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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슈퍼리치] “슈퍼카가 좋아” VS “차에 왜 헛돈쓰나” 슈퍼리치들의 자동차 생활
[헤럴드경제=슈퍼리치섹션 천예선ㆍ민상식 기자ㆍ이연주 인턴기자] 슈퍼리치들의 전유물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이 저택과 슈퍼카다. 막대한 부(富)를 거머쥔 사람이 초호화 저택을 사거나 영화 속에 등장하는 슈퍼카를 사는 것을 피하기 어렵다. 특히 남성성을 더 반영하고 있는 차가 그렇다. 얼마전 124대가 넘는 슈퍼카를 보유한 것으로 알려져 국민적 화제를 모았던 삼성그룹 이건희 회장이 대표적이다. 자동차에 대한 개인적인 관심에 사업가로써의 자동차 산업에 대한 아쉬움이 더해진 결과다.

하지만 10억달러(한화 1조1700억원) 이상의 자산을 보유한 ‘빌리어네어들’이라고 해서 모두 럭셔리카를 모는 것은 아니다. 일부 갑부들은 여전히 손 때 묻고 정든 자신들의 ‘애마’에 몸을 싣기도 한다. 이른바 작은차 예찬론자들이다. 차는 그저 이동하기 위한 수단이라는 생각이 자리잡고 있다. 

부호 남성이라면 본능 일 수 있는 슈퍼카를 향한 향한 욕망, 이를 좇는 자와 내려놓은 자. 세계 갑부들의 자동차를 들여다봤다. 


차는 그저 ‘탈 것’=아마존닷컴의 최고경영자(CEO) 제프 베조스(51)는 일본차 혼다 어코드를 탄다. 게다가 1996년식이다. 이 차의 현재 가치는 4000달러(468만원)에 불과하다. 사실 그정도에 팔릴지도 의문스럽다. 베조스의 보유자산은 443억달러(52조5400억원)로 세계 부호 순위 15위인 점을 감안하면 놀라울 따름이다. 베조스는 검소함과 합리성으로 무장한 ‘구두쇠’ 경영자의 대표격이다. 그는 성공한 이후에도 라스베이거스 여행 중 1인당 5달러(5800원)짜리 게요리가 비싸다며 싼 걸 시키기도 했다. 베조스의 합리적인 경영철학은 ‘피자 2판의 원칙’에서도 드러난다. 피자 2판의 원칙은 라지 사이즈 피자 2판으로 한끼 식사를 할수 있는 사람 수는 6~10명이기 때문에 그 숫자로 팀을 이루는 것이 가장 적절하다는 것이다. 그 이상이 되면 조직은 관료화되고 창의성과 혁신성을 발휘할 수 없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 


더스틴 모스코비치(31)는 마크 저커버그(32)와 함께 세계 최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페이스북의 공동창업자다. 지금은 자신이 창업한 소프트웨어 회사 ‘아사나(Asana)’를 운영하고 있다.

우리나라라면 최고부자의 자리에 오를 만한 86억달러(10조740억원)의 자산을 보유하고 있지만, 차는 3만달러(3500만원) 수준인 ‘폭스바겐 R32’를 몬다. 서민적이다. 모스코비치는 차도 소박하지만 사무실까지는 매일 자전거로 출퇴근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항공기를 탈 때도 일반석을 이용한다. 모스코비치는 “명품 등을 갖고 있는 나를 상상해 봤지만 이것들로 인해 보다 의미있는 삶을 살수는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말했다. 그는 저커버그와 함게 재산 대부분을 기부하는 기빙 플렛지(Giving Pledge)에도 서명했다.

우리나라에는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개인 자산관리서비스 민트닷컴을 만든 아론 패처(34)는 일본차 스바루 아웃백을 탄다. 가격은 2만9000달러(3397만원). 이전 차량은 1996년식 포드 콘투어로, 주행거리는 15만마일(24만1000km)에 달했다. 아론 패처는 민트닷컴을 1억7000만달러(1995억원)에 팔아치우고 현재는 소프트웨어 회사 레오나르도(Leonardo Software)를 운영하고 있다. 그래도 그의 자산은 최소 1억달러, 우리돈 1200억원에 육박한다.

컴퓨터 회사 델(Dell)의 창업자이자 최고경영자(CEO)인 마이클 델(50)은 이미 단종된 허머(Hummer) H2를 타는 모습이 종종 포착된다. 제너럴모터스가 만든 허머 H2는 군용트럭으로 유명한 험비의 민수용 차량이다. 가격은 2만~3만3000달러(2340만~3865만원)다. 델의 자산은 192억달러로 우리돈 22조7700억원에 육박한다.

