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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반납·파손…도서관 책들의 수난
서울도서관 작년 연체 2873권…올핸 7월까지 1753권 해마다 증가
더러워지고 찢긴 책도 394권 달해…벌금 없어 독촉 불구 ‘나몰라라’
성숙한 도서관 이용문화 절실



서울도서관을 자주 찾는 대학생 최윤택(가명)씨는 최근 도서관에 가도 헛걸음하는 경우가 잦다. 갈때마다 평소에 보고 싶은 책이 ‘관외 대출’이 됐기 때문이다. 최씨는 “책을 사기엔 경제적으로 부담스러워 도서관을 이용하지만 원하는 책을 빌리기가 힘들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이처럼 책을 빌린 뒤 정해진 기간 내에 반납하지 않는 장기연체자들 때문에 책을 보려는 사람들이 몇 달을 기다려도 대여를 못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특히 방학시즌에는 도서관 이용자가 늘고 도서 연체와 파손도 크게 늘어 불편이 가중된다.

7일 서울도서관에 따르면 30일 이상 장기 미반납된 도서가 2013년에는 2150권, 지난해에는 2873권으로 매년 증가하고 있다. 올해에는 7월 현재까지 1753권이 연체된 상태이다. 또 파ㆍ오손으로 폐기제적된 도서권수도 394권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도서관 직원들은 반납 이틀전 휴대폰 문자 메시지로 1차 통보를 한 뒤 연체 1일 이후 반납할 때까지 10일 간격으로 독촉 통보를 한다. 이후 직접 전화를 걸어 반납을 요구하지만 회수가 쉽지 않다고 하소연하고 있다. 또 30일 이상 장기 연체의 경우 별도로 리스트를 만들어 전화와 문자메시지, e-메일로 독촉해 반납을 독려하고 있다. 180일 이상 경과한 경우에는 연 2회 반납독촉통지서를 우편으로 발송한다. 이후에도 미반납시 회원자격을 정지시킨다. 장기연체자 중에는 연락이 끊기거나 이사를 간 경우도 많아 담당 직원들이 도서 회수에 애를 먹고 있다. 도서관 관계자는 “반납이 제때 안되는 것은 물론 찢어지는 등 훼손된 상태로 책을 반납하는 경우도 종종 있어 직원들은 물론 시민들까지 피해를 보고 있다”고 말했다.

장기 미반납에도 불구 연체료 등 제재 조항이 없는 탓에 장기연체자들이 좀처럼 줄지 않고 있다.

도서관 관계자는 “대부분의 공공도서관은 도서 대출기간을 어길 때 연체일만큼 도서대출을 제한하는 것 외에는 별다른 제재규정이 없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2012년 10월 개관한 날 대출해서 지금까지 돌아오지 않은 도서도 있다고 덧붙였다.

연체된 경우 연체료 대신 연체일수 만큼 대출이 제한된다. 예를 들어 2권을 3일간 연체한 경우 ‘2+2+2=6일’ 즉 6일간 대출이 제한되는 것이다.

서울도서관의 회원 수가 지난달 말일 10만명을 넘어섰다. 서울 시내 한폭판에 있어 교통이 편리하고 주변 문화시설이 가까워 연간 방문객이 200만명에 달한다.

도서관 관계자는 “서울 지역 대표 도서관인 서울도서관이 시민들의 복합문화공간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만큼 시민들의 성숙한 도서관 이용문화가 절실하다”고 말했다. 


최원혁 기자/choig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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