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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예인 ‘아트테이너’ 전성시대
조영남, 신정아씨와 함께 전시회
하정우·이현우 등 꾸준한 활동
가수 솔비·이혜영도 각각 개인전
‘신선하다 vs 상업적’ 평가 갈려



배우, 가수 등 연예인들이 잇달아 미술 전시를 열고 있다.

전업 연예인들이 이른바 ‘아트테이너(Art+Entertainer)’라는 이름으로 예술활동을 하는 게 처음은 아니지만, 최근의 경향은 신작앨범 홍보 등을 위해 미술을 적극적으로 끌어안는 모양새다. 미술 전공자부터 비전공자까지 작가 스펙트럼도 다양하다. 연예인 작가 전성시대로 불릴 만 하다. 이에 대한 미술계 평가는 찬반이 엇갈린다.

▶1세대 아트테이너는 조영남=시작은 가수 조영남이었다. 1973년 첫 개인전을 연 이후 40년 넘게 활발하게 작품활동을 하고 있다. 올 5월에는 신정아 전 성곡미술관 큐레이터와 손잡고 전시를 열었다. 경기도 부천 석왕사에서 열린 ‘조영남이 만난 부처님’전이다. 학력위조 파문, 유력 정치인과의 스캔들로 미술계와 정계를 떠들썩하게 했던 신정아씨와의 만남이라 더욱 화제가 됐다. 조영남은 신 씨와 한차례 더 전시를 기획 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배우 하정우와 가수 이현우, 나얼 역시 꾸준히 미술 작업을 해 오고 있는 아트테이너들이다. 하정우는 올해 3월 미국 로스앤젤레스 한인타운 갤러리에서 한 차례 개인전을 열었다. 이현우와 나얼은 미술 전공자다. 이현우는 뉴욕 파슨스디자인 스쿨에서 시각디자인을 전공했고, 나얼은 계원예대 매체회화과와 단국대 서양화과를 거쳤다. 이들은 미술학도를 꿈꾸다가 ‘우연히’ 가수가 된 케이스다. 이현우는 지난해 12월에, 나얼은 올해 4월에 각각 진화랑(서울 종로구 효자로)에서 개인전을 열었다. 두터운 팬층을 형성하고 있는 이들의 작품은 각종 그룹전과 아트페어에도 출품되고 있다.

미술관으로 들어온 지드래곤…솔비, 이혜영까지=아트테이너 스펙트럼이 확장된 계기는 지드래곤이었다. 


올해 6월 서울시립미술관에서 열렸던 지드래곤 전시 ‘피스마이너스원’은 논란을 불렀다. 지드래곤 솔로앨범과 동명인 피스마이너스원 전시는 현대미술가들과의 협업을 표방했지만, 정작 지드래곤 자신이 작가로서 보여준 결과물은 미흡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소속 연예기획사인 YG엔터테인먼트가 거액을 투자하는 등 오히려 기획사가 전시를 주도했다는 인상을 남겼다.

가장 최근 이슈가 된 건 솔비와 이혜영의 전시다. 각각 서울 평창동 가나아트센터 ‘언타이틀드(Untitled Warehouse)’에서 개최, 혹은 개최 예정이다.

가수 솔비는 본명 권지안의 이름으로 두번째 개인전을 열었다. 무대 위에 캔버스를 펼쳐 놓고 음악에 맞춰 온몸으로 물감을 찍는 퍼포먼스형 회화에는 ‘트레이스(Trace)’라는 작품명이 붙었다. 이 역시 가수 솔비의 새 음반 타이틀이다.

사업가로 변신한 가수 겸 배우 이혜영도 조만간 전시를 연다. 가족, 반려견 등을 형상화 한 작품 20여점을 선보인다. 미술을 전공하지 않은 솔비, 이혜영 모두 미술을 통한 ‘치유’의 경험을 관객들과 나누고 싶다고 밝혔다.

▶“신선한 자극” vs “상업화 우려”=미술계 평가는 신선한 자극이 된다는 쪽과 지나친 상업화를 우려하는 쪽으로 엇갈린다.

솔비 전시를 기획했던 이정권 전 서울옥션 프린트베이커리 마케팅총괄은 “기존 화가들처럼 붓을 잡고 그리는 게 아니라 카메라를 보고 노래하고 춤추는 것을 그림으로 만드는 방식이다. 많은 미술계 관계자들이 새로운 시도라며 응원을 보내 왔다”고 말했다. 팝아트 장르를 차용한 솔비 작품들은 전시회 이후 대부분 팔려 나갔다는 후문이다.

한국미술경영연구소장이자 미술평론가인 김윤섭 씨는 “장르간 융합이 활발해지면서 대중문화가 미술을 단순히 장식용(Decoration)이 아닌, 중심 테마로 차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면서 “이제 미술도 주변 장르와 경쟁을 해야 하는 시대에 왔다. 미술 외부로부터의 자극이 미술계 전체에 긍정적인 시너지를 낼 수 있도록 끌어안아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지나친 상업화와 일회적인 쏠림 현상을 경계하는 목소리도 있다.

지드래곤 전시와 관련해서 한 미술계 관계자는 “시민 세금으로 운영되는 공립미술관에서 어떠한 명분으로 대중가수가 전시를 열게 됐는지 의문”이라면서 “이러한 상업적인 전시가 미술적 담론을 형성할 수 있을지 미지수”라고 말했다.

김아미 기자/amig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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