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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로벌기업 한국형 인재 영입 왜] “앞선 한국경영 배우자” 글로벌기업 전방위 ‘러브콜’
전자·IT·자동차 분야 영입 집중
한류열풍 문화·콘텐츠 인재 관심
“삼성전자 직접 배우고 싶다” 요청


최근 글로벌 기업들이 국내 대기업 출신 인재를 영입하는데 욕심을 내는 이유는 우리 경제가 짧은 시간 동안 눈부신 성과를 이뤄내는 과정에서 앞선 경영문화와 기술력을 보유하게 됐기 때문이다. 1955년 드럼통을 망치로 두들겨 만든 ‘시발택시’에서 시작한 자동차 산업은 이제 글로벌 5위에 올랐고, 제대로 된 방진 공장이 없어 시계 생산라인 한구석에서 제품을 만들던 반도체 산업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라는 세계 최고 기업을 탄생시켰다.

특히 최근 인터브랜드가 발표한 세계 기업의 브랜드 가치 순위에서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는 각각 7위(삼성전자 브랜드 가치 453억달러, 약 52조 4300억원)와 39위(현대자동차 브랜드 가치 113억달러, 약 13조4000억원)를 차지할 정도로 급격한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한 때 ‘글로벌 경영’을 외치며 해외 기업 출신 인재를 영입하는 데 급급했던 국내 대기업이 이제는 급속 성장의 경험과 지식을 세계 곳곳에 수출하는 ‘인재 양성소’로 거듭나게 된 셈이다.

▶電車부터 문화사업까지 글로벌 기업 ‘전방위 러브콜’=이에 따라 코리안 리더십을 향한 글로벌 기업들의 러브콜은 국내 대기업이 세계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전자ㆍ정보통신기술(IT)와 자동차 분야에 집중되는 양상이다. 아울러 ‘한류(韓流) 열풍’을 성공적으로 이끌어낸 국내 문화ㆍ콘텐츠 기업 출신 인재를 향한 관심도 날로 커지는 추세다.

지난 5월 알리바바 픽쳐스의 프로듀서 겸 비즈니스 개발 디렉터로 영입된 한희주 씨가 ITㆍ문화ㆍ콘텐츠 역량을 모두 겸비한 ‘한국형 융합 인재’의 대표적인 예다. 한 디렉터가 지난 2008년부터 2011년까지 몸담았던 삼성 오픈타이드 그레이트차이나는 2000년 중국 베이징에 설립된 삼성그룹의 ‘중국 온라인 마케팅 전문 계열사’다.

한 디렉터는 이곳에서 중국 내 전자상거래와 쌍방향 디지털마케팅 전략, 삼성전자 상품 프로모션 등을 전담했는데, 당시 현지에 온라인 및 소셜커머스 시장이 제대로 형성되지 않았던 점을 감안하면 관련 분야의 ‘선구자’ 격이었던 셈이다.

이어 2011년 CJ E&M 중국법인 마케팅 디렉터로 자리를 옮긴 한 디렉터는 중국 내 PR전략, 위챗ㆍ웨이보 등 소셜미디어전략 등을 수립하는데 관여하며 다시 한번 관련 역량을 키우게 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한 디렉터는 삼성전자와 CJ E&M에서 근무하면서 첨단 미디어 활용한 콘텐츠 마케팅 전략, 브랜드 커뮤니케이션 경험을 풍부히 쌓은 것으로 보인다”며 “이처럼 IT와 마케팅, 문화역량을 동시에 갖춘 인재는 국내 대기업 출신이 아니면 찾아보기가 힘든 것이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인도의 모바일 결제 플랫폼 기업 페이텀(Paytm)에 모바일 결제 서비스 사업부문 수장으로 영입된 니틴 미스라 전(前) 삼성전자 최고 중역(Senior executive) 역시 ‘타이젠’이라는 운영체제(OS)를 독자 개발한 삼성전자의 혁신 DNA를 경험한 점을 높이 평가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인재 영입 넘어 “직접 삼성전자에서 일 배우고파” 간청도=한편 최근에는 코리안 리더십을 영입하는 것을 넘어, 국내 대기업에서 직접 발로 뛰며 일을 배우고 싶다는 의사를 표현한 유명 스타트업의 창업자도 등장했다. ‘제2의 샤오미’로 불리는 중국의 스마트폰 제조사 원플러스의 공동 창업자 칼 페이(Carl Pei)는 최근 자신의 블로그에 “삼성에서 성공적으로 사업을 성장시키고 운영하고 조직시키는 방법을 배우고 싶다”며 “삼성전자에서 인턴으로 일하고 싶다”는 희망을 강하게 피력했다.

칼페이는 신제품 ‘원플러스2’의 배송차질을 겪으며 한계를 느꼈고, 이 같은 ‘자원 관리’에 대한 경험을 쌓을 최적의 기업으로 삼성전자를 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칼 페이는 해당 글에서 “삼성은 77년전에 설립됐고 수억개의 휴대폰을 전세계에 다양한 판매유통을 통해 유통하고 있다. 문제를 가장 빨리 개선하기 위해 도와줄 수 있는 곳을 생각했는데 가장 먼저 떠오른 곳이 삼성전자였다. 그들의 운영 방식을 존경한다”고 밝혔다.

이슬기ㆍ권도경 기자/yesye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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