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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슈퍼리치] 자산만 600억원 … 美 슈퍼리치의 전문 공인중개사 돌리 렌즈
[헤럴드경제=슈퍼리치섹션 홍승완 기자ㆍ 이연주 인턴기자] 슈퍼리치들은 집거래를 어떻게 할까. 그들은 부동산 중개소에 직접 찾아가지 않는다. 대신 그들은 고급 주택 거래를 담당하는 브로커와 은밀하게 만난다. 브로커는 개개인의 구매자와 판매자를 만나 그들의 거래를 성사시킨다. 지난 4월, 뉴스 코프 (News Corp) CEO 루퍼트 머독 (Rupert Murdoch)은 뉴욕 맨해튼에 위치한 원 매디슨 펜트하우스(One Madison Penthouse)를 매물로 내어놓았다.


허드슨강, 이스트강,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 세계무역센터 등 뉴욕의 중심지를 한눈에 들어오는 3층짜리 펜트하우스는 애초에 그가 손님용 아파트를 목적으로 5800만달러에 구입했다. 그랬던 그가 현재 매물로 제시한 가격은 7200만달러. 1400만달러나 올려 이 펜트하우스를 팔기 위해 머독이 믿고 찾아간 브로커가 있었다. 머독이 극찬을 아끼지 않았던 이 브로커는 바로 ‘돌리 렌즈 (Dolly Lenz)’이다.

부동산 시장의 여왕…그녀의 스펙 = 그녀는 부동산 회사 ‘돌리 렌즈 부동산 (Dolly Lenz Real Estate, DLRE) LLC’를 운영하고 있다. 이 회사는 뉴욕을 기점으로 하는 고급 부지의 부동산 컨설팅, 판매 및 마케팅을 운용한다. 그녀의 브로커 경력은 25년이 넘었다. 그녀가 홀로 성사시킨 누적 부동산 거래액은 85억달러로, 한화 10조원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브로커로서 돌리 렌즈는 그 이름 자체가 명품 브랜드이다. CNBC “Secret lives of the Super Rich”를 포함, MSNBC, Bloomberg TV, “the View” on ABC 등 다수 방송에도 출연하고 있다.

그녀는 뉴욕 브롱크스에서 스페인 이민자 출신으로 뉴욕의 명문 시립대, 버룩 대학에서 회계학을 전공한 그녀는 이미 18살에 1억2500만달러짜리 거래를 성사시킨 이력이 있다. 이후 회계사로 일하다가 부동산업으로 커리어를 옮긴 후, 소더비 인터내셔널 리얼티 (Sotheby‘s International Realty), 푸르덴셜 더글라스 엘리먼 (Prudential Douglas Elliman) 등의 회사를 거쳐 현 회사를 설립하기까지 이른다. 그녀의 브로커 실적은 남다르다. 특히 2006년 한 해동안 그녀는 7억달러에 해당하는 거래를 성사시켰는데 당시 두 번째로 높게 성사시킨 에이전트에 비해 약 4배 높은 기록이기도 하다. 

돌리 렌즈의 고객들

▶ 그녀의 고객리스트는 슈퍼리치로 가득…첩보영화 뺨치는 경쟁 = 실력이 입증되자 각종 유명인사, 억만장자 등의 ‘프리미엄 고객’들도 늘었다. 앞서 언급한 루퍼트 머독은 물론, 패션계 거장 칼 라거펠트(Karl Lagerfeld), 음악계 거장 션 디디 콤스 (Sean Diddy Combs), 머라이어 캐리 (Mariah Carey), 빌리 조엘 (Billy Joel), 바브라 스트라이샌드(Barbra Streisand) 등이 이에 해당한다. 최근 2016년 대선에 출마를 선언한 도널드 트럼프(Donald Trump)와는 여러가지로 얽힌 관계에 있기도 하다. 

렌즈는 그의 크리스마스 파티에 초대받아 함께 저녁 식사하던 중 딸아이가 보는 앞에서 그에게 해고당한 적이 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트럼프는 ‘솔직히 기억나지 않는다. 그러나 나는 그녀를 매우 좋아하고, 다른 일들을 그녀에게 맡기고 있으니 이것도 좀 생각해달라’고 답했다.

