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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천예선 기자의 Car톡!>K5 ‘두얼굴’ 전략, 원조는 벤츠?
[헤럴드경제=천예선 기자]‘두 개의 얼굴, 다섯 개의 심장’

지난 7월 출시된 기아차 대표 중형세단 K5의 슬로건입니다.

국내 업계 최초 ‘듀얼 디자인’ 컨셉트로 탄생한 ‘K5’는 모던함과 세련미를 강조한 ‘K5 MX(모던 익스트림)’와 강인함과 역동성을 앞세운 ‘K5 SX(스포츠 익스트림)’라는 ‘두개의 얼굴’로 출시됐습니다. 

기아차 신형 K5 두개의 얼굴.

고객의 취향과 라이프스타일에 따라 선택의 폭을 넓힌 일종의 맞춤형 전략인 셈입니다.

실제로 이 전략은 시장에서 통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K5는 판매 돌풍을 일으키며 7월 중순 출시 일주일만에 4185대(MX 비중 68%, SX 비중 32%)가 팔려나갔습니다. 지난 6월 말부터 진행된 사전계약을 포함해 지난달 말까지 누적 판매대수는 1만1000여대에 달했습니다. 

모던함과 세련미를 강조한 ‘K5 MX(모던 익스트림, 왼쪽)’와 강인함과 역동성이 드러나는 ‘K5 SX(스포츠 익스트림, 오른쪽)’.

이는 연내 4만6000대 판매목표 달성에 청신호를 켜고 있습니다. 지난해 연간 K5 판매대수가 4만9000대인 것을 감안하면 6개월만에 작년 수준(94%)에 버금가는 판매고를 올리겠다는 기아차의 자신감이 드러나는 대목입니다.

서로 다른 외관 디자인 뿐만 아니라 5개 심장(1.6 가솔린 터보, 1.7 디젤, 2.0 가솔린, 2.0 가솔린 터보, 2.0 LPI)은 주행 성향에 따라 선택할 수 있도록 해 다양한 고객층을 흡수하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그러나 자동차 업계에서 ‘두얼굴’ 전략은 기아차가 처음은 아닙니다.

독일 명차 메르세데스-벤츠가 선두주자입니다.

메르세데스-벤츠 E클래스의 보닛 위 세꼭지 별 엠블럼 ‘엘레강스’(왼쪽), 라디에이터 그릴로 들어간 엠블럼 ‘아방가르드’(오른쪽).

‘회장님차’라는 중후한 이미지가 강했던 벤츠는 2030 젊은층을 끌어들이기 위해 2000년대 후반부터 한 모델에 두개 디자인 공세를 폈습니다. ‘세꼭지 별’로 불리는 엠블럼의 위치를 보닛 위 혹은 라디에이터 그릴 안으로 차별화한 것입니다.

본래 벤츠는 보닛 위 엠블럼을 본연의 고전적인 우아함을 강조하는 세단에, 그릴 안 엠블럼은 젊고 역동성을 강조한 SUV(스포츠유틸리티차), 쿠페, 로드스터(2~3인승 뚜껑없는 차), 고성능 모델 등에 적용해왔습니다.

그러나 벤츠는 가장 잘 팔리는 E클래스에 확연히 다른 ‘두개의 얼굴’ 전략을 쓰기 시작합니다.

2013년형 E클래스가 대표적입니다. 벤츠는 보닛 위 엠블럼 디자인에 ‘엘레강스’를, 그릴 안 엠블럼에는 ‘아방가르드’라는 이름을 붙입니다.

‘성공한 중산층 차’로 대변되는 E클래스의 디자인 실험은 적중합니다. 중후함과 역동성의 경계에 있는 E클래스 고객층의 심리를 제대로 파고 든 것이죠.

아방가르드 버전이 인기를 모으면서 벤츠 고객층 연령대는 확 낮아졌습니다. 2010년 2030세대 비중이 14%에 불과했지만 2014년에는 26%로 배가량 증가했습니다.

E클래스에 이어 지난해 풀체인지된 뉴 C클래스에도 ‘듀얼디자인’이 적용됐습니다. 

메르세데스-벤츠 C클래스 ‘익스클루시브’(왼쪽)와 ‘아방가르드’(오른쪽)

뉴 C클래스는 ‘아방가르드’와 ‘익스클루시브’ 두 가지 버전으로 출시돼 고객의 취향에 따라 선택을 할 수 있게 했죠.

E클래스와 마찬가지로 아방가르드는 그릴 중앙에 ‘세 꼭지 별’ 엠블럼을 둬 스포티함을 강조했고, 익스클루시브는 보닛 위에 엠블럼을 올려 정통 디자인을 계승했습니다.

메르세데스-벤츠 관계자는 “2010년 고객의 평균 연령대가 51.5세였지만 2014년 40대로 낮아졌고 최근 2030세대 비중이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며 “다양한 파워트레인과 두가지 디자인이 적용돼 고객 선택의 폭이 늘어난 것이 효과를 보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che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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