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두언 국방위원장은 13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국가 안보실장 사퇴를 촉구했다. 정 위원장은 “북한의 지뢰도발 과정에서 우리 군의 대응은 나무랄 데 없이 훌륭했지만, 국가안보를 총괄하는 국정시스템은 오히려 또다시 심각한 문제를 드러냈다”고 지적했다.
이어 “5일 이희호 여사가 방북하고 그날 통일부는 연일 남북고위급회담을 제의했다”며 “뒤늦게 8일에 국가안전보장회의 상임위가 열리고 10일이 돼야 합참에서 대북경고 성명을 냈다”고 비판했다. 또 “11일이 돼야 청와대 대변인이 북한의 사죄와 책임자 처벌을 촉구했다”며 “한 마디로 국가안보와 관련한 국정시스템의 총체적 혼선”이라고 비판을 이어갔다.
정 위원장은 “이번 사건에서 군사안보는 성공했으나, 국정안보는 패배했다”며 ‘이런 일을 한 두 번 겪은 게 아니다. 앞으로도 또 겪을 가능성이 농후한데 국가안보실장은 이 문제에 어떤 사죄, 해명도 없다”며 사퇴를 촉구했다.
정 위원장은 “긴밀하고 원활한 당정관계가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하지만, 국가와 국민의 안위에 난맥을 보이는데 이를 묵인하고 지나가는 건 우리 국민뿐 아니라 정부, 대통령을 위해서도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고 취지를 설명했다.
그는 “이번 사태에 대한 책임을 물어 국가안보실장 사퇴를 촉구한다. 이것이 또 다른 국가안보 위기를 막는 필요 최소한의 조치라고 믿는다”고 주장했다.
앞서 유승민 새누리당 의원도 청와대를 강하게 비판했다. 유 의원은 국방위원회 현안보고에서 “4일 날 북한의 도발 가능성을 알았다면 유관부서에 이를 어떻게 판단해야 하는지 생각해야지 청와대 NSC는 뭐 하는 사람들이냐”고 비판했다.
이와 달리 친박계 의원은 청와대 비호에 적극 나서는 모양새다. 이정현 새누리당 최고위원은 13일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어디에다 대고 공격을 해야 하는지 알지도 못하고 아군진지에 대고 입에서 설(舌)탄을 쏟아내는 일들은 정말 신중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청와대의 안일한 대응을 비판하는 데에 따른 방어다.
청와대 정무특보인 윤상현 의원도 “지금은 우리 군의 책임 운운할 때가 아니다”며 “북한군의 지뢰 매설은 아군의 경계 실패가 아닌 적군의 계획적 살상 행위”라고 주장한 바 있다.
또 “적군이 아군을 공격했을 때에는 그 적군을 겨냥해야지 아군 지휘부를 겨냥하는 것은 결코 옳은 판단이 아니다. 이러한 표적 오인은 매우 유감스러운 일로 즉시 바로 잡혀야 한다”고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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