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2016 예산안]경기활성화-재정건전성 두 토끼잡기…국가채무 GDP 40% 넘어 증세논쟁 가능성
[헤럴드경제=이해준 기자] “재정건전성이 감내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최대한 확장적으로 예산을 편성했다.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016년 정부예산안’에 대한 브리핑에서 이같이 말했다. 이번 예산안의 성격에 대한 함축적 표현으로, 재정이 경기에 활력을 불어넣어야 한다는 요구와 재정적자가 늘어나는 현실 사이에서의 정부 고민을 담고 있다.


정부는 이번 예산안을 마련하면서 내년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종전의 3.5%에서 3.3%로 낮췄다. 내년 경제여건은 이 정도의 성장률을 달성하기도 만만찮을 정도로 불투명하다. 선진국의 경기회복 지연과 신흥시장의 경기위축, 중국의 경기부진 및 미국의 금리인상 가능성 등으로 대외 하방리스크가 확대되면서 수출부진이 지속되고 있고, 가계부채 등으로 내수회복도 불투명하다.

이런 상태에서 재정이 경기회복의 ‘마중물’ 역할을 하려면 예산을 늘려야 하지만 늘어나는 재정적자와 국가부채가 걸림돌이다. 재정적자는 지난해 29조5000억원에 이어 올해는 추가경정(추경) 예산을 포함하면 46조원이 넘어 사상 최대에 이를 전망이다. 국가채무도 작년말 530조원에서 올 연말에는 595조원으로, 당초 예상치 570조원을 훌쩍 뛰어넘어 600조원에 육박할 전망이다.


때문에 정부는 내년도 총지출 증가율을 3%로 낮추어 내년도 예산을 편성했다. 올해 예산 증가율 5.5%보다 2.5%포인트 낮은 것이며, 글로벌 금융위기로 총수입이 소폭 감소했던 지난 2010년(2.9%) 이후 가장 낮은 증가율이다.

정부는 총지출 증가율을 총수입 증가율(2.4%)보다 높였다는 점에서 경기활성화에 기여하는 확장예산으로 보고 있다. 다만 늘어나는 재원이 한정돼 있는 만큼 청년일자리와 벤처활성화, 문화융성, 민생안정 등 꼭 필요한 곳에 투입한다는 방침이다.

부문별로 보면 일자리 예산이 올해 14조원에서 내년 15조8000억원으로 12.8%(1조8000억원) 늘어나 증가율이 가장 높다. 이 중 청년일자리 예산은 1조8000억원에서 2조1000억원으로 21% 늘었다. 전체 복지ㆍ노동 예산은 122조9000억원으로 6.2% 늘었다.

경제혁신을 위한 벤처와 창업활성화 등 경제혁신 지원예산을 1조2000억원에서 1조3000억원으로 9.3% 확대했고, 문화ㆍ체육ㆍ관광 예산을 6조1000억원에서 6조6000억원으로 대폭(7.5%) 증액해 관광과 한류 등 문화를 신성장동력화해나가기로 했다.

반면 올해 추경을 통해 예산을 대폭 늘렸던 사회간접자본(SOC) 예산을 6% 줄이고, 정부의 역할이 갈수록 줄어드는 산업지원 관련 예산도 2% 줄여 효율화해 나가기로 했다. 환경과 연구개발(R&D), 농림수산 등의 예산도 올해 수준을 유지하기로 했다.

지출 증가율을 낮췄지만 국가부채가 크게 늘어나 벌써부터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정부는 내년 재정적자가 37조원으로 국내총생산(GDP)의 2.3%에 달하고, 국가채무는 645조2000억원으로 50조원 증가해 GDP의 40.1%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국가채무는 박근혜 정부가 출범하기 직전인 2012년 말 443조1000억원에 비해 4년 만에 202조1000억원 늘어나게 된다. GDP대비 국가채무 비율은 지난해 정부예상치 35.7%보다 4.4%포인트 높아지고, 2012년말의 32.2%보다 7.9%포인트 높아진다.

정부는 한국의 재정은 주요 선진국과 비교할 때 양호한 수준으로, 경기를 살리는 과정에서 당분간 국가채무가 증가할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확장재정과 구조개혁을 통해 성장률 상승→세입확충→건전성 제고의 선순환 구조를 만들겠다는 각오다.

하지만 악화하는 대내외 여건과 저성장 기조 고착화 등으로 이러 시나리오가 현실화할지는 불투명하다. 때문에 전문가들은 근본적인 세수확충 방안이 마련되지 않은 상태에서 확장재정을 편성해 또다시 증세론에 휘말릴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hjlee@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