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유철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1일 오전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와 이종걸 원내대표에게 이날 중 선거구 획정 관련 ‘2+2’ 회담을 하자고 공식 제안했다. 원 원내대표는 “책임감 있게 여야 정치권이 총선에 대한 기준을 제시하고 획정위에서 획정할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 도리”라며 야당에 제의를 수용할 것을 촉구했다.
여당이 제안한 ‘2+2’ 회담은 여야 대표와 원내대표, 정치개혁특별위원회 양당 간사가 배석해 전체 지역구ㆍ비례대표 의석수 등을 놓고 논의하기 위한 만남이다. 이 자리에서는 여야가 잠정적으로 ‘의원정수 300명을 유지한다’고 합의한 것에 대한 추가적인 의견 교환도 이뤄질 것으로 알려졌다.
이학재 새누리당 의원은 원 원내대표의 제안에 대해 “2일은 획정위에서 지역구 선거구수를 발표하겠다고 예고한 날로 하루밖에 시간이 남지 않았다”며 “(획정위에서) 기준안을 발표할 때까지 정치권에서 아무런 기준을 제안하지 못한 것은 정치권의 책임을 방기하는 것이기 때문에 야당 지도부를 상대로 다시 한 번 논의를 제안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종걸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는 원 원내대표의 제안을 단칼에 거절했다. 그는 “유승민 새누리당 전 원내대표 때 있던 청와대의 팔 꺾기, 청와대 휘하에 들어간 새누리당 모습이 재연되고 있다”며 “그런 상태에서 원내대표와 당 대표를 포함한 ‘2+2’ 회담을 하자는 것은 쌩뚱 맞은 제안”이라고 지적했다.
유은혜 새정치민주연합 대변인도 이날 국회브리핑에서 “새누리당은 새로운 회담을 제안할 게 아니라 양당 대표 간 합의를 지키려는 의지를 보이는 게 순서”라며 “문재인 대표는 국군의 날을 맞이해 대전에, 오후에 부산 국제영화제 일정을 소화하기 위해 외부 일정 중인데 이미 공개된 일정을 고려하지도 않고 언론플레이하는 것도 경우 없는 일”이라고 비난했다.
새누리당은 바로 반격에 나섰다. 유의동 새누리당 원내대변인은 “이 긴박한 시국에 영화제 참석을 이유로 회담에 참석하지 못하겠다는 새정치민주연합이야 말로 어처구니없는 것 아닌지 되묻고 싶다”고 응수했다.
양당 대표들도 ‘2+2’ 회담의 가능성을 두고 상반된 의견을 내놨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같은 날 오후 지역구 사수를 위해 농성에 돌입한 농어촌 지역 국회의원들을 만난 자리에서 “(야당의) 거부라기보다는 문재인 대표가 오늘 국군의 날 행사로 계룡대에 갔고 또 부산 의원으로서 부산영화제에 가 있어 오늘 밤늦게 올라온다고 연락이 왔다”며 “(회동이 열릴) 가능성이 있다. 한번 만나서 얘기하자고 말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는 “앞으로 여야 간 ‘2+2’ 회담을 통해 무언가를 합의하면 그 합의가 틀림없이 이행될 것이라는 청와대의 보증이 필요한 것 아닌가”라며 “엊그제 여야 대표가 안심번호 국민공천제를 합의했는데, 돌아서자마자 새누리당이 합의를 뭉개고 있다”고 반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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