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독일 젊은이들 사이에 ‘메르켈스럽다(Merkeln)’란 말이 유행이다. 앙겔라 메르켈 총리가 지나치게 신중하고 우유부단함을 비꼰 말이다. 벼랑 끝까지 끌고 간 그리스 사태 처리방식 때문인 듯하다. 하지만 이전까지는 정반대의 이미지였다. 강인하고 뚝심 있는 리더십을 뜻하는 ‘메르켈리즘(Merkelism)’과 메르켈과 마키아벨리를 합친 ‘메르키아벨리(Merkiavelli)’라는 신조어가 그래서 나왔다.
케네디든, 메르켈이든 강력한 카리스마가 그 바탕이다. 우리나라에서는 노무현 대통령 이후 국가수반에 ‘~스럽다’는 표현이 붙기 시작했다. ‘노무현스럽다’, ‘이명박스럽다’, ‘박근혜스럽다’ 등이다. 탈권위 문화가 본격화하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카리스마와는 거리가 있고, 풍자하는 성격이 짙다.
박인비 선수가 미국여자프로골프(LPGA)에서 ‘커리어 그랜드 슬램’을 달성하자, 한 외신은 “인빌리버블(Inbee-lievable)”이라고 전했다. 선수 이름과 ‘믿을 수 없다(unbelievable)’는 단어를 절묘하게 조합한 극찬이다.
이름 자체가 존경 또는 칭찬과 동일시되는 멋진 리더가 우리에겐 언제쯤 나올까. 국내외가 어수선하니 더 간절해진다. 미국에서 “You are so Obama”는 “너 쿨하고 멋지다”는 뜻이다.
김필수 라이프스타일섹션 에디터/pilsoo@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