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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군대가자!] “남들 매주 로또 살 때 난 입대 지원서 썼다” …15번 떨어진 ‘군포자’ A씨 인터뷰
[헤럴드경제=양영경 기자] 15차례나 입대 문턱에서 낙방한 A(21)씨는 스스로를 ‘군포자’(군대포기자)라고 불렀다. 연애ㆍ결혼ㆍ출산을 포기한 ‘3포자’에 더해 ‘4포자’이다. [본지 8월 17일자 1면 참조]

A씨가 군대 가기 위해 휴학을 신청한 것은 약 2년 전이었다. 2013년 2학기를 마친 A씨는 신청만 하면 바로 군대에 갈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해 입영신청을 하기 전까지 느긋하게 휴식을 취했다.

그가 본격적으로 입영신청을 한 것은 2014년 1월부터다. 공대 출신이라는 점을 고려해 공군 화학특기병, 육군 특기병(포병) 등에 지원했다. 하지만 첫 시도부터 고배를 마셔야 했다. 


처음에 A씨는 단순히 운이 안 좋아서 ‘군대 퇴짜’를 맞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3개월 째 입영신청을 했음에도 모든 지원 분야에서 고배를 마시자 불안감이 밀려왔다. 한 달에 지원 가능한 횟수가 최대 3회라는 점을 감안하면 9번째 낙방이었다

군 입대의 어려움을 잘 알지 못하는 주변인들의 반응은 A씨를 더 힘들게 만들었다. A씨 친구들은 “얼마나 운이 안 좋기에 군대를 다 떨어지냐”며 장난스러운 반응을 보였다. 대다수는 “군대에 떨어지는 경우는 본 적이 없다”며 상황을 가볍게 여겼다.

마음이 불편해진 A씨는 국방부에 전화를 걸어 “휴학하고 군대에 못 가게 됐는데, 이렇게 한 학기를 보낼 수 없다”며 “가장 빨리 군대에 갈 수 있는 방법을 알려 달라”고 호소했다. 국방부 측은 “추첨 후 미달 일자와 추가 공석 발생 시에는 월요일 오후 4시경 홈페이지에 공고가 된다”면서 “그 때 선착순으로 접수를 하라”고 권유했다.

월요일 오후 4시 정각. A씨는 채 1분도 지나지 않아 추가공석이 마감되는 장면을 목격했다. A씨만큼이나 입대하기를 갈구하는 청년들이 홈페이지에 몰린 탓이다.

A씨는 이후로도 한 달에 최대 3차례, 2개월 더 입영신청을 했다. 그는 남들이 매주 꾸준히 로또를 살 때, 자신은 꾸준히 군대에 지원했다고 표현했다. 지원 분야도 처음 계획과는 조금 달라졌다. 복학 등의 일정을 고려해 빨리 입대하는 게 급선무라고 생각한 A씨는 육군 일반병에서부터 해병대까지 다양한 분야에 지원했다. 하지만 결과는 또 낙방이었다.

A씨는 한 학기가 넘는 시간을 입영신청으로 보낸 뒤 2014년 9월 복학했다. 그는 지금 대학원 진학 후 전문연구요원제도로 군 복무를 하는 방안을 고심 중이다.

A씨처럼 징병검사에서 현역 판정을 받았으나 입영을 못하는 사람이 5만여명을 넘어서고 있다. 


an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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