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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포토에세이]금산인삼시장
[헤럴드경제=정희조 기자] 세계 최대의 인삼유통시장이 있다. 충남 금산수삼센터이다. 금산장날(2일, 7일)이 있는 날엔 전국 각지의 인삼도소매상이 집결한다. 금산인삼장은 전국 인삼 생산량의 70%를 집산, 유통시킨다. 연간 1만5600톤이 거래되고 시가로 5500억원에 달한다. 더불어 비슷한 규모로 약초와 생약도 거래한다. 그 규모는 연간 1600여억원이다. 하루 인삼과 약초 거래규모는 거의 100억원에 달한다.

9월은 인삼을 수확하는 시기이다. 원래 뜨거운 여름 7월중순부터 8월까지 수확했으나 재배 기술의 발달로 수확시기가 9월 중순~10월 하순으로 늦춰졌다. 이 시기에 품앗이로 수삼을 백삼으로 가공하는 인삼껍질 벗기기 작업은 동네아낙들의 짭잘한 수익원이었다. 

전국에서 몰려온 인삼전문거래상들이 서로 흥정을 하고 있다. 여기도 역할분담이 명확히 되어있어 인삼을 포장,수송하는 전문꾼들이 있어 주문이 들어오는 대로 포장하고 나눠 전국 각지로 수송한다.
추석이 얼마 남지 않은 가운데 열린 금산장날은 선물용 고급인삼을 구입하려는 전국의 인삼도매상들로 인산인해를 이룬다. 2시간이면 모든 거래가 끝나고 이를 배달하는 화물차들이 줄을 잇는다. 정확히 10시에 셔터문을 개방하면서 거래가 시작된다. 시간을 정한 것은 좋은 삼을 선점하려는 수매업자와 원매자를 미리 빼돌리려는 도매업자의 수싸움을 막기위해서란다. 이들은 장마당으로 입장하자마자 100채 단위로 수삼이 담겨져 있는 박스를 끌고 장터로 향한다. 거래자와 주문자 육안으로 수삼에 대한 샘플검사를 하고 가격이 맞으면 주문서가 오고 가는 것으로 거래는 끝이다. 박스 하나당 400만원 정도하니까 3짝만 구입해도 1000만원이 훨씬 넘어간다. 도매는 신용이 생명, 만일 속박이(겉만 좋은 물건으로 포장한것)가 있다면 영영 거래 퇴출이다. 

금산 인근의 새말부락에서 6년근 인삼을 수확하는 할머니들. 일당 6만원에 밥,술 제공. 트랙터는 일 80만원에 빌린다. 인삼수확에도 전문성이 있어 트랙터작업이나 수거작업은 금산군의 전문가들이 한다. 관내 아주머니들은 관광버스로 외지수확을 할 때는 2박 3일씩 원정가기도 한다. 금산사람들이 전국 각지에서 인삼을 재배하고 있다. 대형재배를 하는 농민들은 년간 거래단위가 몇백억에 달한다. 인삼은 한번 재배를 시작해서 최소 8년간의 재배기간이 걸리기 때문에 생산성이 좋은 것은 아니나 아무나 재배할수 없고 목돈을 만질수 있어 유혹을 뿌리치기 힘들다.

금산 읍내의 인삼점포수는 총 900여 개 정도이나 수삼센터안에 230개가 밀집해있다. 각 점포가 1인 소유인 경우도 있지만 주주 형태로 여럿이 나눠 소유하고 각자 필요에 의해서 시간과 날짜를 달리해 분할영업을 하는 경우도 많다. 원래 재래식 삼포를 바탕으로 영업하다가 현대화된 유통시설을 구축하면서 소유형태가 바뀌었다.

인삼은 가공형태에 따라 수삼, 백삼, 홍삼으로 구분된다. 과거에는 백삼(마른삼)이 주 거래형태였다. 그러나 홍삼이 전매 제한에서 풀리고 민간에서도 홍삼 가공이 가능해진 후 다양한 인삼가공제품이 나왔다. 홍삼즙, 홍삼엑기스, 홍삼절편등이다. 백삼은 원래 수삼이 저장 보관하기가 용이하지 않자 이를 가공하기 위해 전통적으로 개발된 방법이었다. 인삼 껍데기를 까고 태양에 말려 마른 삼으로 보관하였던 것이다. 다른 말로 곡삼이라고도 한다. 그러나 저온저장시설이 개발되고 홍삼제품이 민간에게 넘어가면서 그 인기를 잃었다. 그래서 요즘은 생삼인 수삼과 홍삼제품이 주종을 이룬다.
인삼튀김은 금산의 명물로 인삼에 튀김옷을 입혀 기름에 튀겨낸다. 향은 인삼향에 감자튀김맛이 난다. 금산의 인삼먹걸리와 곁들이면 일품이다.

금산의 인삼축제는 올해 벌써 35회를 맞이했다. 10월 2일부터 11일까지 축제가 열리니 한번 참여해 봄 직하다. 축제때는 먹거리도 인삼주, 인삼막걸리, 인삼튀김, 삼계탕이 주제가 된다. 쌉쌀한 인삼 특유의 식감과 향내가 술과 음식에 배어있다. 그래서 대둔산이나 무주 마이산, 덕유산등 인근 명산을 오가는 산악회버스는 꼭 금산에 들려 뒷풀이를 하고 간다. 금강 상류가 군내에 있어 인삼어죽도 명성이 있다. 금산의 인삼시장도 구경하고 건강을 지키는 힐링여행으로 인삼이 듬뿍 들어있는 음식으로 입을 즐겁게 하는것도 나쁘지 않다.

/chech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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