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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늘 이산가족의 날, 국민 울린 ‘이산가족을 찾습니다’
[HOOC=김현경 기자] 오늘 12일은 이산가족의 날입니다.

지난해 개봉한 영화 ‘국제시장’에는 주인공 덕수가 TV 생방송에 출연해 전쟁통에 잃어버린 아버지와 여동생을 찾는 장면이 나옵니다. 이 출연을 계기로 덕수는 해외로 입양됐던 여동생과 다시 만날 수 있게 되는데요.

덕수가 출연한 프로그램의 배경이 바로 ‘이산가족을 찾습니다’입니다.

‘이산가족을 찾습니다’는 지난 1983년 6월 30일 첫 방영된 KBS의 이산가족 찾기 특별 생방송입니다.

당초 이 프로그램은 다른 프로그램처럼 95분짜리 단일 프로그램으로 계획됐지만 이산가족들이 끊임없이 밀려오자 제작진은 장기 생방송을 진행하기로 결정했다고 합니다.

그렇게 시작된 특별 생방송은 같은해 11월 14일까지 무려 138일간, 453시간 45분동안 계속됐습니다.

프로그램은 단순했습니다. 출연자가 자신의 신상 명세를 적은 메모판을 가슴에 들고 나오면 진행자가 그 내용을 소개하는 방식이었습니다. 방송을 본 이산가족이나 주변 사람들이 방송국으로 전화를 하거나 찾아오면 확인을 거쳐 상봉이 이뤄졌습니다.

라디오에서 이미 10여년간 해온 내용이었기에 제작진도 별다른 기대를 하지 않았지만 첫 방송이 나간 후 파장은 엄청났습니다. 연일 이산가족이 방송국으로 몰려들었고, 방송국 앞도 메모판으로 가득찼습니다.

이산의 아픔과 상봉의 기쁨은 TV 너머로 고스란히 전해졌습니다. 출연자의 사연이 소개되고 이산가족 상봉이 이뤄질 때마다 온 국민은 함께 울고 웃었습니다. 패티김이 부른 오프닝곡 ‘누가 이 사람을 모르시나요’만 나와도 가슴이 찡해질 정도였습니다. 프로그램은 늦은 밤부터 새벽까지 방송됐음에도 불구하고 시청률 75%라는 경이적인 기록을 남겼습니다. 

136일의 방송 동안 10만952건의 신청 가운데 5만3536명이 출연했고, 1만189명이 혈육을 다시 만나게 됐습니다.

방송은 해외 언론에까지 소개되며 큰 반향을 일으켰고, 방송이 끝난 후에는 이산가족 찾기가 범국민 운동으로 추진됐습니다.

오늘은 이산가족의 날입니다. 대한적십자사에 따르면 현재까지 등록된 이산가족 수만 12만명이 넘고, 등록되지 않은 가족까지 고려하면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등록된 이산가족 중 절반 이상은 이미 세상을 떠났다고 합니다. 남북 관계가 경색되면서 이산가족 상봉도 뜸해졌는데요. 남은 이산가족들은 가족을 꼭 다시 만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pin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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