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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보험사만 배불린 ‘휴대폰 보험’…연간 1110억 수익에 소비자는 봉
[헤럴드경제=양영경 기자] 80만원~100만원에 달하는 고가의 스마트폰 사용자가 기기 분실ㆍ파손 등에 대비해 가입하는 휴대폰 보험이 소비자에게 불리한 보상기준 탓에 가입 1년이 지나면 되레 손해를 보는 걸로 나타났다. 그러는 사이 삼성화재 등 손보사가 지난해 휴대폰 보험으로 거둬들인 수익은 1100억원을 넘는 걸로 조사됐다. 손해율(보험료 중 피해자에게 지급한 보험금 비율)이 40~60% 급격하게 떨어진 덕분이다. 휴대폰 보험이 소비자보다 보험사의 배만 불리고 있다는 지적이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유의동(새누리당) 의원이 17일 금융감독원ㆍ한국소비자원 등을 통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휴대폰 보험 보상 기준은 SKTㆍKTㆍ LGU+ 등 이동통신 3사 모두 실거래가가 아닌 출고가를 적용하고 있어 보험 가입 1년 가량이 지나 휴대폰을 잃어버리면 총 부담금액이 실거래로 구매하는 비용을 초과해 보험실익이 전혀 없는 걸로 조사됐다. 출고가 97만원짜리 휴대폰의 1년 뒤 실거래가는 45만원 정도인데, 보험 가입금액은 출고가에 맞춘 85만으로 고정돼 있어 소비자는 손해를 볼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이는 손해액 산정과 관련 ‘사고가 발생한 때와 장소의 가액에 의한다’는 상법에도 배치된다는 것이다. 


올 7월말 기준 휴대폰 보험 가입자는 총 577만명(SKT 193만명ㆍKT 309만명ㆍLGU+ 75만명)으로, 이들은 언제든 이런 불합리한 기준으로 인해 손해를 볼 수 있다.

반면 손보사들은 지난해 휴대폰 보험으로 1100억원이 넘는 수익을 올린 걸로 조사됐다. 보상한도 축소 등으로 손해율이 크게 하락하면서 이익을 불어난 것이다.

손해율은 SKTㆍKTㆍ LGU+ 등 이동통신 3사 총합으로 2013년엔 52.3%, 작년엔 62.6%에 불과했다. 2012년까진 100%를 웃돌던 게 절반 가량 축소된 것이다. KT의 2013년 손해율이 39.8%로, 지난 5년간 이동통신 3사 손해율 최저치를 나타냈다. 자동차보험의 경우 손해율 77% 가량을 이상적인 걸로 업계는 판단하고 있다. 유 의원실 관계자는 “손보사의 손해율은 낮아지고 소비자들은 보험을 통해 보상받기 팍팍해졌다”고 지적했다.

소비자들은 휴대폰 보험의 손보사를 선택할 수 없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됐다. SKT는 삼성화재와 메리츠화재, KT는 현대해상과 동부화재, LGU+의 경우 KB손해보험이 독점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SKT와 KT는 손보사 두 업체와 제휴하지만 이 마저도 통신사에 손보사를 강제 배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의동 의원은 “이통사들은 부가서비스일 뿐 수익이 나지 않는다며 개선에 무신경하고 정작 수익을 보는 손보사들은 입을 닫고 있다”면서 “휴대폰 보험은 이동통신 부가서비스이자 보험서비스로, 관할 부처가 특정되지 않아 관리ㆍ감독도 소홀한 게 현실”이라며 제도 개선을 촉구했다.

an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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