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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장에서] ‘회의론’ 거센 조선노조 파업, 누구를 위한 것인가
[헤럴드경제=이슬기 기자] “올해 파업은 명분이 없습니다. 조선 3사의 2분기 적자가 5조원이며, 현대중공업은 7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지난 9일 오후 열린 조선업종노조연대의 공동파업 직후 현대중공업 노조 홈페이지에 올라온 한 노조원의 고뇌 어린 글이다.


이 노조원은 “현대중공업 노조는 국내 제조업 가운데서도 가장 높은 수준의 급여를 받는 ‘귀족노조’라는 타이틀을 벗을 수 없다”며 “흑자전환에 성공한 후 임금인상을 요구하는 것이 맞다”고 절절히 호소했다.

사측의 임금교섭안을 ‘음모론’의 결과로 치부하며 강경행동에 나선 조선업계 노조 내부에서 회의론이 거세게 일고 있다.

“경기침체로 회사가 어렵다는 것은 (모두가) 잘 아는 사실”이며, 이에 따라 “우선 회사 살리기에 노력을 기울이며 참고 기다려야 한다”는 것이 파업중단을 호소하는 노조원들의 주장이다.

회의론에 대한 공감대는 이날 열린 공동파업의 참여율에서도 명확히 드러났다.

조선업종노조연대의 공동파업에는 총 9개 조선사의 노조가 가입해 있지만, 당시 파업에 참여한 것은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 현대삼호중공업 등 3개사의 노조뿐이었다.

파업 참가 인원도 약 2000여명에 불과(현대중공업 노조 1만7000명 중 1700명, 대우조선해양 노조 7000명 중 200명, 현대삼호중공업 노조 2만명 중 80명)해 참가율이 5%에도 미치지 못했다.

조선업계 노조원 대다수가 현재 우리 조선산업이 처한 위기에 공감하며, 대승적인 차원에서 사측과 협력할 의지를 분명히 한 셈이다.

특히 국내 최대 조선사인 현대중공업 노조 일각에서는 “노조집행부는 경영진이 경영실패를 노동자에게만 전가한다고 이야기하는데, 경영실패로 구조조정 당한 근로자는 모두 임원진과 사무관리직뿐”이라는 쓰디쓴 자성의 목소리도 나온다.

향후에도 겹겹이 강경행동을 예고한 일부 조선업계 노조 집행부의 현명한 판단이 필요하다.

yesye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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