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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슈퍼리치] 억대연봉 받는 억만장자 ‘하인들(?)’의 세계
- “억만장자 개인비서 기본급 기준 1.6억∼2.7억원”
- 패리스 힐튼 발가락 주물러주던 비서 킴 카다시안 700억원 자산가
- 리카싱 혼잣말듣고 투자한 운전기사 퇴직 후 30억원대 부호로 거듭나

[헤럴드경제=슈퍼리치섹션 천예선ㆍ윤현종 기자] 슈퍼리치의 ‘개인비서(Personal Assistant)’도 그들 만큼은 아니지만 억대연봉을 받고 있는 고소득자다. 사업 등으로 바쁜 부호들의 곁을 챙기며 잡다한 일을 하다 보니 이들의 일도 일종의 ‘전문성’이 요구된다. 해외엔 비서나 집사를 육성하는 교육기관도 생겨났다. 비서 출신 백만장자(밀리어네어)나 유명인도 있다. 잘 드러나지 않았던 슈퍼리치 개인비서의 세계를 알아봤다.


▶억만장자 개인 비서는 백만장자? = 자산 10억달러(한화 약 1조1000억원) 이상 가진 빌리어네어의 개인비서 몸값은 어느 정도일까.
글로벌 서비스업계에서 20년간 잔뼈가 굵은 ‘더 셀러브리티 퍼스널 어시스턴트 네트워크(The Celebrity Personal Assistant Network)’ 창립자 브라이언 대니얼은 “빌리어네어의 개인비서 급여는 기본급 기준 연 15만∼25만달러 수준”이라고 말한다. 

최소 연봉이 우리돈 1억6500만∼2억7500만원 정도 되는 셈이다. 기타 추가 근무에 따라 더 많은 수당을 보너스로 받기도 한다. 빌리어네어의 개인비서로 10∼15년 정도 일하면서 돈을 차곡차곡 모으면 백만장자 반열에 오를 수도 있다.


억만장자의 수가 세계에서 두 번째로 많은 중국도 ‘황제대접’을 받으려는 부호들의 수요가 커져 고급 집사의 몸값이 센 편이다. 중국에서 취업한 유럽인 집사의 연 수입은 10만달러(한화 약 1억1000만원)에 달한다. 중국인 집사도 1년에 최소 2만달러(2200만원)정도 받는다. 중국 대졸자 평균 연봉(8만3000위안ㆍ약 1500만원)보다 40% 이상 높다.

지난해 중국에 분교를 세운 국제버틀러(집사)아카데미의 로버트 웨네케스 회장은 “최근 중국의 한 회사로부터 15명의 집사를 소개해달라는 요청을 받기도 했다”고 말했다. 

부자 개인비서들의 평균연봉을 봐도 일반 근로자보다는 높은 편이다.
세계 각국 인력시장 리포트를 제공하는 ‘페이 스케일 (Pay Scale)’에 따르면 부호들 개인비서 수요가 많은 미국의 경우 1인당 연봉총액은 지난해 11월 기준 최고 6만1733달러(한화 약 6770만원)라고 밝혔다. 

경력 기준 상위 10% 내에 드는 숙련자는 당연히 더 받는다. 총 연봉은 최고 7만5804달러(8310만원)까지 뛴다. 2013년 기준 미국 근로자 1인당 평균 임금총액(4만4900달러)보다 70% 가까이 많다.

▶글로벌 집사 양성 아카데미, 하루 수업료만 30만원=이 직업은 고수입이 보장되고 전문성을 지닌 탓에 ‘부자비서’만 따로 양성하는 전문 교육기관도 보편화돼 있다. 

‘모던 버틀러스(Modern Butlers)’가 대표적이다. 모던 버틀러스는 호주ㆍ캐나다ㆍ네덜란드ㆍ영국ㆍ미국 등 5개국에 9개 교육 기관을 갖고 있다.
여기에 속한 학교들은 소수정예 교육을 지향한다. 이론과 실무교육, 인턴십 프로그램까지 갖췄다. 



마약을 복용하거나 범죄에 연루된 사실이 없는지, 집사로서 일한 경력은 얼마나 되는지 엄격한 선발 기준으로 입학 자격자를 뽑는다. 이를 통해 선별된 인원은 집사의 기본예절부터 기업ㆍ호텔ㆍ병원에서의 고객 응대 방식까지 교육받는다. 실무 교육도 고급 음식 요리ㆍ청소부터 개인 부동산 관리와 요트 운전법까지 다양하다.

