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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D 프린팅, 산업을 바꾼다-신시장 창출 세미나] “홀씨 뿌리듯 소규모 지원…성과 낸 곳 다시 중규모 투자”
의료서비스 등 수요폭증 전망하이테크보다 파생사업 고안아이디어에 살붙이기가 관건오픈소스 기반 보급형 제작 경쟁토론 참가자들 시장 전망 엇갈려
의료서비스 등 수요폭증 전망
하이테크보다 파생사업 고안
아이디어에 살붙이기가 관건
오픈소스 기반 보급형 제작 경쟁
토론 참가자들 시장 전망 엇갈려


처음 PC와 스마트폰이 등장했을 때, 많은 사람들은 이들 기기가 그저 전문가나 얼리어답터의 전유물로 그칠 것이란 차가운 시선을 보냈었다. 하지만 그로부터 5년도 채 지나지 않아 PC와 스마트폰은 사람들의 일상 생활 속에 깊숙히 자리잡았다. 그리고 상상치도 못했던 규모의 연관 산업을 발달시키며 부가가치를 극대화함으로써 인류 역사를 보다 화려하게 수놓았다.

지금 전 세계 많은 전문가들은 한 목소리로 3D프린팅산업에서 이 같은 아우라를 느낀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지난 10일 서울 중구 대한상의 의원회의장에서 열린‘ 3D프린팅을 통한 창조경제 신시장 창출’ 세미나에서 관중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전문가들이 주제 발표후 토론회를 벌이고 있다. 박현구 기자/phko@koreaheraldcorp.com

지난 10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 의원회의장에서 미래창조과학부 주최로 헤럴드경제와 한국생산성본부가 주관해 열린 ‘3D프린팅을 통한 창조경제 신시장 창출’ 세미나에서 주제발표후 토론을 벌인 이낙규 한국생산기술연구원 3D프린팅 기술사업단장, 이문규 서강대 기술지주회사 본부장, 박성준 한국교통대 3D프린팅센터장(기계공학과 교수), 신홍현 대림화학 대표(3D프린팅연구조합 이사장), 고산 에이팀벤처스 대표 등 전문가들 역시 3D프린팅 산업이 장기간 침체된 한국 경제를 다시 일으킬 창조경제의 원동력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날 토론에서 좌장을 맡은 이낙규 단장은 모두발언을 통해 “3D프린팅 산업의 가능성에 대해 논의하고 있는 지금 이 순간에도 관련 응용 산업은 놀라운 속도로 발전해나가고 있다”며 “사람들이 실현되길 원하는 개개인의 창의적 아이디어를 손쉽게 현실화시킬 수 있는 3D프린팅 산업이 산업 곳곳에 스며든다면 우리의 미래는 상당히 밝을 것으로 믿어 의심치 않는다”고 말했다.

이문규 본부장은 한국에서 3D프린팅 산업의 가능성에 대해 낙관적으로 바라봤다. 그는 “한국의 ICT 산업은 세계 선진국의 기술을 들여와 시작한 것이지만 모두가 관심을 같고 적극적으로 달려든 결과 한때의 유행을 넘어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구축했다”며 “3D 프린팅 산업 역시 이와 유사한 추세를 보이는 만큼 성공할 것이라 확신한다”고 말했다.