이렇듯 수많은 슈퍼리치 고객들이 그녀에게로 몰리자 경쟁자들의 질투도 매우 심했다. 더군다나 다른 브로커들과 친하게 지내려고 하지도 않아, 그녀는 질투의 좋은 타겟이 되었다. 그래도 한 번 그녀는 마이클 쉬보 (Michael Shvo)라는 동료 브로커와 공동으로 일을 한 적이 있었다. 그러나 그는 후에 렌즈로부터 고소를 당한다. 고소 명목은 그녀의 고객 리스트를 훔치려했다는 점이었다. 실제로, 스테판 게인즈 (Stephen Gaines)가 쓴 책 ‘The Sky’s the Limit: Passion and Property in Manhattan’에서 렌즈는 쉬보가 자신의 사무실에 침입해 고객 정보를 빼돌리려했다고 주장한다. 쉬보는 이 이야기에 대한 반박 혹은 언급을 일절 하지 않고 있다.
 
루퍼트 머독 매물로 내어놓은 원매디슨펜트하우스. [출처: Dolly Lenz Real Estate 공식홈페이지]

▶ 억만장자를 상대하는 브로커가 되려면?…슈퍼을의 자세 = 돌리 렌즈는 억만장자를 ‘결과 중심적’이고, ‘목적이 매우 구체적이고 명확’하며, ‘자존심이 매우 높은’ 고객이라고 표현한다. 억만장자는 대개 엄청난 규모의 거래를 해온 사람들이다 보니, 돈이 걸린 거래에 대하여 더 없이 냉정하고 명확한 사람이라는 의미일터, 이러한 잣대를 만족시키려면 슈퍼을의 태도 또한 남달라야 한다.

먼저, 그녀는 억만장자가 브로커에게 6%의 수수료까지 주면서 일을 맡기는 이유를 “하나 밖에 없는 독특한 가치를 지닌 슈퍼리치 집을 가장 비싼 가격에 팔아줄 수 있는 기대감” 때문이라고 말한다. 그리고 브로커는 그 기대감을 만족시켜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자신이 약 25년간 쌓아온 노하우에 기반하여 최고급 정보를 최대한 객관적인 입장에서 내어줄 수 있어야 한다고 그녀는 말한다. 동시에 목적이 전혀 다른 바이어와 셀러와의 대립도 직면해야 한다. 

렌즈에 의하면 억만장자는 일을 맡길 때, 구체적인 자신의 거래 계획을 이미 가지고 있다. 그녀는 절대 ‘감놔라, 배놔라’의 컨설팅을 해주지 않는다. 대신 그 거래 계획의 좋은점과 나쁜점 그리고 위험성을 알려주고 결정은 고객에게 맡긴다. 만약, 자신의 경험상 고객이 결정한 선택이 안 좋다 싶으면, 그 선택의 ‘실질적 위험성’에 대해 다시 한 번 언급해주는 것이 전부이다. 

그녀는 보통 브로커들이 저지르는 실수에 대해 매우 경계한다. 거래를 성사시키는 것이 곧 실적이라고 생각하는 마인드이다. 이러한 마인드는 곧 성급하게 거래로 이어져, 고객이 실망하게 되고, 곧 자신의 신용을 떨어뜨릴 수 있다고 그녀는 경고한다. 때로는 거래를 과감하게 포기하고 고객의 자산을 지킴으로서 두터운 신뢰를 쌓을 수 있고, 이것이 장기간동안 부동산업에서 유명세를 떨칠 수 있었던 노하우라고 밝혔다. 

그녀는 워커홀릭이다. ‘저는 블랙베리를 손에 쥐고 잡니다. 제 고객 중 다수가 아시아인이기 때문이에요.’ 그녀의 사업 컨설팅은 24시간이다. 자다가도 메일이 오면 벌떡 일어나 답장을 하기 때문이다. 돌리는 “사생활의 일부는 포기했지만, 이를 통해 저는 억만장자 고객의 좋은 친구이자 능력있는 브로커가 될 수 있다”고 언급했다.

yj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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