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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광화문 포럼> ICT+조선에 활력 주는 창조 비타민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김흥남 원장


누적 관객수 6백만 명을 돌파한 영화 ‘연평해전’은 지난 2002년 6월에 발생한 실제 전투상황을 카메라에 담았다. 영화를 보며 자유 대한민국을 지키다 희생한 영웅들의 스토리에 눈물을 훔치기도 했다. 특히 필자는 최첨단 정보통신기술(ICT)로 전투가 발생하는 것을 막거나 피할 수는 없었을까 하는 안타까움이 먼저 들었다. 전시 상황에서는 무엇보다 정확한 정보와 빠른 판단이 중요하다. 다가오는 적군의 위치를 파악하고, 어떤 방해도 받지 않고 신속히 아군과 소통하며 대비해야 한다. 그 중 튼튼한 징검다리 역할을 하는 것이 바로 통신기술이다. 연평해전이 발생한 뒤 13년이나 지나 다양한 해상 통신 기술 또한 진보적 발전을 이루고 있다.

해상 디지털 통신은 기존 선박자동식별장치(AIS)기술보다 훨씬 많은 정보를 빠르게 전송이 가능한 차세대 기술이다. 이 기술은 정보를 표준화하고 디지털화해 해양관련 정보를 자유롭게 공유하는 ‘E-Navigation’ 사업의 근간이 되는 기술이다.

아울러,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이 지난해 개발한 ASM2.0 통신시스템은 기존의 AIS 대비 8배나 빠른 76.8kbps의 전송 속도를 자랑한다. 이를 활용하면 해안으로부터 100㎞ 이내에 항해중인 선박에게 해사(海事)안전정보를 제공하고 교환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선박 간에도 다양한 데이터통신이 가능하다. 예를 들어 선박과 육지 간에 한글로 된 문자 메시지를 주고받을 수도 있고, 최적 항로와 사고가 난 곳의 위치정보를 받아 피할 수 있다. 물론 태풍의 이동 경로 등 최신 기상정보를 제공받는 것도 가능하다.

올해는 더 욕심을 냈다. ‘기존 기술인 AIS’와 ‘최신 기술인 ASM2.0 시스템’이 ‘단일 안테나’를 사용하며 해사안전정보를 교환하는 ‘AIS-plus’ 시스템을 개발할 예정이다. 이는 전 세계적으로 AIS의 사용이 급격하게 증가함에 따라 발생하는 과부하 문제를 해결하고, 부가적인 항해안전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하려는 것이다. 과거와 현재의 장점을 결합해 미래에 대비하고 더 안정성을 갖춘 현실적인 기술이라고 할 수 있다.

이 기술이 중요한 까닭은 해상안전을 보장할 수 있다는 데에도 있지만 무엇보다 우리 경제의 중추인 조선산업에도 바로 적용이 가능하다는 점에 있다. 우리 조선산업은 세계 최고 수준의 조선기술을 보유했음에도 경제불황과 저유가로 인한 해양플랜트사업의 부진, 엔저를 발판삼은 일본의 약진, 중국의 도전 등으로 말미암아 우리에게 위기의식을 갖게 하고 있다.

따라서 조선산업에 그동안 ICT 비타민을 주사했듯이 꾸준한 기술개발로 조선산업을 하이테크로 견인해야 할 것이다. 제조업의 위기타파를 위해서는 첨단 기술로 경쟁사들과 차별화하는 전략이 최우선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선박에 탑재되는 항해통신장비의 경우 세계적인 기술 보유국과의 기술격차가 크고 시장 점유율도 낮은 상황이다.

다행히 해상통신기술의 중요성을 간파하고 지원을 한 창조 비타민 사업 덕분에 연구 속도에 탄력이 붙고 있다. 창조 비타민 사업은 미래창조과학부와 한국정보화진흥원이 함께 추진하는프로젝트로 ICT를 비롯한 과학기술을 산업의 모든 분야에 적용해 시너지 효과를 얻을 수 있게 한다. 문화관광산업, 농수산업 등 타 분야와 융합을 시도해 발전이 취약하거나 현재 기력이 쇠하는 분야에 비타민 처방을 하듯, 도움닫기를 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해준다.

국내 해상통신 분야도 창조 비타민 사업의 꾸준한 관심이 있었기에 기술이 따로따로 뻗어나가기보다 서로 연계하며 장점을 흡수해 발전하고 있다. 따라서 창조 비타민 사업의 지원을 받아 탄생한 해상통신기술(ASM2.0 및 AIS-plus)이 조선산업에 하루빨리 투입돼 창조적 선도자가 되길 기대해 본다. 바다의 개척은 통신기술의 맥을 잡는 자가 차지할 것이 자명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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