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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크 픽션(배상민 지음, 자음과 모음)=
점점 잊혀져가는 용산 철거민 참사사건을 모티프로 한국 사회의 부정한 단면을 드러낸다. 소설의 주인공 황 감독은 위대한 영화감독을 꿈꾸는 삼류영화감독. 세상이 원하는 영화와 거리가 먼 그는 구상했던 시나리오마저 후배에게 빼앗기고 연인의 사채 빚까지 떠안는다. 더 이상 잃을 것이 없는 황 감독, 그런 그에게 사채업자는 제안한다. 2400만원으로 액션영화를 제작하면 빚을 탕감해주겠다는 것이다. 황 감독은 삼룡을 남자 주인공으로 캐스팅한다. 황 감독은 저예산 예방을 표방하며 실감난 액션신을 찍기 위해 삼룡이와 함께 실제 싸움판에 뛰어든다. 그런데 그 현장이 바로 철거현장이었던 것. 그곳에서 벌어지는 부당한 폭력과 알력에 황 감독의 마음은 돌아선다. 작가는 현실과 소설의 연결고리에 ‘가짜 소설’(페이크 픽션)을 놓고 현실을 증언한다. 


▶세계사 브런치(정시몬 지음, 부키)=역사에 흥미가 생기는 지점은 흔히 사건, 사고와 관련이 있다. 사건은 당대의 가장 전형적인 문제가 돌출된 곳이기 때문이다. 저자는 역사적 사건을 중심으로 세계사를 재구성해나간다. 여기에 고전과 문헌을 가져와 이야기 속으로 독자들을 끌고 가 흥미를 더했다. 1649년 영국 내전에서 승리한 의회파가 재판을 통해 국왕 찰스1세를 처형한 전대미문의 사건도 마찬가지. “만인에 의한 만인의 투쟁”이 벌어지는 혼란 방지를 위해 왕권의 필요성을 역설한 토머스 홉스의 ‘리바이어던’과 국왕살해의 정당성을 옹호한 존 밀턴의 정치 팸플렛 등을 나란히 놓아 당시 상황을 입체적으로 보여준다. 저자가 역사의 명장면을 이야기하면서 곁들인 고전은 모두 45권으로 역사의 궁금증을 넉넉히 해소할 수 있다. 


▶유전자 세포 뇌(힐러리 로즈 스티븐 로즈 지음, 김명진 김동광 옮김, 바다출판사)=1960년대부터 급진과학운동의 선구자로 활동해온 힐러리와 스티븐 로즈 부부의 최신작. 급진과학운동이란 두 차례의 세계대전 이후 과학의 독립성과 민주화, 민중을 위한 과학 건설을 추구한 운동을 말한다. 이 책은 사회학자와 생물학자로서 각자의 길을 걸어온 부부가 유전체학과 재생의학, 뇌신경과학으로 대표되는 생명과학의 과거와 현재를 되짚어낸 학제간 연구라 할 만하다. 저자들이 주목한 것은 생물학적 구조의 복잡성과 다층성을 인정하지 않는 유전과학과 뇌과학의 환원주의와 이를 통해 누가 이득을 보는지다. 오늘날 과학 연구가 본래의 순수목적에서 벗어나 있음을 비판하며 인간게놈프로젝트, DNA바이오 뱅크, 줄기세포 연구, 신경과학 분야의 연구 등 거대 자본에 종속된 생물학의 상업화에 경고의 메시지를 담았다.

이윤미 기자/mee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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