을 24% 하향했다.

딜로직은 올들어 현재까지 전체 IPO 기업 가운데 테크 업종 비중은 1990년대 중반 이후 최저인 14%까지 줄었다고 분석했다. 특히 올해 IPO에 성공한 기업들 중 상당수 기업 주가가 공모가 밑으로 떨어졌다. 지난해 이후 IPO와 함께 벤처캐피탈을 유치한 테크 기업 49곳 중 22%인 11곳의 주가가 공모가 미만이다. 모바일아이언(-60%), 케어닷컴(-54%), 에이피지(-52%), 에어로하이브(-42%), 쿠폰스닷컴(-41%) 등이다.

이미 데뷔한 IT스타트업들의 몸값이 떨어지면서, 새로 데뷔하는 신인들에 대한 기대치도 낮아지고 있다. 온라인 마켓플레이스 제트닷컴은 최근 비공개로 펀딩을 진행하면서, 몸값을 지난해 30억달러에서 20억달러로 낮춰 제시했다.

법률자문회사 펜윅 앤 웨스트가 지난 3월에 조사한 결과를 보면 기업 가치가 10억달러 이상인 예비 IPO기업들의 30%는 투자를 예약한 투자자들에게 일정 수준의 공모가격을 약속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는 실제 공모가가 약속한 가격을 미달하면 주식을 추가 배당하는 조건도 제시했다. 그만큼 공모가에 자신이 있었다는 뜻이다.

그런데 최근 테크 기업에 대한 투자자의 ‘옥석 가리기’가 심해졌다. 지난해 이후 벤처캐피털을 수혈받아 IPO에 성공한 10억달러 규모의 테크 기업 중 애널리스트 실적 전망에 부합하는 성과를 낸 기업은 9곳 중 3곳에 불과했다.

WSJ는 “실리콘밸리 유망 기업들 조차 시장에서 훨씬 낮게 평가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며 “스타트업들이 자본시장을 통해 자본을 조달하지 못하면 기업들은 우수인력 채용, 미래 사업 자금에 위협을 받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기술주 주도로 오른 미국 증시에 대한 우려도 함께 커지는 모습이다. 증시에서 가장 큰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는 IT기업들과 이들 스타트업은 시장에서 가치사슬(value chain)으로 묶여 있기 때문이다. IT스타트업에 대한 실망은 IT기업과 업황에 대한 전반적인 실망으로 이어져 주가 프리미엄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

/js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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