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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선정성 논란 타이완 명물 ‘베텔넛 걸’ 퇴출 위기
[헤럴드경제=강문규기자] 아찔한 노출의상에 진한 화장을 한 채 업소를 방문한 남성들에게 빈랑나무 열매(betel nut)를 판매하는 여성들 타이완 관광명물 ‘베텔넛 걸’이 퇴출 기로에 섰다.

정부는 이들의 의상과 화려한 네온 부스, 밀착 호객행위 등 영업 행태가 미풍양속을 해친다며 점점 제재를 가하고 있는 데다, 이들이 파는 빈랑나무 열매가 구강암 등 질병을 유발할 수 있다는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 한 형편이기 때문이다.

1990년대 한껏 전성기를 타이완의 명물로 자리잡아온 베텔넛 걸들이 연출해온 요란한 풍경도 점차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질 것으로 관측된다.


1990년대 전성기를 맞아 대만 주요 도로를 따라 많게는 약 6만 곳이 운집하기도 했던 판매점들. 주 고객층은 승용차나나 오토바이를 탄 남성운전자로, 그들은 차 안에서 열매를 주문하고 여성들은 열매와 ’미소‘를 함께 서비스한다.

남성들에게 인기인 이유는 여성들의 노출의상도 한몫하지만, 열매는 대만에서 ’발기부전 치료에 사용‘되고 있기 때문이다.

열매를 반으로 쪼개 담뱃잎과 계피, 소석회, 향료를 넣은 이 열매는 관광 가이드에 세계에서 4번째로 인기 있는 향정신성 물질로 소개되고 있다.

열매는 대부분 형편이 어려운 여성들이 판매하고 수입은 대만 대졸 초임을 웃돌아 한 지역에 많게는 약 6만여 곳이 모여 있다고 한다.


타이완 정부는 ‘여성을 보호하고 그 수를 줄이기 위해’ 엄격한 복장규제를 실시했다. 가슴과 엉덩이 노출을 금지했고 최근에는 배를 가리는 것도 검토 중이다.

경쟁이 치열한 곳은 베텔넛 걸들의 의상 노출 경쟁도 심한 게 사실이다. 전문직 코스프레는 물론, 수영복을 넘어 란제리, 속옷 차림으로 호객하는 이들도 있다. 팬티 정도는 쉽게 드러내놓고 영업한다.

타이완 정부는 또 수도 타이페에서 영업을 금지하는 것을 시작으로 점차 확대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열매를 판매하는 한 여성은 “분명 노골적인 노출로 손님을 끌어모으는 곳도 있지만 해변이나 길거리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옷이 대부분이고 이전부터 한 일을 이제서야 제재하는 것은 이해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베텔넛은 구강암의 원흉으로도 지목된다. 매년 대만 남성 약 5400명이 구강암과 전암병변에 걸리고 있는 데 이 중 열매를 씹어 발병하는 경우가 80~90%로 알려졌다.

이에 대만 정부는 공급을 차단하기 위해 나무와 열매를 없애려고 농부들에게 보조금을 지급하는 등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mkka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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