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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정 교과서 논란은 ‘대중 역사’에 기반한 역사교육 특성 이해 못 한 탓”
남정욱 숭실대학교 문예창작학과 교수


[헤럴드경제=이슬기 기자] “대중의 역사, 아이들에게 가르치는 역사는 밝고 명랑하고 올곧고 의로우며 정의롭고 힘이 넘쳐야 하는데, 현행 교과서에는 이런 것을 배울 수가 없다”

남정욱 숭실대학교 문예창작학과 교수는 12일 자유경제원 주최로 열린 ‘제1차 국사 교과서 실패 연속 세미나-국사학자들만 모르는 우리 근현대사의 진실’에서 “아이들에게 애국이라는 단어를 가르치고 휴전선을 지켜야 하는 이유를 납득시켜야 할 교과서의 역할이 엉뚱한 방향으로 가고 있다”며 이 같이 밝혔다.

이날 ‘국정 교과서 논쟁으로 본 학술 역사와 대중 역사’라는 제목으로 발제에 나선 남 교수는 우선 미국 역사 교과서를 예로 들며 학술 역사와는 전혀 다른 대중 역사의 특성을 설명했다.

미국 버지니아 대학의 허쉬 교수가 편찬한 역사책에 등장하는 ‘밸리 포지(Valley Forge, 1777년 조지워싱턴 장군이 영국군과의 독립전쟁 당시 전쟁을 치루고 승리를 거둔 곳)’에 대한 설명은 상당부분 사실과 다른 내용을 적시하고 있지만, 미국의 전문가들은 ‘회의주의 탈피와 무절제한 비판 근절’을 위해 이를 용인하고 있다는 것이 남 교수의 설명이다.

즉 “(사실만을 기반으로 한) 학술 역사와 대중 역사는 다르며, 역사 교과서는 대중 역사를 기반으로 해야한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남 교수는 이어 “우리 역사도 (미국과) 별반 다르지 않다”며 “명성황후 시해에 분개해 일본군 장교를 살해한 청년 김구의 사형집행을 고종이 ‘덕률풍(전화기의 첫 우리말 이름)’으로 중지 시켰다는 일화는 우리나라 최초의 전화 개통일 등 사실에 비춰 볼 때 새빨간 거짓말”이라고 강조했다.

보수, 진보할 것 없이 국내에서 영웅으로 추앙하는 위인들에 대한 역사적 서술도 이른바 ‘대중 역사’에 기반해 이뤄지고 있다는 것이다.

남 교수는 그러나 “우리는 이미 건국 대통령(이승만)을 하와이 갱단 두목으로 비하해 대한민국의 첫발에 재를 뿌리는 실수를 범했다”며 “현재 국정 교과서 논쟁이 벌어진 것은 그것이 대중의 역사인지 학술 역사인지에 대한 초보적인 이해조차 없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대중 역사의 교과서 적용에 다소 파시스트적인 발상이 엿보이기는 하지만, 그 의도를 잘 살려야 한다는 제언이다.

yesye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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