▶3D프린팅 산업 최고 유망 시장은 ‘서비스ㆍ플랫폼’=토론 참가자들은 3D프린팅 산업의 여러 분야 가운데서도 서비스ㆍ플랫폼 시장에 큰 기회가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다품종 소량생산에 최적화된 3D프린팅 산업의 특성이 맞춤형 제품과 서비스를 선호하는 최근의 세태와 맞물리면서 폭발적인 성장을 구가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고산 대표는 “누구나 맞춤형 제품과 서비스를 사용하고자 하는 욕구를 가지고 있고, 최근 이 흐름은 더욱 거세지고 있다”며 “특히 생명과 직결되는 의료 서비스 부문 등에서 수요가 폭증할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고 대표는 “3D프린터로 직접 제품을 출력하지 않더라도, 관련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 등 소프트웨어 분야도 함께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문규 본부장 역시 과거 인터넷 산업의 발전과정을 예로 들며 3D프린팅 서비스와 플랫폼, 콘텐츠 산업에서 우리나라가 큰 강점이 있다고 강조했다. “과거 홈페이지 제작 열풍이 불면서 프로그래밍ㆍ그래픽 기술이 일반으로까지 확산됐고, 그것이 다시 새로운 인터넷 서비스와 3D 영상 산업의 밑거름이 듯이 3D프린팅 산업도 비슷한 양상으로 흐를 개연성이 크다”는 설명이다. 이 본부장은 또 “고성능의 3D프린터를 제작하는 것은 이른바 ‘하이테크 분야’로 일반의 접근이 어렵지만, 3D프린터 적용기술을 이용해 파생사업을 고안해내는 것은 아이디어가 관건”이라며 “3D프린팅을 ‘제조’가 아닌 ‘콘텐츠’라고 생각하고 창업 아이디어에 살을 붙이다 보면 신시장을 창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성준 센터장은 “현재 3D프린터는 산업분야에서 시제품을 제작하는 용도로 가장 많이 쓰이고 있다”며 “그러나 이는 ‘3D프린팅으로만’ 할 수 있는 고유 분야가 아닌, ’3D프린팅으로도’ 할 수 있는 경쟁적 분야이다. 이를 소프트웨어적 서비스ㆍ플랫폼ㆍ아이디어로 극복해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오픈소스’ 방식의 보급형 3D프린터 제작을 바라보는 시각은 엇갈려=2009년 3D프린터 제작을 위한 기술특허가 속속 만료되며 쏟아져 나오기 시작한 ‘오픈소스 기반 보급형 3D프린터’의 전망에 대해서는 토론 참가자들의 의견이 엇갈렸다. 오픈소스 기반으로 누구나 3D프린터를 만들 수 있게 되면서 3D프린터 제조업체 사이의 경쟁이 심화, 사업 실패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는 지적과 오픈소스 기반으로도 충분히 차별화된 3D프린터 제작이 가능하다는 주장의 충돌이다. 이 본부장은 “최근 3D프린터 제작에 필요한 기술특허가 대거 만료되면서 기계공업 종사자들이 3D프린터 제작에 속속 뛰어들고 있는데, 최근 폴란드의 한 3D프린터 제조기업이 극심한 경쟁 탓에 결국 문을 닫는 일이 발생했다”며 “결국 오픈소스 기반의 보급형 3D프린터 공급이 초기 수요를 넘어서며 과당 경쟁을 유발, 기술의 진보를 막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에 대해 고산 대표는 “오픈소스 기반의 보급형 3D프린터 역시 아직 개선할 수 있는 여지가 많다”며 “특히 2009년 당시 만료된 기술특허 외에도 최근까지 새로운 특허들이 속속 공개되고 있다. 프린팅 속도가 기존 3D프린터보다 최소 25배에서 최대 100배가량 빠른 제품이 최근 개발된 것이 대표적인 예”라고 반박했다.

고 대표는 “3D프린터 제작 외에 소재의 색상이나 재질 등에서도 새롭게 만료된 특허를 이용할 수 있는 부분이 많다”며 “오픈소스 기반 보급형 3D프린터로 인해 시장이 침체한다는데는 동의할 수 없다. 그 위에 어떤 기술을 새롭게 쌓을지가 중요한 부분”이라고 주장했다.

▶3D프린팅 산업 육성 위한 정부 지원의 방식 변화 요청=토론에서는 3D프린팅 산업 육성을 위한 정부의 자금지원 방식을 향한 아쉬운 목소리도 나왔다. 신홍현 대표는 “현재 ‘초물성 소재’와 4D프린팅을 위한 ‘스마트 소재’, 내마모성과 내열성, 전기절연성이 뛰어난 ‘이플렉스 소재’ 등을 개발하고 있지만 국내에서 성과를 발표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며 “3D프린팅 산업 중에서도 바이오메디컬 분야에 집중, 자국 기업이 관련 기술을 개발하면 전담 지원기관을 통해 글로벌 사업화까지 지원하는 싱가폴의 정책을 국내에도 도입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고 대표는 “정부의 3D프린팅 관련 연구개발(R&D) 지원 사업이 일부 중견기업에 집중되는 경향이 있다고 본다”며 “독보적인 3D프린팅 기술을 보유한 국내 기업이 딱히 없는 상황에서 이런 지원 방식은 맞지 않다. ‘씨앗’을 여러 곳에 뿌리듯 다양한 기업에 소규모(5000만원에서 1억원)의 자금을 지원하고, 그 중 성과를 낸 기업을 가려 다시 중규모의 투자를 진행하는 단계별 지원방식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슬기ㆍ신동윤 기자/yesye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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