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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계의 왕실-<13>태국(상)]왕실재산 최소 40조원...국가에 투자해 자산 불리기도
[헤럴드경제=문영규 기자]태국왕실은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왕실’로 꼽힌다. 막대한 영지와 알려지지 않은 자산들을 포함하면 전 세계 어느 억만장자 부럽지 않다.이라는 말도 나온다.

다만 태국 왕실의 재산이 어느 정도인지는 정확한 추산이 불가능하다. 왕실 재산을 관리하는 왕실재산관리국(CPB; Crown Property Bureau)은 관련 계좌나 활동내용을 대중에 공개할 의무가 없다.

태국 왕실을 다룬 책 ‘푸미폰 아둔야뎃, 일생의 업적’에 따르면 왕실이 방콕에 소유한 부동산의 가치만도 1조 바트(약 33조20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

태국 방콕의 왕실재산관리국 본부. [사진=왕실재산관리국(CPB)]

왕실의 방콕 부동산 면적은 8300라이(rai, 1에이커는 2.5라이)이며, 방콕 외 지역에 보유한 부동산은 3만3000라이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로 환산하면 각각 13.4355㎢, 53.4185㎢다. 모두 합치면 여의도 면적(8.4㎢)의 8배에 달한다.

이뿐만이 아니다. 기업투자 형태의 자산은 2010년 기준 2000억바트(약 6조6380억원) 정도다.

왕실 재산을 관리하는 CPB의 정체성도 설명하기 쉽지않다. CPB는 왕실행정기구도 아니고 정부기구도 아니다. 그렇다고 민간투자회사도 아니다. 다만 법적으로는 법인으로 구분되며, 푸미폰 국왕 개인이 소유한 개별기구는 아니다. 일부는 준정부기구로 소개하고 있기도 하다.

CPB는 여타 국가들의 왕실 재산관리 기구와 역할도 다르다. 국가사업에 대한 투자기능이다. 태국 정부는 CPB를 태국 경제의 최대 투자기구 가운데 하나이며 경제에 미치는 영향력도 상당하다고 소개하고 있다.

CPB의 의장을 맡은 솜마이 파시 재무장관. [사진=왕실재산관리국(CPB)]

CPB가 설립된 것은 1936년으로, CPB의 전신은 내탕(內帑)국(PPB; Privy Purse Bureau)이다. 19세기말 중국인들을 포함한 외국인들이 유입되면서 태국 경제가 급속도로 성장했고 조세수입도 증가했다. PPB에 할당된 자금도 함께 증가해 왕실 수입도 늘어났다. 1892년 150만바트에 불과하던 수입은 1902년 610만바트, 1912년 870만바트로 20년 사이 무려 6배 늘어났다. PPB는 은행사업, 시멘트공업, 물류업 등에 투자했고 20세기 초 밀려드는 외국계 자본과 경쟁하는 역할을 했다.

전제군주정이 몰락하고 1932년 입헌군주정이 들어서면서 PPB도 변해야했다. 1936년 CPB가 출범하고 1948년 왕실재산법(CPA)에 따라 법인으로 인정받으며 정부로부터 독립된 기구가 됐다. 그러나 이사회 의장직은 재무장관이 맡고 나머지 이사들은 왕이 임명한다.

1936년 제정된 왕실재산법에 따라 왕실재산은 3가지로 분류된다. 왕실에 세습되는 재산, 왕궁과 같은 부동산, PPB가 이전에 투자한 자산 등이다. 이 법을 통해 왕실은 국가에 투자하고, 그 수익을 왕실재산으로 만들 수 있는 체계를 마련했다.

CPB는 현재 30여개 기업에 대한 지분을 가지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시암상업은행(SCB), 시암시멘트그룹(SCG), 시암인터콘티넨탈호텔, 시암시티은행 등이다. SCB는 70여 개 자회사를 거느린 태국 내 최대 금융그룹 가운데 하나였다.

시암상업은행(SCB)[사진=홈페이지]

CPB는 주로 SCB와 SCG, 부동산 임대 등으로 수익을 내며, 23%의 지분을 가지고 있는 SCB로부터는 2010년 25억바트의 수입을, 지분 32%를 보유한 SCG로부터는 34억바트의 소득을 올렸다. 총 4만1300라이 규모의 부동산은 어느 정도의 수익을 내는지는 알려지지 않았으나 2010년 약 4만 개의 부동산 임대계약을 체결하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시암시멘트그룹(SCG). [사진=홈페이지]

한편 왕실이 한 해 쓰는 예산은 약 60억바트 정도이나 2011년 궁내청(Bureau of Royal Household)에 할당된 예산은 26억바트, 국왕개인비서실(His Majesty’s Principal Private Secritary)은 4억7700만바트였다. 부족분은 CPB에서 해결한다. 국가 예산으로 대부분을 충당하는 영국 왕실과 다른 부분이다.

ygmo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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