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서상범 기자의 아!車!] 중국의 자존심 ‘붉은 깃발, 홍치(紅旗)’
[HOOC=서상범 기자] 사상 최대 규모의 열병식으로 화제를 모았던 ‘중국 항일(抗日)전쟁 및 세계 반(反)파시스트 전쟁 승전 70주년(전승절)’ 기념행사. 3일 오전 10시 중국의 수도 베이징 천안문 광장에서 열린 이 행사에서 각종 첨단 무기와 군 부대의 각잡힌 열병만큼이나 화제를 모았던 것이 있습니다. 

3일 중국 천안문광장에서 열린 전승기념 열병식에서 시진핑 주석이 탄 홍치(紅旗)

바로 이날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이 사열을 위해 탑승했던 차량인데요. 이번 열병식이 중국이 대내외적으로 군사력과 위용을 과시하기 위해 만든 ‘기획성 이벤트’라는 점에서 시 주석이 선택한 차가 무엇인지에 관심이 쏠렸습니다.

그러나 이 날 시 주석이 탄 차는 정상들의 의전차로 널리 알려진 메르세데스 벤츠도, 3대 명차로 불리는 롤스로이스나 벤틀리도 아니었습니다.

바로 중국 토종 브랜드인 ‘홍치(紅旗)’였죠. 붉은 깃발이라는 뜻의 이 차는 일반인들에게 상당히 낯설은 모델입니다.

저 또한 지난해 열린 베이징 모터쇼에서 처음 접했는데요. 당시 홍치를 생산하는 중국제일자동차그룹은 홍치의 전시무대를 주변 다른 업체를 압도하는 크기와 장식으로 꾸며 강렬한 인상을 받았었습니다. 특히 중국인 관객들은 “홍치는 중국의 자존심이자 자랑”이라며 엄지손가락을 세웠던 기억이 납니다. 

홍치의 엔트리급 고급세단 L5

그도 그럴것이 1958년부터 생산된 중국의 토종 브랜드인 ‘홍치(紅旗)’는 중국의 정신적 아버지로 불리는 마오쩌둥이 애용한 차로 유명합니다. 브랜드의 한자 로고도 마오쩌둥의 친필로 알려져있죠.

비록 1950년대 소련의 퍼레이드 카를 개량한 것이지만 이후 중국인들의 취향과 문화에 맞춰 발전을 거듭해오며 오늘날에는 중국 자동차 산업의 상징이 된 것이죠.

또 역대 중국 국가주석들의 의전차로 사랑받으며 후진타오 전 주석도 지난 2009년 신중국 건국 60주년 기념 군사퍼레이드에서 홍치의 모델을 이용해 사열을 진행했었습니다.

여기에 홍치라는 브랜드명은 중국 국기인 오성홍기의 또다른 이름일정도로 이 차는 중국의 상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홍치의 최초 기원은 1950년대 소련의 퍼레이드카를 중국 실정에 맞게 개량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홍치의 엔트리급 고급세단 L5

고급형인 L모델과 일반형인 H모델 두가지로 나뉘는 홍치의 라인업 중 시진핑이 열병식에서 탔던 차량에 대한 정확한 정보는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최고급 라인인 L9 모델이나 리무진 모델인 HQE의 개량형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홍치는 고급세단 라인에 L이라는 모델명을 붙입니다. 엔트리급인 L5, 중간급인 L7, 최상급 리무진 모델인 L9가 있죠.

지난해 베이징모터쇼에서는 L5를 만날 수 있었는데요. 인상적이었던 것이 위압감을 느낄 정도의 거대한 크기였습니다.

L5의 차체길이는 5미터를 훌쩍 넘는 5555㎜, 차량무게만 3150kg이 넘습니다. 6리터급 12기통 가솔린 엔진을 장착해 400마력이 넘는 출력을 발휘하죠.

시 주석이 열병식에서 탔을 것으로 추정되는 L9는 이보다 한수 위의 크기와 성능을 자랑합니다. 차체길이는 6400㎜로, 롤스로이스 팬텀 EWB와 비슷한 크기를 자랑합니다. 휠베이스도 3435㎜에 달해 탑승자에게 최상의 공간을 보장합니다. 파워트레인은 6.0리터급 V12 엔진이 탑재돼 최고출력 400마력, 최대토크 56kgㆍm의 동력 성능을 발휘합니다. 또 6단 자동변속기와 에어서스펜션, 전자식 사륜구동 시스템 등 각종 첨단 장비도 장착됐습니다. 여기에 경호원을 위한 별도공간과 운전석과 뒷좌석 사이의 유리는 우주선을 만드는데 쓰이는 특수소재가 첨가됐습니다. 

홍치의 엔트리급 고급세단 L5

시 주석은 평소에도 홍치를 의전차로 사용하고 있는데요. 시 주석 외에도 중국을 방문하는 주요 국가의 정상들을 위한 의전차로도 활용되고 있습니다. 지난해 박근혜 대통령의 방중에서도 중국은 이 모델을 의전차량으로 제공했었습니다.

가격 역시 중국의 자존심만큼이나 높은데요. L5의 경우 8억원선, L9의 경우 15억원대에 판매가 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하지만 주문자의 취향에 따라 옵션을 추가할 수 있어 가격은 더욱 올라갈 수 있습니다.

중국은 홍치를 아시아의 벤틀리, 롤스로이스로 부르며 세계 명차와 당당히 어깨를 나란히 한다고 강조하는데요. 앞으로 세계 럭셔리 시장에서 홍치가 얼마만큼의 명성을 얻을 수 있을지 궁금해지는 부분입니다.


tiger@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