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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휴가철 동물 유기 심각”…키울땐 ‘내’새끼 버릴땐 ‘개’새끼?
[헤럴드경제=정찬수 기자] 애완동물 1000만 시대. 개나 고양이 등에 대한 인식이 전보다 따뜻해진 것은 사실이지만 여전히 가족 구성원으로 받아들이기엔 멀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24일 국회 농림해양수산위원회 소속 박민수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농림축산식품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간(2010∼2014년) 유기된 애완동물의 수가 37만2767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개는 24만8263마리(66%), 고양이는 11만9701마리(32%)로 집계됐다. 


애완동물이 가장 많이 버려지는 시기는 휴가철에 집중됐다. 자료에 따르면 7~8월에 유기가 집중됐으며, 이는 한국에 국한된 것이 아닌 선진국도 마찬가지였다.

유기되는 애완동물의 경우 야생성이 없어 생존 가능성이 지극히 작다. 반려인과 친밀감이 유독 강한 개와 고양이도 마찬가지. 주인에게 버림을 받고 도로나 산에 버려진 애완동물들은 먹이를 구하지 못해 굶어 죽거나, 익숙하지 않은 도로 위에서 차에 치여 죽기도 한다.


‘애완동물과 함께 떠나는 바캉스’ 등 캠페인도 큰 효과를 거두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휴가철 버려지는 애완동물의 수가 눈에 띄게 줄긴 했지만, 여전히 연 6만 마리 이상이 버려지고 있다.

애완동물 관련 커뮤니티 네티즌들의 의견도 같은 맥락이다. 한 반려인은 유기가 급증한 장모 치와와에 대해 “TV 프로그램 영향으로 버려지는 동물들이 많다는 것은 슬픈 일”이라며 “예능 프로에 개나 고양이가 등장하면 반려인으로서 이제 불안감마저 느껴진다”고 토로했다.

다른 네티즌은 “애완동물을 유기하는 대부분은 반려인들이 아닌 유행이나 관심으로 인해 동물을 구매한 사람들”이라며 “환경이나 여건을 고려하지 않고 무작정 가족으로 들이기엔 무리가 따르는 것이 당연하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나쁜 개는 없다. 나쁜 주인만 있을 뿐”이라고 덧붙였다.

최근 한국갤럽이 진행한 설문조사에서도 반려인들의 이중적인 모습을 살펴볼 수 있다. 설문 중 ‘동물에게 생명체로서 법적 지위를 부여해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 찬성과 반대가 각각 48%, 40%를 차지할 정도로 의견이 팽팽했다.

한국갤럽은 이에 대해 “우리 사회 저변에는 여전히 동물이 사람보다 열등하며, 사람을 위해서는 희생이 불가피한 존재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고 분석하며 “동물이 생태계 구성원으로 권리를 누리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and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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