교육을 마친 이들은 실습과 인턴십을 거쳐 채용된다.
수업료도 상당하다. 모던 버틀러스에 속한 네덜란드의 ‘버틀러 스쿨 (Butler scholol)’의 경우 8주 교육과정에 수업료는 1만3750유로다. 하루 255유로 정도로 우리 돈 30만원가량이다.

▶돈 벌고 유명세…부자 곁에 있어 가능? = 빌리어네어 개인비서들은 몸값만 높은 게 아니다. 일부는 부자 곁을 지킨 덕에 수십억대 자산가가 되거나 덩달아 유명해지기도 한다.
24일 현재 자산 315억달러를 보유한 홍콩 최대 부호 리카싱(李嘉誠) CKH홀딩스(옛 청쿵그룹) 회장의 운전기사가 대표적이다.

지난해 11월 중국 봉황망(鳳凰網)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30년간 리카싱 밑에서 근속한 운전기사가 퇴직했다. 리카싱은 성실히 일해 온 기사와의 이별을 아쉬워하며 그에게 200만홍콩달러(2억8300만원)짜리 수표를 건넸다. 하지만 당사자는 손사래를 치며 받지 않았다고 한다.

리카싱 CKH 회장

이에 리 회장은 깜짝 놀라 “월급 5000홍콩달러(70만원)로 살던 사람이 왜 큰돈을 거절하는 거요?”라고 물었다. 이 기사는 “회장님이 차 안에서 토지 매입을 주문하는 전화를 하실 때마다 저도 땅을 조금씩 사 두었습니다”며 “그렇게 번 돈이 2000만홍콩달러(28억3000만원) 정도 됩니다”고 말했다.
그는 부동산 투자에 뛰어난 안목을 지닌 리 회장을 수행하며 많은 투자정보를 듣고 배울 수 있었던 것이다.

비슷한 사례가 또 있다. 유명한 모델이자 배우인 킴 카다시안도 ‘힐튼 상속녀’로 유명한 패리스 힐튼의 개인 비서로 일한 경력이 있다. 카다시안은 패리스 힐튼의 명성, 그리고 변호사인 아버지의 후광을 입고 할리우드 스타로 자리매김할 수 있었다. 현재 킴 카다시안의 순자산은 8500만달러(1017억원)에 달한다. 1년에 2500만∼3000만달러(299억∼359억원)를 벌고 있다.

▶대중에 공개된 ‘부자비서’의 세계=언론 등을 통해 실제 대중에게 알려진‘부자비서’의 일은 광범위하다. 세계적인 전기차업체 테슬라모터스와 우주개발업체 스페이스엑스 창립자 겸 최고경영자(CEO) 엘론 머스크(보유자산 130억달러)는 사실상 ‘보모’ 역할을 해주는 비서가 있다.

엘론 머스크

할리우드 영화 ‘아이언 맨’의 모델이라 불릴 정도로 엉뚱한 성격의 엘론 머스크는 오찬 자리에서 혼자 식사를 끝내거나, 테슬라 전기차를 평하는 칼럼니스트를 무례하게 대할 때가 있다고 한다.
이때 비서인 마리 베스 브라운이 나선다. 손님들에게 “머스크가 성격이 급해 식사를 빨리 끝내는 편”이라고 양해를 구하거나, 칼럼니스트에게 무례하게 구는 ‘주인님(?)’을 꾸짖기도 하는 게 그의 몫이다.

이메일을 통한 대중과의 소통도 브라운의 일이다. 엘론 머스크가 대중에게 보내는 전자우편에서 개인비서의 이름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부자의 사업분야를 전문적으로 맡아하는 수행원도 있다. 축구광으로도 유명한 러시아 억만장자 로만 아브라모비치(자산 90억달러)의 개인 비서 마리아 그라노브스카이아가 그렇다. 

그라노브스카이아의 임무 중 하나는 아브라모비치 소유인 영국 프리미어리그(EPL) 첼시 FC의 이적시장 업무다.
1997년 대학 졸업 후 줄곧 아브라모비치의 곁을 지키고 있는 그라노브스카이아는 2010년부터 첼시FC 경영에 합류했다.
선수영입에 있어 과거 ‘낭비의 아이콘’이었던 첼시는 그의 합류 이후 효율적으로 인력을 수급하는 구단의 대명사가 됐다는 평가다. 

factis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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