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수시원서 쓰는 고3 “대학등급 불문, 유명 지방캠ㆍ서울소재 대학 갈래요”
-유명무실 대학구조개혁평가


[헤럴드경제=이세진 기자] 교육부는 전국 298곳(일반대 163곳, 전문대 135곳) 대학에 점수를 매기고 A~E등급으로 나눈 대학구조개혁평가 결과를 지난달 31일 발표했다. 이중 하위 등급인 D, E등급을 받은 곳은 내년부터 강제적 정원감축과 국가장학금ㆍ학자금대출 등에 재정지원 제한이 가해질 예정이다. 해당 대학은 일반대 32곳, 전문대 34곳이다.

그러나 수시 지원중인 대입 수험생들 사이에선 ‘지방대가 A등급을 받았건, 가고 싶은 학교가 학자금이 제한되고 단계적 퇴출 압박에 놓이건’ 평가 결과가 대학 선택에 큰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분위기다.

이에 대학구조개혁평가가 유명무실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특히 이번 평가 결과를 두고 지방 전문대가 의외의 선전을 했다는 해석이 나오지만, 교육계의 관측으로는 여전히 ‘인(in)서울-수도권’, ‘2년제보단 4년제’ 대학에 학생들의 관심이 집중된 구조를 개선하기까지는 요원한 모습이다. 


한 대학 전문지에 따르면 최고등급인 A등급을 받은 일반대 34곳 중 14곳, 전문대 14곳 중 12곳이 비수도권 지방대였다.

교육부 관계자는 “이번 평가 결과로 지방에 몰렸던 정원감축 등이 전국적으로 고르게 진행되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대입 당사자인 수험생과 학부모들은 이번 평가의 의미를 크게 받아들이지 않고 있었다.

고등학교 3학년 학생 이모(18) 양은 ‘대학들 등급을 나눈 것’이라는 정도로만 이번 평가를 이해하고 있었다. 이양은 “등급이 어떻게 나오든 일단 수시는 서울에 있는 학교만 지원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재수생 자녀를 둔 학부모 김모(49ㆍ여) 씨는 명문 사립대 지방 캠퍼스도 D등급으로 평가됐다고 알려주자 “그래도 A등급 나온 이름 없는 대학이나 지방대보다 이름 있는 지방캠 보내는 게 낫다”며 “대학 이름이 워낙 압도적이라 이 평가가 아이들한테 무슨 의미가 있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교육 전문가들도 실제 학생들이 희망 대학을 정할 때 평가 결과를 적극적으로 참고할지 의문을 제기했다.

이만기 유웨이중앙교육 평가이사는 “네임밸류가 높은 대학이나 수도권 대학은 등급이 낮아 정부의 재정지원 제한이 걸려도 큰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라며 “몇년 전에 재정지원제한 대학으로 지정된 대학에 ‘남들이 안 쓰겠지’라며 학생들이 몰려 경쟁률이 올라가고 커트라인이 높아진 일도 있었다”라고 말했다.

양정호 성균관대 교육학과 교수는 “학교 교사들이 적극적으로 평가 결과를 안내해 원서접수 때 활용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하는데 미흡하다”라며 “학자금대출이나 장학금 제한 조치는 학생과 학부모에게 직접적으로 피해가 가는 것이라 평가 결과를 꼭 알고 지원할 수 있도록 교육부와 학교 모두가 노력해야 한다”라고 당부했다.

jinlee@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