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불안에 관광객 급감 ‘울상’
치안·테러위협보다 쓰레기 몸살
[요르단=김아미 기자] 한 해 관광객이 100만명에 달했던 요르단. 최근 관광객 수가 70% 가까이 급감했다. 요르단 최고 관광지인 페트라만 해도 예전에는 5000명 쯤 되던 관광객이 요즘은 200~300명 밖에 되지 않는다는 게 현지 관광업계 관계자들의 말이다.
이렇게 된 데에는 여러 가지 원인이 있다. 무엇보다도 중동 불안이 가장 크다.
요르단은 북쪽으로 시리아, 동쪽으로 이라크, 서쪽으로 이스라엘을 국경에 맞대고 있다. 국민 90% 이상이 이슬람교(수니파)를 믿는 왕정국가이면서 친미, 친이스라엘을 표방하고 있는 요르단이지만, 중동 정세로부터 자유롭지 않은 건 사실이다.
오늘날 유럽을 넘어 세계 전역에 난민 사태를 일으킨 이슬람 급진 수니파 무장세력 IS(이슬람국가)의 위협도 상존하고 있다. 올해 초 요르단 공군 조종사 한 명이 IS에 의해 숨진 일도 있었다. 요르단 전체 인구 700만명 중 시리아에서 온 난민만 120만명에 달한다.
그러나 막강한 경찰력을 갖추고 있어 범죄율도 낮고 안전한 편이라고 요르단 내 한국 교민들은 말한다. 특히 알카에다 테러 정보를 사전에 입수해서 차단할 정도로 정보력이 탄탄하다고 얘기한다. 밤거리를 혼자 다니는 등 돌출행동(?)을 자제한다면 여행하기에 위험하지 않다는 것이다.
요르단 사람들은 지나칠 정도로 친절하다. 그들에게 경계심 같은 건 찾아보기 힘들다. 낯선 동양인 관광객들을 보면 서슴없이 휴대폰 카메라를 꺼내 함께 사진찍는 걸 즐긴다.
암만 시타델에서 만난 한 독일인 노부부는 “휴가지로써 요르단이 매력적인 이유는 언제 어디서든 친근하고(Friendly) 남을 잘 돕는(Helpful) 요르단 사람들이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사실 치안이나 테러 위협보다 더 큰 문제는 환경 문제다. 그 중에서도 사해 수량 감소가 대표적이다. 자연적인 증발도 원인이지만, 댐 건설 때문에 바닷물 유입이 눈에 띄게 줄어들고 있다. 소금, 머드팩 등 무분별한 사해 프로젝트 개발로 인한 오염 문제도 있다.
쓰레기 문제도 간과하기 힘들다. 암만에서 남쪽으로 이어지는 왕의대로(King‘s Highway) 양 옆으로 비닐봉지, 플라스틱, 폐타이어 등이 수북하다. 사막에서 버려지는 쓰레기 문제는 더 심각하다. 쓰레기는 쓰레기통에 버리는 문화에 대한 인식이 정착되지 않은 탓이다. 정부의 적극적인 정책이 필요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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