하지만 검소한 차량을 즐기는 슈퍼리치의 끝판왕은 따로 있다. 모바일 기반의 차량 예약서비스 우버의 설립자인 트래비스 칼라닉(39)이다. 아예 자가용이 없다. 그는 택시만 애용한다. 물론 예약은 100%우버를 통해서다. 우버의 서비스를 본인이 계속 체험해봐야 문제점이나 고객의 불편 사항을 알 수 있다는 지론에서다. 물론 택시비만 해도 상당한 가격이 들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 우버의 글로벌 성공으로 그의 자산은 60억 달러, 우리돈으로 7조원 정도 된다.

▶차는 남자의 ‘얼굴’=이와 달리 큰 부를 이룬 억만장자들이 럭셔리 고성능차에 관심을 보이는 경우는 많다.

세계 최대 부자 빌 게이츠(60)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주는 포르쉐 광팬으로 유명하다. 특히 ‘포르쉐 959’를 좋아했는데 이 차가 미국의 배기가스 기준을 통과하지 못하자 자신의 집 뒷마당에 수영장을 엎고 전용 서킷을 지으려고 했다가 아내 멜린다 게이츠의 반대에 부딪혀 결국 실행에 옮기지 못했다는 일화가 전해질 정도다. 게이츠가 자주 타고다니는 애마로는 ‘911 포르쉐 카브리올레(뚜껑 열리는 차)’가 있다. 가격은 12만달러선(1억4000만원)이다. 비싼 차지만 그가 세계 최고 부자임을 감안하면 크게 무리한 차로 보이지도 않는다. 그의 자산은 760억달러(90조2000억원)다.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창업자는 폭스바겐 골프 GTW 등 ‘서민차’도 보유하고 있지만, ‘도로 위 예술품’으로 불리는 파가니 후에이라(pagani huayra)를 타고 드라이브를 즐기기도 한다. 최고출력 720마력, 제로백(0→100km/h) 3.1초, 최대속도는 360km/h다. 이 울트라 슈퍼카의 가격은 130만달러(약 15억원)부터 시작한다. 저커버그는 우리돈 45조원(383억달러)의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 

톱모델 미란다 커와 열애설에 휩싸인 에반 스피겔(25) 모바일 메신저 ‘스냅챗’ 창업자 겸 CEO는 최근 이탈리아 슈퍼카 페라리를 구입했다. 스피겔에게 ‘낭비벽 억만장자’라는 꼬리표를 부치는 사람들도 있다. 변호사 부모님을 둔 유복한 가정에서 자란 스피겔은 16세 때 운전면허를 취득한 후 연비 5.9km/ℓ의 포드 대형차 에스컬레이드를 탔다. 2년 후에는 BMW로 갈아탔다. 두가지 모두 서민들이 가까이 하기엔 만만찮은 가격의 차다. 아직 25세에 불과한 ‘세계에서 가장 젊은 빌리어네어’인 만큼 차에 대한 욕망을 버리기는 쉽지 않은 모양이다. 스피겔은 스냅챗이 대박을 치면서 21억달러(2조5000억원) 자산가가 됐다.

최근들어서는 테슬라의 전기차를 애용하는 부자들도 많다.

앨런 머스크(44) 테슬라 CEO는 기본이고 래리 페이지(42)와 세르게이 브린(42) 구글 공동 창업주가 테슬라 로드스터를 탄다. 구글은 자율주행 차량 개발에 주력하며 정통 글로벌 자동차 업체에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세르게이 브릴과 래리 페이지의 자산은 각각 325억달러(38조5600억원), 322억달러(38조2200억원)다.

숀 파커(36) 파일공유 서비스 냅스터 공동 창업자이자 실시간 영상 공유 사이트 에어타임의 창업주 역시 10만달러(1억1700만원)짜리 테슬라 ‘모델S’ 소유자다. 파커는 로스앤젤레스에서 테슬라 모델S를, 샌프란시스코에서는 아우디 S5를 몰고 나와 이목을 끌었다.

이밖에 럭셔리카 수집가 래리 앨리슨(77) 오라클 CEO는 37만5000달러(4억4000만원)짜리 렉서스 LFA를 타고 등장해 화제가 됐다. 그의 자산은 472억달러(56조122억원)다.

che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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