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 살고 있는 직장인 윤세준(가명)씨는 최근 치과에서 신경치료를 받고 있다. 신경치료로 치과를 자주 내원해야 하기에 야근을 하지 못해 상사들의 눈치를 받기 일쑤다. 그런데도, 통증이 그다지 나아지는 기미가 없어 걱정스럽다.
이 때 신경치료를 받았던 지인에게 들었던 말이 뇌리를 스쳤다. 신경치료 받을 때는 일반 치과보다 치과 내에서도 보존과 전문의에게 받아야 한다는 말이었다.
우리는 흔히, 치아문제가 있으면 ‘치과’로 통틀어서 진료를 받고 있다. 하지만 치과 내에서도 각 전문의가 존재하고, 치과 의사중에서도 구강악안면외과, 보철과, 교정과, 소아치과, 치주과, 보존과, 구강내과, 구강악안면방사선과, 구강병리과 등 다양한 전문과목이 있다.
해당 전문과목을 수련하고 그 자격을 인정받는 사람이 “전문의”라는 타이틀을 가질 수 있으며, 일반 치과 의사보다 분야별 노하우가 깊다고 할 수 있다. 우리나라는 2014년 기준으로 전체 약6.4%의 소수만이 치과전문의 자격을 가지고 있다는 통계가 나왔다.
그렇다면, 이 중에서도 ‘보존과’는 어떤 분야인 것일까?
보존과는 치수(신경)을 중점으로 치료하는 곳으로,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충치(치아우식증)와 더불어 신경치료, 치근단절제술, 치아재식술에서 탁월한 실력과 노하우를 보여줄 수 있는 분야이다. 뿐만 아니라, 보존과 전문의는 ‘어떻게든 자연치아를 살리려 노력하고 애쓰며, 발치를 쉽게 권하지 않는다는 것이 공통점이다. 신경치료가 자연치아를 살리려는 마지막 시도이자 치료이기 때문이다.
치아에서 신경은 기본적이면서도 중요하다. 치아는 신경으로 감각을 느끼며, 신경관을 통해서 치아에 혈액과 영양을 공급받는데, 충치가 생기면 신경이 감염이 되고 이를 제거해야만 한다. 이 때 신경치료는 감염된 신경조직을 제거하고, 소독 후 치아뿌리와 신경관의 빈 공간을 생체 적합한 약재로 채우는 과정을 말한다.
더 나아가 재신경치료는 신경치료를 받았지만 통증이 지속되거나, 뿌리 쪽에 염증이 생긴 경우이고, 치근단절제술은 치아의 뿌리 끝부분의 잇몸뼈에 염증이 생겼을 때, 신경치료는 낫지 않는 경우다. 또 치아재식술은 치근단절제술로 접근이 어렵거나 치아 뿌리 쪽 염증의 정도가 심할 때 해당 치아를 발치하고 뿌리 끝부분의 염증을 제거, 치료한 다음 치아를 다시 심는 수술이다.
위와 같은 신경치료는 좁고 미세한 부위를 정확히 진단해야 한다는 게 관건이다. 치아내부의 신경과 조직세포는 우리의 육안으로 확인할 수 있는 게 2mm이내라는 점을 봤을 때 한계가 따르기 마련이고, 이의 대안이 ‘미세현미경’이다.
미세현미경은 최첨단 광학 첨단장비로써, 최대 25배까지 확대 되어 눈으로 볼 수 없었던 환부까지 보여줌에 따라 보다 더 정교하게 진단과 치료가 가능하게 되었다.
이 같은 미세현미경은 그 동안 신경치료를 했지만 알 수 없는 통증에 시달리거나, 신경관이 막혀있는 경우 정도에 따라 신경치료가 불가능하다는 진단을 받아도 살릴 수 있고, 의료진에게도 정확한 진단과 보다 더 능숙한 치료가 가능하다는 점에 있어 획기적인 장비가 아닐 수 없다.
치아 치수(신경)분야에서 인정을 받고 숙련된 노하우로 활동하는 보존과 전문의의 손길과 사람의 한계를 뛰어넘어 매우 좁은 부위를 정확하게 보여주는 미세현미경의 콜라보레이션은 그 어렵다는 신경치료의 성공률을 높이는 데 큰 기여를 하고 있음이 분명하다.
서울 마포구 한그루치과병원 윤범희 원장은 “치아의 기능과 심미성을 모두 통틀어 봤을 때 신경치료는 근본적인 접근 방법이다. 그렇기 때문에 신경치료로 치과를 선택할 때, 치료를 담당하는 전문의의 분야를 확인해 보는 것이 좋고, 또한 신경치료의 풍부한 임상경험, 고난이도의 치근단절제술, 치아재식술 또한 무난하게 수술 가능한지의 여부, 병원내의 첨단장비 유무를 확인해서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