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빔 프로젝터 시장의 모습이다. 캠핑과 여가 문화가 발달하면서 야외에서도 편하게 사용할 수 있는 초소형 빔프로젝터가 지난해 크게 유행했다. 또 안방 대형 TV를 대신하는 고급 대형 프로젝터 시장도 꾸준히 파이를 키워가고 있다. 극단적으로 편리하거나, 극단적으로 좋은 제품만 있는 양극화 현상이 뚜렷한 곳이다.
LG유플러스가 최근 선보인 빔프로젝터 ‘에스프로2플러스(Spro2+)’는 이 가운데를 지향한다. 기본적으로 휴대가 용이하고, 또 설치 및 작동도 매우 편리하다는 점에서는 분명히 초소형 빔프로젝터다. 하지만 기존 소형 제품과는 비교하기 힘든 수준의 화질은, 가정집 안방 TV용으로도 손색없을 정도다.
외형은 가로ㆍ세로 각각 13㎝에 두께는 3㎝가 조금 넘는다. 무게는 579g, 고기 한근이다. 경쟁사 초소형 빔프로젝터가 자랑하는 “손에 있는지 조차 모를 정도”의 아담함이나 가벼움과는 분명 거리가 있다. 하지만 캠핑장에 들고 가거나, 심지어 평상시 이동중 동영상 감상용으로 쓰는데 크게 불편할 만큼 큰 크기도 아니다. 이동성을 살리면서도, 커진 공간과 무게를 활용해 더 뛰어난 화질과 편의성을 확보했다.
‘에스프로2플러스(Spro2+)’의 편리성은 LTE망, 그리고 LG유플러스의 ‘비디오포털’과 결합해 더욱 빛났다. 통상 빔프로젝터가 유선 또는 무선으로 스마트폰이나 DVD플레이어와 연결해야만 하는 까닭에, 집안 곳곳 선이 치렁치렁 늘어지거나, 야외에서 선이 없어 쓰지 못하는 일 따위는 없었다. 특히 야외용 초소형 제품은 통상 스마트폰과 연동해 쓰는 까닭에, 정작 중요한 순간 문자 수신이나 통화, 또는 메세지 전달 같은 작업을 할 수 없었던 단점을, 스마트폰의 핵심 기능을 제품 안에 내장해 해결했다. 야외에서도, 이동중에도, 또 실내에서도 5인치 LCD 모니터를 통해 ‘비디오포털’에서 원하는 채널, 영화, 만화를 고르고 또 계속해서 실행할 수 있었다. 통화만 불가능할 뿐, 사실상 독립적인 스마트기기, 즉 PMP나 태블릿처럼 쓸 수 있다는 의미다. 다만 이 같은 장점을 100% 활용하기 위해서는 별도의 통신요금을 내야 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단점이다.
‘에스프로2플러스(Spro2+)’는 휴대용 소형 빔프로젝터지만, 왠만한 고정형 제품 못지않은 선명함을 가지고 있다. 경쟁사 초소형 제품 대비 이론상으로는 10배 선명하고 밝은 화면 재생이 가능하다. 실제 실내에서 별다른 설비 없이, 벽면에 틀었을때도 50인치가 넘는 대형 TV 버금가는 생생함을 느끼기에 충분했다. 원근 조절은 자동으로 맞춰주는 오토 포커스가 있어 초보자도 아무 어려움 없이 쓸 수 있었다. 제품 하단에는 빛의 방향을 조절할 수 있는 조그마한 받침대가 있어, 방향이나 각도 등을 신경쓰지 않고도 언제 어디서나 ‘나만의 영화관’을 만들기에 충분했다.
다만 평평한 바닦에 놓을 시, 하단 스피커가 제 역활을 하지 못하거나, 사양표와 달리 별도 전원 공급 없이 영화 한 편을 다 보기에는 조금 부족한 내장 배터리는 아쉬웠다.
다소 높은 가격도 걸림돌이다. ‘에스프로2플러스(Spro2+)’의 출고가는 69만9600원이다. 한달에 한두번 쓸까 하는 야외용 초소형 빔프로젝터 용도로는 부담스러운 수준이다. 하지만 눈을 조금 돌려, 안방 TV를 대신해 손쉽게 우리 집 거실을 극장으로 만들어 줄 수 있는 성능과 편의성까지 감안하면, 100만원이 넘는 고정형 빔프로젝터 대비 훌륭한 ‘가성비’를 지닌 제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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