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담배 못 끊는 원인 찾았다…뇌 속 유전자 변화 탓
[헤럴드경제=이정아 기자] 국내 연구진이 뇌의 마이크로 RNA 네트워크를 분석해 니코틴이 중독되는 원리를 밝혔습니다. 앞으로 다양한 약물 중독 현상과 금단 현상 재발 방지를 위해 마이크로 RNA를 기초로 하는 치료법을 개발하는데 활용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뇌 속의 해마 바로 밑에 위치한 ‘하베뉼라’ 영역은 흡연 시 니코틴에 의한 보상작용이나 금단현상에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하지만 이 현상이 어떤 원리에 의한 것인지는 알려지지 않았죠.

이에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신경과학연구단 임혜인 연구팀은 니코틴에 중독된 생쥐를 행동실험 장비 안에 넣은 뒤 버튼을 누르면 정맥에 연결된 관을 통해 니코틴이 몸속으로 들어올 수 있도록 했습니다. 사람이 스스로 흡연하는 것과 유사한 방식으로 니코틴에 중독되도록 한 것이죠.

연구팀은 중독 증상을 나타낸 생쥐의 뇌에서 하베뉼라 영역을 분리해 유전자와 마이크로 RNA의 변화(증감)를 측정한 뒤 이를 니코틴을 투여하지 않은 생쥐와 비교했습니다. 실험 결과, 신경영양인자와 칼슘 시그널링 경로 등에 관계된 유전자군이 크게 늘어나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이 유전자들은 흡연중독 현상과 밀접하다고 보고된 유전자들입니다.

또 연구팀은 이러한 변화가 유전자 발현 조절인자인 마이크로 RNA에 의한 것이라는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마이크로 RNA는 주로 유전자 발현을 억제하는 기능을 하기 때문에 마이크로 RNA가 증가하면 유전자는 감소합니다. 이 결과를 바탕으로 마이크로RNA와 유전자의 변화 사이의 상관관계를 확인했고, 니코틴에 중독되는 현상과 연계돼 있다는 것도 입증했습니다.

니코틴 중독 현상에 마이크로 RNA에 의한 유전자 조절현상이 관여하고 있음을 밝힌 것으로 니코틴 외의 다양한 중독현상의 치료나 금단현상 방지를 위한 치료 등에 마이크로 RNA가 이용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시합니다. 특히 크기가 작은 마이크로RNA는 약물 전달 물질에 삽입해 체내로 전달이 용이하다고 알려져 있어, 약물치료제 개발에도 활용도가 높을 것으로 보입니다.

임혜인 KIST 박사는 “최근 담배값의 상승과 더불어 담배중독 및 금연에 대한 관심이 급격히 증가하고 있지만 담배중독의 원인이나 치료법이 확실치 않았는데, 이번 연구결과를 통해 새로운 담배중독의 원인과 치료 방법 개발의 근간을 만들었다”며 연구 의의를 밝혔습니다. 이번 연구결과는 과학 학술지인 사이언티픽 리포트(Scientific Reports)에 11일자로 게재됐습니다.

dsun@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