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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교황 직접 영접...오바마의 정치학
’정치적이지 않게 정치적 효과를 거둬라‘

프란치스코 교황의 방문을 맞이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숙제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기후 변화 대응과 쿠바와의 관계 회복에 있어 공화당의 반대에 부딪히고 있는 오바마 대통령이 교황이 자신과 같은 생각을 갖고 있다는 점을 부각시키는데 초점을 맞출 것”이라며 23일 이 같이 보도했다.

환경론자인 프란치스코 교황과의 대화는 기후변화 대처를 정부 어젠다로 추진 중인 오바마 대통령의 주장에 설득력을 높여줄 가능성이 크다.

쿠바와의 관계와 관련해서도 교황은 양국 화해 과정에서 두 나라 정상에게 서한을 보내고, 양국 대표단을 바티칸으로 초청해 국교정상화 협상의 돌파구를 마련하는 등 주요한 역할을 했던 만큼 오바마 대통령의 지원군이 돼 줄 것으로 보인다.

최근 미국이 2016년에 시리아 난민 1만명을 추가로 받아들이고, 2017년까지는 수용 난민 수를 3만명 늘려 총 10만명을 받아들이기로 결정한 것 또한 교황과의 만남을 좀 더 부드럽게 만들 수 있는 요소라고 WSJ는 전했다.

그러나 백악관의 입장에서 교황 방문이 마냥 기회이기만 한 것은 아니다. 교황 방문을 유리하게 활용하면서도 자신이 정치적 수단이 되길 원치 않는 교황의 뜻과 어긋난 행보를 보여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공공선을 위한 가톨릭 연합’의 크리스토퍼 해일 전무 이사는 “교황은 어젠다를 밀어 붙이기 위한 정쟁의 불씨가 되는 것에 강한 혐오감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조지타운 대학교 내 한 가톨릭 단체의 존 카 책임자도 “누구든 교황을 이용하려고 하는 사람은 실망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렇듯 민감한 부분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할 경우 교황의 방미는 오바마 대통령에 독이 될 수 있다. 낙태 문제와 동성애자들의 권리 문제 등 오바마 대통령과 교황이 입장 차이를 보이고 있는 사안들도 존재하는데, 자칫 이런 부분만 부각시키는 계기가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수민 기자/smstor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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