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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계의 왕실-<15> 브루나이]재산 200억弗 ‘검은 황금’의 제국…국왕 소유차만 7000대
<15> 브루나이
막대한 석유·천연가스 자원개발
1인당GDP 5만弗…오일머니 기반 복지
국왕재산 규모 세계 2위 부자 왕실
클린턴 등과 황금인맥으로 인연



브루나이는 작은 나라다. 하지만 많은 것을 가졌다. 그리고 국왕과 왕족들은 이 나라에서 가장 많은 것을 누린다.

브루나이에서 국왕은 총리이자 국방장관이자 재무장관이다. 입법부와 사법부도 국왕 아래다. 국민들의 반발은 없다. 세금이 없고, 1인당 국내총생산(GDP)은 5만 달러가 넘는다. 교육과 복지는 모두 정부가 책임진다. 현재대로면 반발할 이유가 없다.

▶지하자원은 모두 왕실 소유…재산만 200억 달러=브루나이 부(富)의 원천은 칼리만탄 북부의 해저에서 생산되는 막대한 석유와 천연가스다. 1929년부터 개발된 이들 자원은 국내총생산(GDP)의 69%, 수출의 98%를 차지한다. 왕실은 이 자원의 93%를 소유한다.

2011년 ‘타임(TIME)’지가 추정한 술탄 하사날 볼키아 국왕의 재산은 약 200억 달러(약 23조 원)이다. 세계에서 두 번째로 재산이 많은 왕실로 꼽힌다.

볼키아 국왕은 글로벌 투자가이기도 하다. 재무부 산하 투자회사를 통해 미국ㆍ영국ㆍ프랑스 등 세계 각국의 오성급 호텔 10개를 운영하는 호텔 체인을 보유하고 있다

또 캘리포니아주(州) 로스앤젤레스(LA)카운티에 있는 비벌리힐스와 벨에어 호텔도 볼키아 국왕 소유다. 비벌리힐스 호텔은 2003년부터 아카데미 시상식 전야제 행사가 열리는 곳으로 유명하다. 이외에도 브루나이에 있는 칠성급 엠파이어 호텔과 10톤에 달하는 순금사원도 모두 브루나의 왕실의 소유다.

가진 게 많은 만큼 국왕은 씀씀이도 차원이 다르다. 지난 1993년 키프로스의 한 호텔 직원들에게 ‘작은 감사’의 표시로 팁을 남겼는데, 무려 17만 달러(당시 약 1억 3600만 원)다.

또 지금은 이혼한 두 번재 왕비를 위해서 순금 10톤을 들여 사원을 짓기도 했다. 이 순금 사원 내부에는 5톤 가량의 크리스탈 장식도 있다. 분수쇼로 유명한 ‘조루둥 테마파크’ 역시 이 둘째 왕비의 생일선물로 마련한 것이다.

▶육ㆍ해ㆍ공…사치의 ‘끝판왕’=하사날 국왕은 세계에서 명차를 가장 많이 소유한 사람 가운데하나다. ‘타임’지는 하사날 국왕이 2014년 기준 소유한 명품 자동차는 약 7000여 대에 달한다고 전했다. 왕은 기분에 따라 요일별로 차를 바꿔탄다고 한다. 차종도 모터사이클에서부터 스포츠카, 호화 세단까지 다양하다.

지난 6월 볼키아 국왕은 영국을 방문해 엘리자베스2세 여왕 부부와 구르카군 영국 왕실 복무 200주년 기념행사에 참석했다. 2차 대전 후 일본군이 물러나자 영국은 브루나이를 영국의 보호령으로 만들고 네팔의 구르카족 용병을 고용해 치안유지를 담당케했다. [사진제공=브루나이 타임스(Brunei Times)]

자동차 외에도 비행기에도 관심이 많아 보잉747기도 구입했다. 구매한 보잉기는 프랑스 공예예술의 명가인 라리크(Lalique)의 크리스탈 마감재를 입히고 내부는 금으로 도배했다. 꾸미는 데만 1억 2000만 달러를 들였다고 한다.

이외에도 에어버스340기를 비롯한 16개의 전세기와 2대의 헬리콥터를 보유하고 있다. 금을 좋아해 왕궁 거실 카펫에는 금가루를 뿌리고 보석을 박았다. 

클린턴 재단에 후원해온 하사날 볼키아 브루나이 국왕과 빌 클린턴 전 대통령

한편 국왕의 동생인 제프리 볼키아 왕자는 투자청장과 재무장관 재직 시절 148억 달러를 횡령했다는 혐의로 2007년 전 재산을 압수당했다. 압류된 재산은 약 2억 달러 상당으로, 다이아몬드 5개와 고급차 1700대, 대형 요트, 프랑스 플라자 아테네 호텔, 피카소 등의 명화 100점 등이다.

인맥도 돈으로=하사날 볼키아 브루나이 국왕은 미국 정치인들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특히, 클린턴 미국 전 대통령과는 각별한 사이다.

인맥의 중요한 에너지는 돈이다. 그는 지난 2002년 클린턴 전 대통령이 운영하는 클린턴재단에 수 백만 달러를 후원했다. 이 후원금은 이후 아킨소 주에 클린턴 대통령 도서관을 착공하는 데 쓰였다.

클린턴 전 대통령과 하사날 국왕의 첫 만남은 일반 외교행사에서 이뤄진 것으로 알려져 있다. 2000년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담에서도 클린턴 전 대통령은 브루나이 왕실이 운영하는 칠성급 호텔인 엠파이어호텔 스위트 룸에 묵었다. 클린턴 전 대통령은 2005년 하사날 국왕의 기부에 감사를 표하기 위해 브루나이를 개인적으로 방문하기도 했다.

브루나이 왕실의 인연은 빌 클린턴에서 멈추지 않는다. 1995년 하사날 국왕의 50세 생일파티에는 팝의 황제 마이클 잭슨을 비롯해 찰스 왕세자 등 세계 각국의 유명인사가 자리를 빛냈다.

2013년 할리우드 스타 린제이 로한이 브루나이 왕위 서열 3위인 하지 압둘 아짐 왕자의 신년 생일 파티에 초대받아 런던 호텔에서 데이트를 즐겼던 사실도 드러났다. 당시 초대 비용은 약 10만 달러(한화 약 1억 원)에 달했다.

석유를 계기로 친분을 쌓게 된 인연도 존재한다. 영국과 네덜란드 합작회사 로열 더치 쉘의 최고경영자(CEO) 벤 반 뷰어든과는 브루나이산 원유와 액화천연가스(LNG)를 거래하며 친밀해졌다. 지난 4월 아짐 왕자의 결혼식 당시 뷰어든은 50만 달러 상당의 선물을 전달했다.

문재연 기자/munja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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