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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쉼표] 베를린 통일정자
광복 70주년을 맞은 지난 8월15일, 화물선 하나가 평택항을 조용히 출발했다. 함부르크항으로 향하는 배다. 이 배에는 독일 포츠담 광장, 옛 베를린 장벽 터에 세워질 한국 고유의 정자가 실렸다. 이름하여 ‘통일정자’다. 독일 통일 25주년을 기념하고 우리의 남북통일 염원을 담아 광장 한 켠에 세워질 정자다. 통일정자는 창덕궁 상량정을 그대로 본따 만들어졌다. 가로 3m·세로 3m·높이 6m의 육각형 형태로 화천 한옥학교에서 제작했다. 강원도 무형문화재 홍완표 대목장 지휘 아래 지난 여름 내내 육송을 자르고 다듬고 석재를 가공하는 작업을 진행했다.이렇게 다듬어진 목재와 석재, 창살, 기와 등의 부재는 독일 현지에서 그대로 짜 맞추기만 하면 된다. 상량정은 창덕궁 낙선재 후원 언덕에 서 있는 누각으로 규모가 작은 정자이지만 화려한 면모를 자랑한다. 6각형 주초석을 6개 세운 뒤 그 위에 기둥을 세우는 방식으로 지어진 정자는 건물 둘레에 툇마루를 만들고 바깥 쪽에 계자난간을 두른 아담한 형태다. 특히 창살 구성이 독특하고 아름답우며, 노출된 정자 내부는 길하고 귀한 봉황과 용·박쥐의 문양으로 치장했다. 포츠담 광장에는 건축물 건립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통일정자는 예술품 설치 형태로 들어서게 된다. 부지는 베를린시가 제공했다. 포츠담 광장은 많은 관광객들이 오가는 곳으로 통일정자는 ‘코리아 랜드마크’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 건축문화의 정수를 즐기며 다도회나 차 시연회 등 한국 문화을 체험하는 공간으로 활용될 예정이다. 항해에 50여일 걸리는 걸 감안하면 통일정자는 10월초 쯤 독일에 도착하게 된다. 독일 현지에선 9월1일부터 정자가 들어설 부지 조성에 들어간다. 낙성식은 11월9일 베를린장벽 붕괴 25주년에 맞춰 열릴 예정이다. 




이윤미 기자/mee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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