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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폭스바겐 美 판매중단…바짝 쫓기던 현대ㆍ기아차 '횡재'
[헤럴드경제=정태일 기자]세계 자동차 판매 2위 업체 폭스바겐이 미국 시장에서 50만대에 가까운 자동차에 대해 연비를 부풀렸다는 의혹을 받으며 20조원 이상의 벌금을 물게 될 위기에 처한 가운데, 이번에는 자체적으로 미국에서 디젤차 판매를 중단키로 결정했다.

여기에는 폭스바겐의 주력 엔진인 2.0리터 TDI가 장착된 골프, 파사트 등이 포함돼 있어 미국 시장에서 10위권에 드는 폭스바겐의 판매실적에 막대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반대로 폭스바겐에 바짝 쫓기는 현대차와 기아차는 폭스바겐 판매중단에 따른 반사이익을 얻어 이번 ‘연비리스크’의 최대 수혜자가 될지 주목된다.

21일 미국 자동차 전문 매체 오토모티브 뉴스에 따르면 올해 1~8월 누적 기준 폭스바겐은 미국 시장에서 40만5202대를 판매해 3.5%의 점유율을 기록해 전체 9위에 올랐다. 

폭스바겐 바로 위로 42만6160대를 판매한 기아차가 3.7%로 8위이고, 현대차는 51만4175대를 판매해 4.4%의 점유율로 7위를 기록 중이다. 

현대차의 신형 투싼

이처럼 미국 시장에서 폭스바겐은 지난달까지 기아차와 현대차를 바짝 쫓고 있다. 점유율 차이도 기아차와 0.2%포인트, 현대차와 0.9%포인트밖에 나지 않는다.

하지만 폭스바겐은 이번에 연비 논란으로 주력 모델 판매를 중단시키면서 현대ㆍ기아차를 추격할 동력을 상실하게 됐다. 신형 아반떼, 신형 K5 등 신차들을 대대적으로 미국에 출시할 계획을 갖고 있는 현대ㆍ기아차로서는 폭스바겐이 주춤하는 사이 미미한 차이밖에 안 났던 점유율을 벌릴 기회를 얻게 된 셈이다. 

폭스바겐의 주력 모델 중 하나인 골프

특히 폭스바겐이 그동안 강조했던 ‘클린 디젤’ 이미지가 실추되면서 이는 장기적으로도 폭스바겐에 악재가 될 가능성이 높다. 폭스바겐은 독일에서 열리는 ‘2015프랑크푸르트모터쇼’에도 친환경 기술을 대대적으로 홍보했지만 미국 내 연비 문제로 쓴맛을 보게 됐다.

앞서 현대ㆍ기아차도 2012년 11월 연비를 과장해 표기했다는 의혹에 미국 환경청의 조사를 받아 작년 1억달러(당시 약 1074억원)의 벌금을 낸 바 있다. 현대ㆍ기아차는 또 미국 환경청의 권고에 따라 연비 인증시스템 개선을 위한 연구ㆍ개발에 자발적으로 5000만달러를 투자하기도 했다.

이 같은 난관을 딛고 현대차는 미국 내 모든 유럽 승용차보다 평균연비에서 앞서는 결과를 만들어냈다. 미국도로교통안전국(NHTSA)에서 공개한 연비향상 수행 보고서(December 2014 Summary of Fuel Economy Performance)에 따르면 현대차의 CAFE(Corporate Average Fuel Economy; 평균연비)는 37.3mpg(mile per gallon)으로 기록됐다. 이는 국내식 표기로 15.9㎞/ℓ 정도 된다.

미국 정부는 작년 현대차 모델에 대해 평균연비 기준치로 34.4mpg를 제시했는데 현대차가 미국에 출시한 차들의 평균연비는 이를 거뜬히 뛰어넘는 수준이었다.

독일차 등 미국 내 모든 유럽 승용차들은 모두 현대차 아래에 있었다. BMW가 35mpg로 그나마 유럽차 중에서 가장 높았고, 폭스바겐(아우디ㆍ포르셰 포함) 34.1mpg, 벤츠를 생산하는 다임러가 31.4mpg 등이었다.

이 중 BMW를 제외하고는 나머지는 미국 정부가 요구하는 수준의 기준(Standard)연비를 넘기지 못했다. 폭스바겐에 요구된 기준은 34.9mpg였지만 폭스바겐은 이에 0.8mpg가 모자란 평균연비를 기록했다.

killpas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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